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통시장 재건축 갈등 해결의 출발점이 될지 주목되는 간담회가 지난달 29일 하루 동안 두 차례에 걸쳐 열리며 당진 전통시장 재정비 사업을 둘러싼 핵심 쟁점들이 전면으로 떠올랐다. 오전에는 정비사업 주식회사와 당진시, 시민단체가 첫 공식 간담회를 열어 사업 배경과 추진 구조 전반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고 오후에는 상인 비상대책회의에서 상인들의 불만과 문제 제기가 시민단체 중재 아래 당진시에 집중됐다.
이 자리에서는 기부채납 방식의 적정성, 상인동의율, 입점가 산정, 부도 시 책임, 이사진 구성, 철거 일정, 임시시장 문제 등이 논의됐으나 뚜렷한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
오전, 정비사업 주식회사·당진시·시민단체
당진시민대개혁 비상행동 등 시민단체가 지난 29일 어시장 2층에 위치한 당진전통시장 상인회협동조합 회의실을 찾았다. 이날 당진시 지역경제과 시장팀 과장을 비롯해 관계자들이 참석했고 정비사업 주식회사의 정제의 회장을 비롯한 이사진들이 참석했다.
이날 비상행동의 공동 집행위원장인 박근식 위원장은 “현재 반대 측 상인들의 질문과 의견을 모아 질의하고자 한다”며 간담회를 진행했다.
우선 상인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질문으로 전통시장 재건축의 배경과 기부채납 방식 결정 건에 대한 질문에 정비사업 주식회사 측은 전통시장이 2021년 안전진단에서 D등급을 받으면서 철거가 결정됐고 이후 상인 보호를 전제로 여러 개발 모델을 검토했다고 밝혔다.
정비사업 측은 “민간 주상복합 개발은 토지 매입가·건축비·금리 등을 고려할 때 시행사 참여가 불가능했고 조합 설립 방식은 법 구조와 상인 재정 여건상 현실적으로 불가했다”며 “주식회사 방식은 시장 재정비를 빠르게 추진하면서도 상인의 기본 권리를 확보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기부채납 방식의 구조
정비사업 주식회사는 기부채납 방식을 “건물을 지어 시에 넘기고, 상인은 20년간 무상 이용하는 구조”라고 말했다. △상인 + 일반 분양자가 건축비 부담 △완공 후 건물 소유권은 당진시로 이전 △기부채납 참여 상인은 ‘원가 분양 + 20년 무상 사용권’ 부여 △20년 이후 공유재산법에 따라 갱신·임대전환 가능 △영업손실 보상 선택 상인은 원가 분양 불가 등을 설명했다. 특히 정비사업 측은 “현재 상인 중 77%가 기부채납 방식에 동의했다”고 강조했다.
입점가 산정 “전용 10평 8500만 원… 원가 기준”
정비사업 주식회사 측은 설계 도면을 바탕으로 산출한 예상 분양가는 전용 10평 기준 약 8500만 원이라고 밝혔다. 정 대표는 “콘크리트 구조·인건비·제세금 등이 포함된 최소 원가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또한 “재건축이 성공하려면 일반 입점에도 성공해야 하는데 일반 입점을 재입점 상인들과 똑같은 원가를 받을 수 없어 산출한 금액이 1억 3500으로 예정됐다”며 “현재 일반 시민의 분양 문의도 꾸준히 들어오고 있고 벌써 30명 이상 대기하고 있어 실패할 일이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당진시 “공공개발은 5년 이상… 상인 권리 보장 어려워 기부채납 결정”
당진시는 기부채납 방식 선택의 배경을 설명하며 “상인 보호와 사업 속도가 가장 중요했다”고 밝혔다.
시장팀 담당 주무관은 “공공건축은 여러 행정 절차로 4~5년이 소요되며 기존 상인에게 우선입점권을 줄 법적 근거가 없어, 상인들이 원가로 돌아올 수 없다”며 “기부채납은 상인에게 20년 무상 사용권을 줄 수 있는 유일한 장치였다”고 설명했다.
시민단체 “결정 과정·설명 절차 부족… 동의율 검증 필요”
하지만 시민단체는 결정의 투명성과 동의 과정의 신뢰성을 문제 삼았다.
박근식 공동대표는 “회람이나 공문만으로 상인들이 재정비 구조를 이해하기는 어렵다”며 “‘77% 동의’라는 숫자는 공개 검증이 필요하고, 방식 변경의 이유와 법적 근거에 대한 공론화가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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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인들 “기부채납 전제 자체가 낯설다”… 당진시 “법적 절차 준수, 보완 가능”
지난 29일 오후 당진참여연대 사무실에서 진행된 상인 대책회의에서는 시민단체의 중재하에 상인들의 불안과 문제 제기가 이어졌다. 상인 비상대책위가 세워진 뒤 공식적으로 갖는 세 번째 대책 회의였다. 이날 당진시 지역경제과 시장팀 관계자 전원이 참석해 상인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재정비 사업에 대한 설명을 이어갔다. 또한 지역구 시의원인 김선호 의원, 김명회 의원, 심의수 의원이 참석해 상인들의 목소리를 청취했다.
우선 시민단체인 권중원 비상행동 공동집행위원장이 오전에 진행했던 정비사업 주식회사와 당진시, 시민단체 간담회에 대해 짧게 브리핑하며 정비사업에 했던 질문과 답변을 상인들에게 공유했다. 이후 상인들은 기부채납 방식 자체에 대한 이해 부족, 동의율 절차, 입점가 산정 근거, 부도 발생 시 책임 소재, 이사진 구성, 과거 보수공사 및 활성화 사업비 의혹, 철거 일정 등을 참석한 당진시 지역경제과 시장팀 관계자들에게 집중 질의했으며 이 과정에서 상인 측과 시장팀 사이 언쟁이 오가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날 상인들은 총 40여 명이 참석했으며 이 중 재입점에 동의한 상인은 총 21명의 상인이 참석했다.
“77% 동의? 전체 설명회 거의 없어… 근거 공개해야”
이날 모인 상인들은 “(기부채납을 결정한)동의율 산정에 대한 자료가 공개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한 상인은 “개별 상인에게 서류가 전달됐을 뿐 전체가 참여한 구조 설명회는 거의 없었다”며 “77% 동의라는 숫자가 사실이라면 그 근거를 명확히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상인은 “기부채납이라는 단어 자체가 생소했고 설명도 부족했다”며 “방식을 이해하고 서명한 상인이 얼마나 되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시정팀 관계자는 “분명 1월에 상인 총회를 통해 의결한 사항”이라며 “그때는 동의를 하시고 지금 이렇게 반대를 하시는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하다”며 되물었다. 그러면서 “기부채납은 원가로 재입점 상인들을 돌아오게 만들 수 있는 유일한 장치”라며 “상인보호법을 적용하면 20년 후 5년씩 재임대도 가능하다. 당진시는 상인을 보호하기 위해 최대한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입점가 문제 “10평 8500만원? 상인이 감당할 수 있나”
다음으로 상인들은 입점가 산정 방식과 수익률 계산 근거를 요구했다.
상인들은 “전용 10평이 1억이 넘는 구조라면 현재 시장의 영업 규모를 고려할 때 상인들이 감당하기 어렵다”, “전기, 가스 등 설비 비용과 유지관리비까지 포함하면 부담은 더 크다”라는 지적이 이어졌다.
이에 시장팀 관계자는 “아직 공사비는 인허가 전이기에 정확히 산출되지 않았으며 그 금액은 건축사무소에서 산정한 예상 사업비”라며 “입점가는 최소 원가 기준이며, 공사비 변동이 생기면 조정할 수 있다”고 답했다.
‘부도 발생 시 예상 공사비 280억 원 책임은 누가?’
상인들은 정비사업 주식회사 부도 발생 시 책임소재에 대한 질문을 당진시에 물었다.
한 상인은 “대책위에서 보여준 자료를 보면 감사청구 답변으로 온 자료에서 재정비 예상 공사비가 281억 원으로 나와있다”며 “결국 사업이 여러 이유로 중단되거나 부도가 날 경우 재입점 상인들이 그 금액을 다 떠안아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질문했다.
그러자 또다른 상인은 “사업이 중단되면 상인이 돈을 물어야 한다는 말이 돌고 있으니 정확한 법적 책임 구조를 제시해야 상인들이 안 불안하지 않겠냐”며 “만일 그럴 시 당진시가 책임 져주는 것이냐, 당진시가 책임을 진다고 약속을 해달라”고 요구했다.
그러자 시장팀 관계자는 이를 부인하며 “PF 대출을 기반으로 하는 사업이 아니기 때문에 상인이 연대보증을 서는 구조가 아니다”며 “일반 입점률이 일정 수준 이하이면 착공 자체가 불가능해 중간 부채가 쌓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관계자는 “부도 시 당진시가 모든 금전적 책임을 진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그러나 문제가 생기면 결국 해결은 당진시가 하지 않겠냐”고 말해 한때 확답을 요구하는 상인들과 언쟁이 오가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사진 구성·수의계약 문제 “상인 대표성 부족”
이어 상인 비상대책위는 정비사업 주식회사 이사진 체계에 대한 문제점을 집중 제기했다.
대책위는 현재 정비사업 주식회사의 정제의 대표(전통시장 상인회 회장 겸직)을 비롯한 이사진들의 여러 비리 의혹과 신뢰 문제를 언급하며 △이사진 전원 교체 △수의계약 된 설계사무소 선정 경위 공개 △이사진 선임 기준 △회의록 전면 공개 등을 요구했다.
최덕진 상인 비대위 회장은 “현대 정비조합 주식회사는 상인의 의사가 반영되지 않은 구조”라고 주장했다. 또한 “설계사무소가 무료 자문을 제공하면서 수의계약으로 이어진 과정이 적절했는지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C등급→D등급 전환·과거 사업비 의혹
한편 상인들은 안전등급 평가와 이전 보수공사에 대한 의문도 제기했다.
한 상인은 “지금 라동(청과물상가)은 과거에는 C등급이라고 안내받아 지붕 보수에 수천만 원을 들였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D등급으로 철거 통보를 받았다”며 “애시당초 부술 건물이었으면 2021년 당시 알렸어야 보수공사를 안 했을 것 아니냐”며 하소연했다.
전통시장 활성화 사업비와 관련해서도 한 상인은 “몇 년 전 70억 원의 사업비가 집행된 것으로 알려졌는데 그 사업비들은 다 어디갔으며, 전통시장 보수보강에 쓰지 왜 쓰질 않아 재건축까지 오게 됐는지 의문”이라며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시장팀은 “주장하시는 70억 원은 금액부터 사실과 다르고, 당시 사업은 구조 개선이 아닌 환경 개선 사업이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등급에 관련해서는 “애초에 2021년 당시에도 D등급이었으며 말씀하신 라동은 면적이 적어 등급이 나오지 않는 상가들”이라며 “장사를 하고 있는 곳은 앞부분 상가들 뿐인데 그 몇 개의 상점을 위해 나머지는 폐허로 두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다”고 해명했다.
시민단체 “법률 검토·조정 신청 필요… 오늘부터 논의 재출발”
이후 상인들과 행정간 질의응답이 길어지자 권중원 비상행동 공동대책위원장은 “상인과 행정·정비사업 주식회사 사이의 신뢰가 무너진 상태”라며 “법률 검토와 분쟁조정 절차를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한 “개별 대응은 불리하므로 상인대책위 중심의 공동 대응이 필요하며 향후 간담회와 전문가 검토가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하며 이날 하루 종일 열린 전통시장 재정비 갈등에 대한 간담회가 여전히 숙제로 남은 채 마무리 됐다.
이번 29일 열린 두 차례 간담회는 당진 전통시장 재정비와 관련된 갈등 구조를 한꺼번에 드러낸 자리였다. 정비사업측과 당진시는 “상인 보호와 신속한 재정비”를 강조했고, 상인들과 시민단체는 “소통‧절차‧보장‧신뢰”를 문제삼았다.
이번 간담회는 갈등 해결의 시발점이 될 전망이지만 그러나 여전히 상인과 정비사업 주식회사, 당진시의 3자 대면이 이뤄지지 않고 있어 앞으로 전통시장 재정비 사업의 향방은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상인 비상대책위는 요구안을 정리해 당진시에 제출할 계획이다. 이후 시민단체와 상인 비상대책위는 법률 검토와 후속 간담회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