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치어리딩 공연을 본 뒤 새벽마다 혼자 영상을 틀어놓고 동작을 따라 하던 초등학생이 지난 10월 치어리딩 국가대표에 이름을 올렸다.
박준희 학생은 지난 2022년, 당진의 치어리딩 응원단 ‘렛츠치어’에서 활동하던 언니 박지현(합덕고3) 씨의 공연을 보러 갔다가 그 모습에 반해 치어리딩을 시작했다. 준희 학생은 “공연을 보면서 언니와 팀원들의 동작이 딱딱 맞는 모습이 멋있어 보였다”며 “내가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공연을 본 뒤 준희 학생은 렛츠치어 유튜브 채널에서 기본 동작 영상을 찾아보며 혼자 치어리딩 연습을 시작했다. 방학 기간이기도 했고, 처음이라 가족들에게 보여주기 부끄러웠던 그는 모두가 잠든 새벽 시간을 선택해 매일 영상을 따라 했다. 준희 학생은 “치어리딩을 하고 싶어서 일찍 일어나기도 했지만 가족들에게 보여주기에는 부끄러워서 새벽에 혼자 연습했다”고 말했다.

태권도 대신 치어리딩
방학 동안 혼자 연습을 이어가던 준희 학생은 언니를 따라 렛츠치어 연습실을 찾으며 치어리딩을 익히기 시작했다. 당시 운동을 좋아해 태권도를 배우고 있었던 그는 한 달여 동안 태권도와 치어리딩을 병행했다. 그러나 두 가지를 모두 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어 결국 선택해야 했다. 준희 학생은 “치어리딩이 나와 더 잘 맞는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태권도와는 다른 매력이 있었다. 치어리딩을 할 때 더 재밌고 행복함을 느꼈다”고 말했다.
치어리딩을 선택한 이후에는 본격적인 연습이 이어졌고 애로사항도 있었다. 집에서 혼자 연습을 시작할 때 ‘거울 모드’를 몰라 팔 돌리기 등 기본 동작을 반대로 익혔고, 이를 고치기 위해 꽤 애를 먹었다.
렛츠치어는 인원에 따라 다양한 팀을 구성해 공연을 펼치는데, 준희 학생은 힘이 넘치는 액션 치어리딩과 스턴트 치어리딩에 강점을 보였다. 그는 ‘츄파춥스 어린이응원단’과 ‘래러티’ 팀에서 활동한 그는 “장난꾸러기, 개구쟁이 매력이 있는 생기발랄한 친구들이 많은 팀”이라며 “관객의 호응을 잘 이끄는 친구들이 모여 있다”고 설명했다.
스턴트 동작에서는 위로 올라가는 ‘플라이어’ 포지션을 맡고 있다. 무섭지 않냐는 질문에 준희 학생은 “무서움보다 기술을 성공했을 때의 성취감이 더 크다”고 말했다.


부모님과의 갈등으로 8개월 공백
약 1년 동안 렛츠치어에서 꾸준히 연습하던 준희 학생은 부모님과의 갈등으로 약 8개월간 치어리딩을 중단해야 했다. 어머니와의 약속을 지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준희 학생의 치어리딩에 대한 열정은 식지 않았다.지난 1년 동안 팀 활동을 하며 공연이 잡히면 주말에도 연습해야 했고, 때로는 새벽까지 이어지는 강도 높은 훈련이 이어졌다. 이에 준희 학생은 “배울수록 더 재밌었다”며 “힘든 과정을 지나 무대에 서면 모든 고생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어머니 정현숙 씨는 당시를 떠올리며 “치어리딩을 안 시키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준희가 워낙 욕심도 있고 고집도 있어서 하나를 시작하면 끝을 보는 성격이라, 한 가지에 빠지면 다른 걸 놓칠까 걱정됐다”고 말했다. 이어 “ ‘치어리딩을 그만두면 다른 걸 잘하겠지’라고 생각해 그만두게 했는데, 학교·학원 숙제도 잘하고 치어리딩도 혼자 버스를 타고 다니겠다며 다시 배우고 싶다고 하더라”라고 전했다.
결국 준희 학생은 부모님과 3개월 유예기간을 약속한 뒤 다시 치어리딩을 시작할 수 있었다. 그 약속을 성실히 지켜나가는 준희 학생을 보며 정현숙 씨는 “아이가 정말 치어리딩을 특별히 좋아하는구나 싶었다”며 “이제는 아이가 원하는 방향으로 적극 지원하고 싶다”고 말했다.

영상보며 국가대표 꿈꿔
박준희 학생은 지난 10월 대한치어리딩협회 2026 팀코리아 유스코에드 국가대표로 선발됐다. 준희 학생은 “렛츠치어 팀에 들어간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치어리더도 국가대표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고, 그때부터 자연스럽게 꿈꿨던 것 같다”며 “유튜브와 틱톡에서 미국과 일본 국가대표 선수들의 영상을 보며 멋있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준희 학생은 다른 학생들보다 안무 습득이 빠르다는 강점이 있긴 했지만 꾸준히 영상을 보며 집에서도 연습하면서 다른 친구들보다 더 열심히 했단다. 잘 안 되는 동작은 집에서도 반복해 연습했다고. 그러한 연습의 결과와 황남귀 렛츠치어 단장의 제안·지원으로 지난 10월 국가대표로 선발됐다.
팀코리아 유스코에드(Youth Coed)는 약 16명의 남녀 혼성으로 구성된 청소년 치어리딩 팀으로 대한체육회가 인정하는 유일한 치어리딩 국가대표팀이다. 액션 치어리딩 동작을 주로 선보이며 내년 4월 치어리딩의 본고장 미국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를 준비 중이다.
준희 학생은 “매주 일요일 서울에 가서 연습하고 있다”며 “재밌어서 하는 치어리딩이니 힘들지 않다. 새로운 선수들과 어떻게 호흡을 맞출지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치어리딩의 편견을 깨고 싶고, 모두가 아는 치어리더가 되고 싶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