지난 19일 당진시는 철강업계와 함께 충청도 주관으로 열린 발족식에서 11월 산업위기 선제대응지역 지정 신청을 목적으로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지난 19일 당진시는 철강업계와 함께 충청도 주관으로 열린 발족식에서 11월 산업위기 선제대응지역 지정 신청을 목적으로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 8월 28일 충남 서산과 경북 포항을 ‘산업위기 선제대응지역’으로 지정하면서, 같은 철강도시 당진이 명단에서 빠졌다. 정부는 석유화학과 철강 업종의 구조적 어려움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며 지정 이유를 설명했지만, 당진은 제외됐다. 지역에서는 “7월 집중호우 피해 당시 특별재난지역 지정에서 빠졌다가 뒤늦게 논란이 불거진 전례가 다시 반복됐 다”며 늦장 대응이 원인이 아니냐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절차 지연으로 기회 놓쳤나

산업위기 선제대응지역 지정은 지자체 신청을 시작으로, 산업부의 현장 실사와 관계 부처 협의, 그리고 심의위원회 의결을 거쳐 최종 확정된다. 서산과 포항은 이미 상반기부 터 서둘러 움직였다. 두 지역은 7월에 신청서 를 제출하고 8월 초까지 합동 실사와 관계부처 협의를 마쳤다. 그 결과 8월 말 산업위기 대응 심의위원회에서 안건이 통과되며 최종 공고가 이뤄졌다.

그러나 당진은 이 과정에서 한발 늦었다. 신청서 제출 시점도 늦어졌고, 현장 실사조차 잡히지 않았다. 산업부의 공식 공고에도 당진 관련 안건은 올라오지 않았다. 결국 이번 라운드에서는 심의 테이블에조차 오르지 못했다는 점에서 행정의 속도 차이가 뼈아픈 결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뒷북 논란, 서산과 비교되는 준비 과정

당진시 기획예산팀은 “신청은 충남도의 소관으로, 서산은 상반기부터 산업부를 다섯 차례 방문한 것으로 안다”며 “당진시는 8월 17일에서야 산업부를 처음 찾았다” 고 설명했다. 시는 현재 11월 신청을 목표로 관련 자료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이미 서산과 포항이 한발 앞서 지정 절차를 마무리한 뒤라는 점에서 지역 내에서는 “늦은 준비, 뒷북 행정”이라는 지적이 이어 지고 있다.

특히 지난 19일 열린 충남 철강산업 위기 선제대응 협의체 발족식도 “결과가 나온 뒤에야 마련된 행사”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 웠다. 이날 발족식에는 충남도 산업경제실장과 당진시 부시장을 비롯해 충남테크노파크, 한국산업단지공단, 당진상공회의소 등 유관 기관과 현대제철·동국제강·KG스틸 등 주요 철강기업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행사에서는 철강산업 현황과 향후 대응 방안이 공유됐고, 지정 추진 방향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다. 그러나 지역 사회 일각에서는 “발등에 불이 떨어진 뒤 서둘러 모인 자리”라는 냉소적인 평가가 나온다.

충남도의 해명과 지정 제외 배경

충남도는 행정적 한계를 이유로 들고 있다. 충남도 산업육성과 관계자는 “두 지역을 동 시에 신청하기에는 행정적 무리가 있었다”며 “서산은 4대 대기업이 지역경제의 60%를 차 지하는데 올해만 세수가 90%나 줄어드는 등 충격이 컸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서산은 석유화학산업의 위기가 곧 지역경제 전체의 위기로 직결되는 구조라 정부의 심각성 판단이 빨랐다. 반면 당진은 철강산업이 흔들리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다른 산업 투자 유치와 일부 일자리 증가가 지표상 위기 완화 요소로 작용했다는 점에 서 우선순위에서 밀렸다는 것이다. 여기에 기업들이 지정 심사를 위한 세부 자료 제출에 소극적이어서 절차가 늦어진 것도 당진이 불리했던 배경으로 지목된다.

정치권의 대응과 정부와의 교감

지역구 어기구 국회의원실도 사태를 주시하고 있다. 의원실은 “산업부와 긴밀히 소통하고 있으며, 산업부도 내년 1월 안정 적으로 지정받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 했다”며 “2년간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만큼 차분히 준비해 반드시 지정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정치권의 지원 약속에도 불구하고 지역 사회의 시선은 냉랭하다. 지정이 되느냐 마느냐보다 중요한 것은 이미 기회를 한 차례 놓쳤다는 현실이기 때문이다.

지정되면 어떤 지원이 있나

산업위기 선제대응지역으로 지정되면 지역은 정부로부터 다각적인 지원을 받게 된다. 우선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금융 지원과 대출 보증이 확대되고, 세금 감면이나 납부 유예 같은 세제 혜택도 주어진다. 노후 설비 교체와 신산업 전환 등 산업구조 고도화 사업이 추진되며, 고용 유지지원금이나 전직·재취업 프로그램 같은 고용 대책도 마련된다. 더불어 투자 유 치를 촉진하기 위한 맞춤형 지원이 가동된다. 사실상 지정 여부가 곧 지역경제의 생존 전략과 직결된다는 점에서 당진의 빠짐 은 지역민들에게 더 큰 불안으로 다가오고 있다.

앞으로의 대응

이번에 당진이 산업위기 선제대응지역에 서 제외된 배경에는 충남도의 행정적 판단과 위기 지표 충족의 한계, 기업 자료 제출 지연 등이 종합적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늦장 대응으로 시기를 놓쳤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협의체 발족을 계기로 연내 신청이 추진되고 있지만, “뒤늦게 뛰어드는 모습이 반복돼 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크다.

당진시 기획예산팀 관계자는 “정부 심사 기준에 맞는 지표를 조속히 보강하고, 기업 자료 확보와 행정 대응을 서두르겠다”며 “철강 산업이 위기인 만틈 선제대응지역 지정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