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기저귀 사업 예산 삭감을 두고 노인장기요양기관들이 당진시와 당진시의회를 향해 강하게 항의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당진시의회는 2026년도 일반회계 세입·세출예산안 심의 과정에서 경로장애인과의 장기요양기관 입소자 스마트기저귀 사업 예산 5000만 원 중 3500만 원을 삭감했다.
이에 따라 시비·도비 매칭 사업으로 추진될 예정이던 스마트기저귀 사업은 진행이 어렵게 됐다.
당진시노인장기요양기관시설협회(회장 김미영)는 “스마트기저귀는 시설을 위한 사업이 아니라 어르신들의 존엄 케어와 건강 관리를 위한 필수 사업”이라며 “현재 서비스를 이용 중인 시설의 센서 정확도를 분석한 결과 80~90% 수준임에도 현장 확인 없이 ‘정확도 50% 미만’이라는 자료가 보고돼 예산삭감에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했다. 이어 “2월 한 달간 실제 데이터를 측정해 효과를 입증할 테니 추경에서라도 예산을 복구해 달라”고 요청했다.
국비 확보해 시범사업 진행
앞서 당진시는 2024년 보건복지부 주관 ‘스마트 사회서비스 시범사업’에 선정돼 국비 1억3600만 원을 확보하고, 같은 해 7월부터 당진지역 요양원 약 10곳, 300여 명의 어르신을 대상으로 스마트기저귀 시범사업을 진행했다. 스마트기저귀는 배설 감지, 기저귀 교체 시기 알림, 자세 모니터링, 욕창·낙상 위험 감지 등 기능을 갖춘 스마트 기기로 요양 현장의 업무 효율성과 입소자 삶의 질 개선에 도움을 주는 장비다.
다만 시범사업 종료 이후 약 3만 원의 자부담이 발생하면서 참여 시설이 점차 줄어 현재는 4개 시설에서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도비·시비 매칭 보조금 사업 추진 계획이 마련돼 시의회 예산안에 상정됐으나 예산삭감으로 추진이 무산됐다.
“효과성 의문” vs “80~90%의 정확도”
조상연 당진시의회 의원은 예산삭감 이유에 대해 “보건복지부가 지난해 6월 시범사업을 종료한 것은 다른 사업에 비해 효용성이 부족하다고 판단한 것 아니겠느냐”며 “시에서도 만족도 조사나 인식률 등 객관적인 자료를 제시하지 못했고 시설에서 원한다는 수준으로만 필요성을 설명했다”고 밝혔다. 이어 “시범사업으로 진행됐을 때와 달리 시비가 투입되는 부분에서는 다른 관점에서 판단해야 했다”며 “의회로서는 사업 효과에 대해 여러 가지 불분명한 경우가 많았고 이에 정무적 판단을 통해 삭감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노인장기요양기관들은 “현재 업체에서 스마트기저귀 서비스를 이용 중인 시설의 센서 정확도를 분석한 결과 80~90%의 정확도가 나왔다. 현장에서는 어르신 건강 관리와 응급 상황 대응 등을 위해 꼭 필요한 사업”이라며 “보조금 사업을 전제로 10곳 이상의 기관, 약 200여 명의 참여자를 모집했으나 예산삭감으로 허탈함을 느낀다”고 토로했다. 이들은 “3월 추경에서라도 예산을 직편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존엄 보호·업무 효율성에 도움”
현장 관계자들은 스마트기저귀가 단순한 편의 장비가 아닌 어르신 인권 보호와 건강 관리에 기여하는 장비라고 강조했다.
김미영 참사랑요양원 원장은 “일반 기저귀를 사용할 때는 요양보호사가 수시로 이불을 들추고 배설 여부를 확인해야 했고, 특히 야간에는 잠든 어르신을 깨워야 하는 상황도 있었다”며 “스마트기저귀를 사용하면서 불필요한 노출이 사라져 어르신들의 존엄성을 지킬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안양숙 큰평강마을 원장은 “기저귀 교체가 1시간만 늦어져도 피부 짓무름이나 욕창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시간을 다투는 문제”라며 사업 필요성에 공감했다.
유양희 당진시립노인요양원 원장은 “초기에는 현장에서도 의문이 많았지만 1년 이상 사용하며 필요성을 체감하고 있다”며 “다만 보호자들이 이미 장기간 기관 이용 비용을 부담하고 있는 상황에서 월 1만5000원의 추가 본인부담은 큰 부담으로 느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행정 소극적이라는 지적은 오해”
특히 노인장기요양기관들은 “어르신을 위한 사업임에도 예산이 삭감된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며 행정의 소극적 대응을 지적했으나 시는 이에 대해 오해라는 입장을 전했다.
김미경 당진시 경로장애인과 팀장은 “시에서 적극적으로 추진하지 않았다는 지적은 오해”라며 “시는 사업 시행을 위해 준비하고 있었으나 시의회에서 예산이 삭감돼 오히려 당황스러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예산 심의 과정에서 스마트기저귀 사업과 관련한 질의나 데이터 요청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스마트기저귀 센서 정확도 50% 미만 보고와 관련해서는 “본예산 심의와 관련해 보고한 내용이 아니라, 오성환 시장이 보건복지부의 사업 중단 이유를 물어 자세한 사유는 알 수 없으나 당진의 한 시설에서 오류율 48% 사례가 있다는 보고를 받은 사실을 전달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또 “예산 삭감 이후 공모사업 지원도 검토했으나 도에서 동일 지자체·동일 사업으로는 어렵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번 예산삭감을 두고 노인장기요양기관들은 “현장에서 체감하는 필요성이 분명한 만큼 2월 한 달간 실제 데이터를 측정해 효과를 입증해 보일 계획”이라며 “다가오는 추경에서라도 예산을 복구해 사업을 지속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