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21일 당진시는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및 CJ프레시웨이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지난 7월 21일 당진시는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및 CJ프레시웨이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당진시가 2024년부터 2025년까지 농업 분야에서 체결한 각종 업무협약(MOU)의 성과가 부실하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화려한 협약식과 달리 실제 성과는 미미한 수준에 그친 사례가 적지 않아 전시성 행정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감자 1톤 실제 100만 원어치”

특히 지난 7월21일 체결한 ‘당진시 농특산물 유통활성화 상생발전 업무협약’은 대표적인 부실 사례로 꼽힌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와 CJ프레시웨이가 참여한 이 협약은 당진 농특산물의 대규모 유통망 확보를 목표로 했지만, 1년여 동안 실제 공급실적은 감자 1톤에 300만 원에 그쳤다.

그러나 농업 유통업계 관계자는 “300만 원도 아니다. 실제로는 100만 원어치”라며 “300만 원은 판매금액일 것이고, 농산물 납품금액으로 따지면 100만 원도 안 된다”고 밝혔다.

협약 당시 당진시는 “CJ프레시웨이 운영 중인 사업장 250개소 중 70개소에 공급했으며 향후 점진적 공급 확대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실제 공급량은 1톤에 불과했다. FS단체급식 54개 구내식당과 카페 16개소에 감자 메뉴를 출시했다고 홍보했지만, 그에 비해 공급 실적은 턱없이 부족한 셈이다.

당시 당진시는 보도자료를 통해 오성환 시장을 비롯해 홍문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 강연중 CJ프레시웨이 부사장, 농협중앙회 당진시지부장 및 관내 농협장, 농업인 단체장 등 40여 명이 참석해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협약을 통해 당진시에서 생산된 농특산물이 보다 안정적인 판로를 확보하고 유통 구조 개선에 실질적인 도움을 받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면서 CJ프레시웨이 산하 전국 70개 급식사업장에 당진 감자가 우선 공급되며 이를 활용한 메뉴 ‘송악감자밥과 꺼먹지 맥적 한상’이 식단에 오를 예정이라며 대대적으로 홍보한 바 있다.

더로컬 6억 5000만 원 지원…하루 발주 20~30만 원 수준

지난 9월22일 체결한 ‘당진 해나루 농특산물 대전 시장 개척 상생발전 업무협약’도 논란이다. 당진시는 더로컬농업회사법인에 인테리어비용으로 시비 6억5000만 원을 지원했지만, 도안 신도시 로컬푸드 매장의 판매 실적은 1억5400만 원에 그쳤다.

한 농업관계자는 “매장이 40평밖에 안 되고 상권도 좋지 않다”며 “매일 배송비만 18만 원씩 발생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하루 발주량이 20~30만 원어치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6억5000만 원을 쏟아부은 것에 비하면 말도 안 되는 상황”이라며 “농가들을 더 늘리면 농가들만 죽는 것”이라고도 지적했다.

“시장, 농업에 관심 없어…간담회 한 번도 안 해”

또 다른 관계자는 시장의 농업정책 무관심도 비판했다. 그는 “시장이 농업에 관심이 없다”며 “농업에 대해 대화를 해본 적이 한 번도 없다. 뭐가 필요한지, 현재 농업 정책이 어느 방향으로 진행되어야 하는지 관심이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전 시장과는 2년간 서너 번 농업 대

표들과 앉아서 한두 시간씩 의견을 나누는 자리가 있었다”며 “지금은 그런 기회가 한 번도 없었다. 그냥 MOU만 체결해 성과만 부풀리면 된다는 식”이라고 꼬집었다.

외국인 근로자 유치 협약도 실적 제로

외국인 계절근로자 유치 업무협약 역시 실적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지난 4월18일 파키스탄 구지란왈라와, 9월14일 방글라데시 쿠밀라·키쇼레간지와 각각 협약을 맺었지만 유치 실적은 제로다. 당진시는 “26년 상반기부터 가능하다”고 해명하지만, 협약 체결 후 1년 가까이 아무런 성과가 없다는 점에서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일부 협약은 양호한 성과…사후관리 시급

물론 모든 협약이 부실한 것은 아니다. GS리테일과의 당진쌀 공급 협약은 2024년 2536톤, 2025년 3995톤을 공급하며 비교적 양호한 성과를 냈다. 후레쉬퍼스트와의 협약 역시 2024년 2187톤, 2025년 1632톤을 공급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10여건의 MOU 중 상당수가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을 보이고 있다. 농촌체험 홍보 협약 역시 2000만 원을 지원했지만 구체적인 경제적 성과는 확인하기 어렵다.

당진시의 자료에는 ‘MOU에 대한 문제점과 대응방안에 대한 의견은 없음’이라고 명시돼 있어, 부실한 협약에 대한 반성이나 개선 의지를 찾아보기 힘들다는 지적도 나온다.

농업 분야 MOU는 농가 소득 증대와 판로 확대를 위한 중요한 정책 수단이다. 하지만 협약 체결에만 급급하고 사후 관리와 실적 점검이 부실하다면 예산 낭비와 전시 행정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