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 되는 줄다리기를 꿈꾸며"
대덕초 3학년 신하준
지난 6월 25일. 담임선생님께서 6·25전쟁으로 우리나라가 분단된 슬픈 역사를 알려주시며 우리가 사는 당진에 있는 줄다리기 박물관을 소개해 주셨습니다.
몇몇 친구들이 줄다리기 박물관에 가보았다며 무척 반가워했지만, 줄다리기에 통일을 염원하는 마음이 담겨있다는 말씀에는 모두 아리송해했습니다.
‘도대체 줄다리기와 평화통일이 무슨 관련이 있는 걸까?’ 궁금했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암줄과 수줄이 하나로 어우러지듯이 남한과 북한이 한민족으로 하나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매년 평화통일 줄다리기 축제가 열리고 있다고 알려주셨습니다. 십여 년 전에는 ‘줄로 하나 되는 세상’을 꿈꾸며 당진에서 오랜 시간에 걸쳐 정성껏 튼튼한 줄을 만들어 임진각으로 보내기도 했다고 하셨습니다. 500년의 전통을 가지고 있는 줄다리기, 예전에는 남한과 북한으로 나눌 것 없이 한데 어울렸을 텐데 지금은 임진각에서 멈출 수밖에 없다니 마음이 아팠습니다.
줄의 한쪽 끝이 북한에 닿기를, 다시 즐겁게 함께하길 바라는 마음이 느껴졌습니다. 갑자기 통일이 성큼 다가온 것처럼 느껴지며 마음이 두근거렸습니다.
저와 친구들은 통일되면 얼마나 좋을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저는 백두산 꼭대기에 올라 하늘 끝까지 뻗은 경치를 구경하고 싶다고 발표했습니다.어떤 친구는 북한 친구들에게 K-POP 노래와 춤을 알려주고 싶다고 했고, 또 다른 친구는 북한 친구들과 서로 장난감을 바꾸어서 놀고 싶다고 했습니다. 한 명씩 이야기할 때마다 선생님과 우리 모두 그러면 정말 좋겠다며 웃으며 손뼉을 쳤습니다. 이제는 통일 후 모습을 떠올리기가 쉬워졌습니다. 북한의 탐스러운 옥수수와 감자가 놓인 당진 장터, 당진의 맛있는 쌀과 싱싱한 해산물이 오른 평양의 식탁이 눈앞에 그려집니다. 합덕역에서 기차를 타면 서울을 거쳐 북한의 어느 아름다운 마을에 도착할 것입니다. 그곳에서 저를 기다리고 있는 친구들을 만나 같이 게임을 하고 운동도 하다 보면 하루가 금세 갈 것입니다. 새로 사귄 북한 친구들과 저는 다른 점도 있겠지만 마음은 아주 잘 통할 것입니다.
여러분, 이 줄을 보아주십시오!
저는 이제야 줄다리기에 담긴 통일을 염원하는 마음을 알 것 같습니다. 줄다리기는 단순한 힘겨루기가 아닙니다. 박자에 맞추어 줄을 당길 때 앞사람, 뒷사람 모두가 하나가 됩니다. 그 많은 사람이 마음을 하나로 모아 화합하고 단결하는 줄다리기, 평화통일을 소망하는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정신이 줄다리기에 담겨있습니다. 저는 남북을 하나로 엮어줄 이 줄에 제 다짐을 담아 북한에 보내고 싶습니다. 열심히 공부하고, 나라를 사랑하겠다는 저의 약속을 담아 줄을 당기면 북한 친구들이 환하게 웃으며 달려올 것만 같습니다. 자유롭고 평화로운 날을 손꼽아 기다리며 약속을 꼭 지키는 훌륭한 어린이가 되어 통일에 작은 힘을 보태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대덕초등학교 3학년 신하준 학생이 대통령상을 받았다.
지난 4일 서울 남산 자유센터 미래홀에서 열린 제 61회 전국나라사랑스피치대회 본선 무대에서 하준 학생은 ‘하나 되는 줄다리기를 꿈꾸며’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한국자유총연맹(총재 강석호)이 개최한 이번 스피치대회는 지난 7월부터 10월까지 치러진 지역 예선을 거쳐 선발된 전국 시·도 대표 14명이 본선 연사로 참여했다. 신하준 학생은 지난 9월 4일 열린 당진시 예선에서 대상(당진시장상)을 수상했으며 이어 열린 충남대회에서도 우수상(충남도교육감상)을 수상해 충남 대표 자격으로 전국 본선 무대에 올랐다.

줄다리기와 평화통일 연결
신하준 학생은 발표에서 담임교사의 설명을 통해 줄다리기에 깃든 화합과 단결의 정신을 이해하게 되는 과정, 그리고 통일 후 친구들과 나누고 싶은 일상적 미래를 또래의 언어로 담아냈다. ‘서로의 힘을 모아 하나가 되는 줄다리기 정신’을 바탕으로 남북이 다시 하나가 될 날을 상상하며 친구들과 함께 웃고 나누는 미래를 그렸다.
하준 학생의 발표는 줄다리기와 평화통일을 연결한 점이 신선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민경주 담임교사의 도움으로 초등학교 3학년 아이의 말투와 사고방식이 자연스럽게 살아 있는 원고가 완성된 것이 높은 점수를 받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대회 앞두고 걸린 감기
하준 학생은 부모님이 당진시대 신문에서 본 당진시 나라사랑 스피치대회 참가자 모집 공고 광고를 계기로 대회에 도전했다. 그는 “담임선생님의 도움으로 대회 준비를 시작했다”며 “원고 내용을 함께 고민하고 발표 연습도 진행했다”고 말했다. 이어 “선생님께서 다른 친구들 앞에서 여러 차례 발표해볼 수 있도록 기회를 주시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학교에서는 담임교사, 집에서는 부모님과 함께 꾸준히 연습했지만 전국 대회를 앞두고는 보이지 않는 긴장과 부담도 컸다. 어머니 장성화 씨는 “전국대회 전날 잠을 자다 악몽을 꾸며 울더라”며 “본인도 모르게 마음속으로 큰 압박을 느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대회 당일 14명 중 8번째 순서로 무대에 오른 하준 학생은 “다른 참가자들이 실수하는 모습을 보고 ‘나도 저러면 어떡하지’ 하는 생각이 들어 더 긴장됐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게다가 대회를 앞두고 가족 모두 감기에 걸려 연습에 어려움이 있었다. 하준 학생은 “매일 먹던 아이스크림도 끊었고 평소 차가운 물을 좋아하지만 대회 전에는 따뜻한 물만 마시면서 준비했다”며 “대회 당일 기침이 갑자기 멈춘 덕분에 무사히 발표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발표 무대에서는 하준 학생의 자신감과 표현력, 발성이 돋보였다. 그는 “2년 전부터 연기를 배워왔는데 그 경험이 이번 발표에서 많이 도움이 된 것 같다”며 “평소 표현력이 좋다는 이야기를 자주 들었는데 그 부분이 강점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모두의 응원이 담긴 ‘줄’
한편 이번 수상에는 기지시줄다리기보존회의 응원도 한몫했다. 줄다리기를 주제로 발표를 준비하는 하준 학생을 위해 보존회는 직접 만든 줄을 선물했다. 이어 보존회는 전국대회에서 사용할 오직 하준 학생만을 위해 제작된 줄을 선물했고 함께 무대에 올랐다.
이처럼 많은 이들의 응원과 노력 속에서 신하준 학생은 제61회 전국나라사랑스피치대회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민경주 담임교사는 “하준이는 마지막 연습 때도 실감나게 발표를 잘했다. 정말 실전에 강한 아이였다”며 “힘들다는 내색 없이 끝까지 해내는 모습이 기특했고, 이번 경험이 좋은 추억으로 남을 것”이라고 전했다.
어머니 장성화 씨는 “전국대회를 앞두고 ‘하고 싶은 대로, 너의 언어로 하라’고 말해줬다”며 “하준이만의 방식으로 발표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노력하면 반드시 해낼 수 있다는 것을 스스로 깨닫게 해준 값진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이름 불리는 순간 ‘울컥’
신하준 학생은 수상에 대해 “1등의 이름이 불리는 순간 울컥했다. 정말 기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전국 각지에서 온 대표들이 너무 잘했어요. 이번 대회는 본선대회에 진출한 14명 중 8명이 수상하는 장려상만 아니면 정말 행복하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점점 높은 등수의 이름이 호명되는데도 제 이름이 불리지 않았어요. 이상하다고 생각하면서 1등을 발표할 때 수상자에게 박수를 치려고 준비하고 있었는데 그게 저였어요.”
이어 도움을 준 이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며 한 가지 소망을 말했다.
“이번 대회를 준비하면서 많은 도움을 주신 민경주 담임선생님께 정말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또 감기에 걸렸는데도 전국대회까지 함께 해주시고 제 이름이 불렸을 때 같이 울며 기뻐해 준 부모님께도 고맙습니다. 상장은 대통령 직인을 거쳐야 해서 아직 받지 못했는데 그 상을 대통령님께 직접 건네받을 수 있으면 좋겠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