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채용이 축소되고 불확실성이 큰 시대, 청년층이 안정적인 일자리를 찾기 어렵다는 이야기가 끊임없이 흘러나온다. 동시에 2030 청년 취업과 관련해 ‘쉬었음 청년’, ‘준비 중 청년’ 등의 단어도 생겨났다. 이는 직업이 없는 상태에서 구직 활동이나 진학을 하지 않고 말 그대로 쉬는 상태를 뜻하며 청년들이 사회적 활동을 위해 노력하지 않는 존재처럼 비춰지기도 한다.
하지만 현실에는 묵묵히 노력하며 일하고 있는 청년이 많다. 탑동초, 당진중, 당진정보고를 졸업하고 지난해 7월부터 당진신협 본점에서 근무하고 있는 사회초년생 이다영 씨(23)를 만나봤다.
일찍 어른이 되기로 마음먹은 둘째
4남매 중 둘째로 태어난 이다영 씨는 중학생 시절부터 가정 형편이 넉넉하지 않다는 사실을 인식하며 “빨리 취업해 집에 손을 덜 벌려야겠다”는 현실적인 목표를 세웠다. 특히 11살 터울의 늦둥이 막내 여동생을 챙겨주고 싶은 마음이 컸던 그는 일찍 돈을 벌기로 결심했다.
이런 이유로 다영 씨는 중학교 2·3학년 무렵부터 음식점과 편의점 등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동시에 이른 취업을 위한 준비도 차근차근 이어갔다. 다영 씨는 “구체적인 꿈이 있었던 건 아니지만 중학교 때 컴퓨터와 전산 관련 자격증을 취득하며 회계 쪽 취업을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고등학교 진학 후 포토샵 등 다양한 분야를 접해봤지만 전산회계, ERP 자격증을 비교적 수월하게 취득하면서 회계 관련 일이 생각보다 적성에 맞는다는 걸 느꼈고, 그때부터 취업 목표가 더욱 분명해졌다”고 덧붙였다.
고등학교 연계로 첫 취업
당진정보고등학교 유통물류과에 진학한 다영 씨는 고등학교 3학년 재학 당시 학교 연계 취업을 통해 당진의 한 회계사무실에 입사했다. 그는 연말정산, 세무 신고, 급여 정산 등의 업무를 담당했다.
이다영 씨는 “자격증에서 배운 이론과 실제 업무는 달라 처음엔 어려웠다”면서도 “시키는 일을 잘 해내려는 편이고 반복적인 업무에도 거부감이 없는 성격이라 한두 달 지나니 점점 익숙해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했다. 하루종일 앉아서 일하는 환경 속에서 기존에도 있었던 허리 통증이 악화돼 허리디스크 진단을 받았다. 결국 그는 5개월 만에 퇴사할 수밖에 없었다.
기나긴 취업준비 기간
이다영 씨는 2~3개월간 치료에 전념한 뒤 다시 취업 준비를 시작했지만 상황은 쉽지 않았다. 예상보다 긴 취업 준비 기간을 보내야 했다.그는 매일같이 취업 사이트를 확인하며 회계, 총무, 전산회계 등 관련 채용 공고에 지원했다. 다영 씨는 “그만큼 간절했던 것 같다”며 “모아둔 돈으로 생활해야 했기에 재정적인 부담도 컸고, 가족에게 다시 손을 벌릴 수 없다는 생각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그사이 50곳이 넘는 회사에 지원했지만 번번이 고배를 마시던 그는 취업을 포기하고 아르바이트를 알아보려던 찰나 평소 잘 들어가지 않던 취업 사이트에서 당진신협 채용 공고를 발견했다.
마감까지는 불과 며칠 밖에 남지 않았지만 그는 지원을 두고 고민했다. 이다영 씨는 “혼자서 일하는 시간이 많았던 이전의 회계 업무와 달리 사람을 직접 상대해야 한다는 점이 두려웠다”면서도 “금융 업무 역시 회계와 맞닿아 있다는 생각에 용기를 내 지원했다”고 말했다.
다영 씨는 서류 전형을 통과해 면접장에 섰지만, 경력이 많아 보이는 지원자들 사이에서 스스로 너무 어려 보인다는 생각에 위축되기도 했단다. 그럼에도 구직을 포기하려던 시점에서 지원한 만큼 그는 “하고 싶은 말은 다 해보자고 생각했다”며 당당하게 면접에 임했다.
그는 합격 연락을 받기로 했던 날이 지나도 소식이 없자 포기하고 침대에 누우려던 순간 ‘041’로 시작되는 전화를 받았다. 그는 “평소 041 번호는 잘 받지 않는데 그날은 혹시나 하는 마음에 전화를 받았다”며 “‘당진신협입니다. 합격하셨습니다’라는 말을 듣는 순간 심장이 쿵쾅거릴 정도로 기뻤다”고 말했다.
걱정보다 잘 맞았던 신협 근무
당진신협에서의 근무는 처음 가졌던 걱정과 달리 다영 씨의 성향과 잘 맞았다. 그는 “대가족 환경에서, 특히 할머니와 함께 자라 어르신들과 대화하는 게 익숙했다”며 “회계사무실에서는 개인 업무가 많아 대화 나눌 일이 적었지만 이곳에서는 오히려 사람을 상대하는 일이 적성에 맞다고 느껴 즐겁다”고 말했다.
또 “입사 초반에는 회사에서 외딴섬처럼 느껴질 때도 있었는데 동료들이 배려와 칭찬을 많이 해주신다”며 “칭찬을 받아본 경험이 많지 않아 처음엔 어색했지만 지금은 그 덕분에 의욕도 생긴다”고 설명했다.
다영 씨는 지난해 7월 수해로 집이 침수됐을 당시 동료들의 배려로 조기 퇴근해 수습할 수 있었던 일에 대해서도 감사함을 전했다.
“아직 많이 배우고 싶어”
입사 초기에는 기계에 꽂힌 신분증을 돌려드리지 못하는 등의 실수도 있었지만 그는 성장하며 여전히 배움의 과정에 있다. 다영 씨는 “아직 배울게 많다”며 “새로운 업무가 보이면 어깨너머로라도 배우려고 한다”고 말했다.
현재 그는 사이버대학교 세무회계학과 3학년에 재학하며 일과 학업도 병행 중이다. 그는 “고등학교 졸업 학력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느꼈다”며 “취업 준비를 하며 ‘직장을 다니더라도 공부는 계속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고 전했다. 목표는 졸업과 자산관리사 등 관련 자격증 취득이란다.마지막으로 그는 취업 준비 시절을 떠올리며 비슷한 또래의 청년들에게 “취업을 너무 어렵고 거창하게 생각해서 도전조차 하지 않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라며 “겁나더라도 일단 부딪혀 보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어 “취업 전에는 자기만의 시간을 충분히 즐기고, 하고 싶은 일도 많이 해봤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