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당진시의 주요 대형 축제행사들을 기점으로 지역 이벤트업체 배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대표 행사인 기지시줄다리기 축제를 비롯해 또봄면천, 삽교호 드론쇼 등이 연달아 외부 기획사를 중심으로 추진되면서 지역 행사업계 에서는 “행사는 당진에서 열리지만 정작 지역 업체는 빠져 있다”는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행사 규모가 커질수록 외지 기획사의 ‘독식’과 ‘쪼개기 용역’ 의혹이 뒤따르며 지역업체들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조례로 참여 비율을 명문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번 일을 제보한 지역 이벤트업체 대표는 “지역 축제가 전국 단위로 성장하는 건 긍정적이지만 행사권이 모두 외부로 넘어가면 지역의 문화·경제 기반이 약화된다”며 “후배 세대 들이 지역에서 일하며 성장할 기회를 잃고 있다”고 말했다.

“장비·인력 갖춘 지역업체 있는데”

지역 이벤트업체 A대표는 “외지 기획사나 주소만 둔 중간업체가 계약을 따고 실제 장비와 인력은 외부에서 불러오는 구조가 반복된다”며 “지역에는 기획부터 무대·음향·조명·텐트 등 기본 설비를 갖춘 업체가 충분히 있지만 축제나 행사에서는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 고 지적했다.

그는 “결국 지역업체는 하청만 맡고, 예산은 여러 단계를 거치며 외부로 빠져나가는 구조가 된다”며 “행사·축제 발주시 지역업체 30% 이상 참여를 의무화하는 조례 제정이 필요하 다”고 주장했다.

또한 “외지 수급사도 지역 파트너를 찾아 협 업하게 해야 장비·인력 투자가 늘고 지역경제가 선순환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역업체엔 기회조차 안 줬다”

또 다른업체 B대표는 “2000만 원 이하의 소규모 사행사는 그래도 당진시가 지역업체를 배려하지만, 또봄면천·기지시줄다리기·삽교호 드론쇼 같은 대형행사는 공개입찰 없이 임의로 쪼개기 용역을 줬다”고 주장했다.

그는 “당시 축제 기획을 맡았던 감독과 친분이 있는 외부업체들이 참여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있다”며 “손발이 맞을 수는 있겠지만 그것이 진정 지역 상생의 방식인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특히 기지시줄다리기 축제 입찰 일정을 두고 “축제 규모가 큰데도 불과 한 달 전에 입찰 공고를 내 준비 자체가 불가능했다”며 “입찰 기간 중 이미 초청 연예인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면 이미 결과가 정해져 있었던 것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그는 “지역업체는 역량 부족이 아니라 애초에 참여 기회 자체가 차단돼 있다”고 덧붙였다.

“공무원 인식부터 바뀌어야”

지역의 이벤트 업체 C대표는 “물론 모두 그런 것은 아니지만, 일부 공무원들은 지역업체가 수도권보다 역량이 떨어진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렇다면 우리도 서울 공무원이 당진 공무원보다 일을 더 잘한다고 해야 하느냐”며 “현장 경험과 전문성을 무시한 채 외부 중심으로만 판단하는 행정 관행부터 개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행사는 결국 지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만큼, 기회를 지역에 되돌려주는 것이 행정의 기본책임”이라며 “입찰은 투명하게, 참여는 공정하게 열어줘야 한다” 고 강조했다.

“지역경제 살리려 노력 중”

이에 대해 당진시 회계과 관계자는 “올해 당진시가 체결한 2천만 원 이하 행사 수의계약은 총 16건이며 이 중 11건을 지역업체에 배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지역경제를 살리고 보호한다는 취지에서 지역업체를 우선적으로 챙기려 노력하고 있 다”고 설명했다. 다만 “행사 성격에 따라 계약 방식이 다르다”며 “나라장터 공개입찰이나 기술 성·예술성 등 기획 특성을 반영한 협상계약 등 부서별 상황에 맞춰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말로만 상생이 아닌, 제도적 보완 필요”

지역업계는 “말로만 지역상생이 아닌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A대표는 “30% 이상 지역 참여 조항을 넣으면 외지 수급사도 자연스럽게 지역 파트너를 찾게 될 것”이라 했고, B대표는 “쪼개기 용역 의혹을 없애려면 입찰·계약 과정을 투명 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C대표는 “공무원의 인식부터 개선돼야 공정 경쟁이 가능 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논란은 단순히 ‘누가 행사를 맡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지역 축제의 주체성과 행정의 투명성, 그리고 지역경제의 순환구조가 걸린 문제다. 공정한 경 쟁과 지역 참여가 확보돼야 ‘행사’가 아닌 ‘지역’ 이 성장한다. 지속 가능한 상생의 첫걸음은 입찰 의 투명성, 참여의 공정성, 행정의 책임성이다.

한 당진시의원은 “조례로 명문화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수 있지만, 지역의 대형 축제나 행사에서 지역업체를 우선해야 한다 는 원칙은 이 분야뿐만 아니라 지역의 모든 영역에서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이 문제에 있어서 계속 심도깊게 논의하고 행정과 함께 노력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