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광이 추진하는 당진항 양곡 자동화 터미널 조성사업이 최근 해상공사와 육상공사를 동시에 시작하며 본격적인 공사에 돌입했다. 이번 사업은 총 3100억 원이 투입되는 대규모 프로젝트로, 그동안 철강·에너지 중심의 산업구조를 가져온 당진항을 곡물·식품·사료·가공 산업이 연계되는 복합 항만으로 확장시키는 중대한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국가 차원의 곡물 공급망 불안이 지속되는 가운데 대형 선박 접안과 대용량 저장시설, 자동화 하역 시스템을 갖춘 터미널은 식량안보 측면에서도 전략적 가치가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착공은 단순히 기반시설 하나를 더 짓는 수준을 넘어 당진항의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지역 산업 전반의 체질을 바꿔낼 수 있는 계기로 꼽힌다.
국내 최대 8만 DWT급 곡물선 접안
터미널이 완공되면 당진항은 국내에서도 손꼽히는 규모의 8만 DWT(재화 중량톤)급 곡물선 접안시설을 갖추게 된다. 이번 공사는 △접안시설 DL–14.0m △박지 수심 DL–16.0m △1360m 컨베이어벨트 △1차 800톤급 언로더 2기·2차 1기 추가 등이 포함돼 대형 곡물선의 입출항과 하역이 가능한 구조가 마련된다.
육상에는 52만 톤 규모의 자동화 사일로(1차 26만 톤·2차 26만 톤 예정)와 부대시설, 변전실, 계근대 등이 구축된다. 자동화 시스템 도입을 통해 기존 인력 중심의 하역 방식이 개선될 뿐 아니라, 물류 처리 속도 향상·안전성 확보·분진 저감 등 관리 효율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해상·육상 공사 동시에… 2027년 11월 준공 목표로 속도전
공사는 해상과 육상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해상공사는 HL D&I 한라가 시공을 맡아 2025년 4월 착공 후 2027년 11월까지 약 32개월간 진행된다. 육상공사는 동화이엔씨가 담당하며 2025년 11월부터 2027년 10월까지 24개월간 이어진다.
두 공사가 병행됨에 따라 공정 간 연계 문제가 줄어들고 시설 간 통합 운영 체계를 사전에 구축할 수 있어 준공 이후 운영 안정성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선광, 항만 전문기업으로서 사업 총괄… “운영·설계 경험 강점”
이번 조성사업의 시행사인 ㈜선광은 부산항·인천항·평택당진항 등에서 항만하역과 물류 운영을 수행해온 기업으로 당진항에서도 오랜 기간 컨테이너·일반화물 하역을 운영해왔다.
선광은 이번 사업에서 △부두 설계 및 운영 계획 수립 △사일로 및 자동화 하역 장비 도입 △안전 및 환경 관리 체계 구축 △장기 운영 기반 마련 등을 총괄한다.
선광의 관계자는 “중부권 물류혁신을 이끄는 핵심 인프라가 될 것”이라며 “당진항이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공사를 차질 없이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고용 8만 5천 명·세수 93억 원 증가 예상
이번 사업은 지역경제에 미칠 파급효과가 크다. 과거 당진시대가 분석한 경제 자료와 산업연구원 자료 등을 종합하면, 공사 기간 동안 약 8만 5,000명의 고용유발 효과가 발생하고, 준공 이후에는 운영 인력과 연관 산업을 포함해 연간 620여 명의 고용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경제적 파급효과는 약 1,035억 원, 지방세는 약 93억 원 증가가 예상된다. 더불어 지역 사료·식품·가공·제조업체 등과의 연계가 활발해지면서 배후단지와 산업단지의 투자 유치에도 긍정적인 파급이 있을 것으로 평가된다.
곡물 저장·가공·운송까지
국내 곡물 수입 물량 대부분이 남부 항만에 집중된 현실에서 당진항의 이번 구축 사업은 중부권의 자체 물류 능력을 확보한다는 의미가 있다.
8만톤급 선박 입항이 가능해지면 운송 단가가 낮아지고, 대형 사일로 저장시설은 가격 변동성에 대응하는 완충 역할을 한다.
또한 자동화 기반으로 운영되면서 하역 효율 상승, 분진·비산먼지 저감, 안전사고 예방, 기상 악화 시 대응력 강화 등의 효과가 기대된다.
항만 전문가들은 “중부권 곡물 물류 허브 기능을 갖추면 수도권·충청권·강원권의 사료·식품 공급망 안정성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석문산단·배후단지 활성화… 당진항 산업 구조 다변화
터미널이 들어서는 석문국가산단과 당진항 배후단지는 이번 사업으로 산업적 활용도가 크게 높아질 전망이다. 곡물 물류 중심지로 변모하면 사료·가공·저장·물류·식품 관련 기업들이 자연스럽게 증가하면서 항만과 산업단지의 시너지 효과가 커질 수 있다.
2027년 11월 준공을 목표로 한 공사가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당진항은 국내 최대급 자동화 곡물 처리 항만으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이는 기존 철강 중심의 항만 구조에 변화를 가져오고, 중부권 전체 물류 흐름을 재편할 가능성이 높다.
터미널 완공은 단순한 SOC 확충이 아니라 당진항 산업 구조 재편, 지역경제 성장 엔진 확보, 국가 식량안보 강화라는 세 가지 축을 동시에 실현하는 사업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선광의 착공과 함께 당진항은 새로운 산업지도를 향한 첫발을 내딛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