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 삽교호 밤하늘을 수놓는 드론 라이트쇼는 분명 화려하다. 처음 이를 마주한 시민과 방문객들은 환호하고, 아이들은 눈을 반짝이며 하늘을 올려다본다. 기술과 예술이 결합된 현대적 공연이라는 점에서 드론쇼는 충분히 매력적인 콘텐츠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우리는 묻지 않을 수 없다. 이 축제는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이며, 그 대가는 정당한가라는 질문이다.

당진YMCA와 당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은 2025년 한 해 동안 삽교호 드론 라이트쇼를 포함한 당진시 주요 축제에 대해 장기간, 체계적인 시민 모니터링을 진행해 왔다. 단순한 불만 제기가 아니라, 예산·운영·참여·안전·지역경제 효과까지 종합적으로 살펴보는 감시 활동이었다. 이 칼럼은 그 긴 모니터링의 결과를 시민의 눈높이에서 정리하고, 당진 축제 행정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묻고자 한다.

반복되는 고비용 소비성 축제, 타당한가

삽교호 드론 라이트쇼에는 2024년 약 7억 5천만 원, 2025년에는 약 10억 원의 예산이 투입되었다. 회차당 약 6천만 원 이상이 소요되는 셈이다. 문제는 이 막대한 예산이 지속 가능한 문화정책이나 지역 산업 기반으로 이어지고 있는가 하는 점이다.

당진시는 드론쇼를 미래 산업, 관광 활성화라는 이름으로 포장하지만, 당진에 드론 관련 산업 인프라가 구축되었는지, 이 행사가 장기적인 고용이나 기술 축적으로 연결되는지에 대한 명확한 근거는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결국 드론쇼는 ‘그날 밤 사라지는 불빛’처럼, 소비되고 사라지는 이벤트에 머물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부풀려진 관람객 수, 왜곡된 성과

당진시는 드론쇼 때마다 삽교호 방문객 3만 명을 언급하며 성과를 홍보한다. 그러나 시민모니터링단이 직접 인원 계측기를 활용해 조사한 결과, 순수 드론쇼 관람객은 최소 5천 명에서 많아도 1만 명 수준이었다. 나머지는 기존에 삽교호를 찾은 단순 방문객이었다.

숫자는 정책의 근거가 된다. 그렇기에 왜곡된 통계는 왜곡된 정책을 낳는다. 관람객 수를 부풀려야만 축제가 유지될 수 있다면, 그 자체로 이미 정책적 정당성은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지역경제 활성화, 기대와 현실의 간극

축제의 중요한 명분 중 하나는 지역경제 활성화다. 그러나 삽교호 인근 상인 118명을 대상으로 한 전수 설문조사 결과는 기대와 다른 현실을 보여준다. 드론쇼 인근 상가는 일정 부분 매출 증가를 체감했지만, 조금만 떨어진 상권에서는 그 효과가 크게 줄어들었다.

또한 관람객 설문조사 결과, 절반 이상이 인근 식당을 이용하지 않고 도시락이나 편의점을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람은 모였지만, 소비는 지역에 남지 않았다는 의미다. 이는 축제가 지역경제 구조와 유기적으로 설계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만족도는 높지만, 반복성은 낮다

드론쇼에 대한 관람 만족도는 대체로 높았다. 그러나 이는 ‘처음 보는 경험’에 국한된 만족에 가깝다. 실제로 3회 이상 반복 관람객은 많지 않았다. 10분 남짓한 공연 시간, 반복되는 연출, 한정된 구성은 재방문을 이끌기에는 부족했다. 일부 시민들은 매주 반복하는 방식 대신, 횟수를 줄이더라도 드론 대수를 늘려 완성도 높은 대형 공연으로 전환하자고 제안했다. 이는 시민들이 단순히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는 것이 아니라, 더 나은 대안을 고민하고 있다는 증거다.

안전과 편의, 기본이 지켜지지 않았다

축제의 기본은 안전이다. 그러나 모니터링 과정에서 통행로 방부목 침하, 안전 요원 식별 문제, 미아 발생 시 대응 미흡 등 여러 문제점이 반복적으로 확인되었다. 후반부에 들어서야 미아 방지 대책이 마련된 점은 아쉬움을 남긴다. 화장실 부족, 주차 혼잡 등 편의 시설 문제 역시 시민 불편으로 이어졌다. 화려한 드론쇼 이전에, 시민의 안전과 기본적인 편의가 우선되어야 한다는 원칙을 다시 한 번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드론쇼를 넘어, 문화행정을 묻다

삽교호 드론 라이트쇼 문제는 단순히 하나의 축제에 국한되지 않는다. 이는 당진 문화행정 전반의 구조적 문제와 맞닿아 있다. 관 주도의 기획, 불투명한 예산 집행, 보여주기식 성과 중심 행정은 결국 시민의 신뢰를 갉아먹는다. 우리는 이미 당진문화재단 운영, 총예술감독 선임 과정, 축제 예산 편성 문제 등을 통해 이러한 구조적 한계를 경험해 왔다. 드론쇼에 대한 문제 제기는 특정 행사를 없애자는 주장이 아니라, 문화정책의 방향을 시민 중심으로 되돌리자는 요구다.

이제는 질문을 바꿔야 할 때

“얼마나 화려한가”가 아니라, “누구에게 무엇을 남겼는가”를 물어야 한다. 축제는 단발성 이벤트가 아니라 지역의 문화적 토양을 키우는 과정이어야 한다. 지역 예술인, 지역 상권, 지역 공동체가 함께 성장하지 못하는 축제는 결국 지속 가능할 수 없다.

당진YMCA와 당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의 모니터링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우리는 앞으로도 시민의 눈으로 묻고, 기록하고, 요구할 것이다. 삽교호의 밤하늘이 진정으로 시민의 것이 되기 위해, 이제 당진시 행정이 답해야 할 차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