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성시의 공유수면 점·사용 허가 고시로 당진 LNG 기지 건설에 따른 대규모 준설이 행정적으로 확정됐다. 그러나 당진시는 준설토를 처리할 매립지나 활용 사업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로 준설토는 평택으로 반출되고 발생 비용은 당진이 부담하는 구조가 불가피해졌다. 이에 따라 당진의 준설토가 평택 항만 확장에 활용되는 상황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화성시는 최근 LNG 기지 항로‧부두 조성을 위한 공유수면 점‧사용 허가를 고시했다. 이는 그동안 검토 및 계획 단계에 머물렀던 준설을 실제 집행 단계로 전환하는 행정 결정이다.
이에 따라 내년 말까지 400만㎥ 루벨 이상 준설토가 순차적으로 발생할 예정이다.
문제는 이 물량을 당진이 자체적으로 수용하거나 활용할 공간과 사업이 현재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준설 일정은 확정됐지만 처리 대책은 마련되지 않은 상태다.
친수시설 무산…‘명분’도 사라져
당진시가 내세웠던 유일한 해법은 ‘당진항 친수시설 조성사업’이었다. 한국가스공사(KOGAS)와 공동으로 LNG 기지 준설토를 활용해 시민 친수공간을 만들겠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 사업은 이미 사실상 지난해 공식적으로 무산됐다.
해양수산부는 항만기본계획 변경 과정에서 상부시설의 구체적 설계, 국가 귀속 범위, 준공 후 유지관리 주체 등 핵심 사항을 명확히 하라고 요구했다. 이는 충분히 예상 가능한 행정 절차였다. 그러나 당진시는 이에 대해 선제적 대응은커녕 뚜렷한 보완 방안조차 마련하지 못했다.
결국 한국가스공사는 2024년 2월 “준설 시점과 맞지 않아 매립이 불가능하다”며 설계·용역 중단을 공식 통보했고 2025년 2월에는 업무협약 해지를 요청했다. 4월부터는 실제 발주했던 용역 계약까지 순차적으로 해지됐다. 준설토를 당진에 남기겠다는 모든 전제는 이 시점에서 무너진 것으로 보인다.
99:1 협약, 예고된 실패였나
사업 구조 역시 문제였다. 2023년 3월 체결된 당진시–가스공사 업무협약은 지분 99%(가스공사) 대 1%(당진시)라는 극단적인 구조였다. 당시 당진시의회는 법률자문을 통해 “공유물 구조상 관리·처분 권한이 가스공사에 집중돼 당진시의 실질적 통제권이 거의 없다”고 경고했다.
장기적으로는 공유물 분할 청구를 통해 가스공사가 토지를 단독 소유·개발할 수 있는 위험성까지 제기됐다. 그러나 이 경고는 묵살됐다. 그 결과 당진시는 준설토를 받을 권한도, 사업을 이끌 힘도 없는 상태에서 사업 무산이라는 결과만 떠안았다.
당시 윤명수 당진시의원은 “의회가 분명히 문제를 지적했지만 시는 이를 무시했고, 결국 준설토 한 삽도 받지 못했다”며 “99:1 협약은 졸속이었고 결과는 참담하다”고 직격했다. <본지 1563호, ‘LNG기지 준설토 활용 친수공간 결국 무산’ 기사 참조>
“한 톨도 못 준다”던 말은 어디로
지난해 시의회에서 오성환 시장은 “평택에 당진 흙 한 톨도 주지 않겠다”고 단언했다. 그러나 화성시 고시 이후의 현실은 정반대다. 친수시설은 무산됐고 당진에는 대규모 준설토를 수용할 매립지가 없다. 가스공사 역시 “준설토 상당량을 평택항으로 이전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공식화 한 바 있다. 말은 단호했지만 그 말을 지탱할 행정적 준비도, 공간도, 대안도 결국 존재하지 않았다.
흙은 주고, 돈은 내는 구조…‘평택은 꿩 먹고 알 먹기’
더 큰 문제는 경제 구조다. 준설토는 법적으로 ‘폐기물’이다. 외부로 반출할 경우 발생지 측이 처리 비용까지 부담해야 한다. 즉 당진 앞바다에서 나온 흙을 평택 매립지로 보내면서 흙은 무상 제공하고 폐기물 처리비까지 지불하는 구조가 성립된다.
결과는 명확하다. 당진은 환경 부담, 행정 실패, 비용 부담을 평택은 매립지 확보, 항만 확장, 실질적 이익을 챙기게 된 셈이다.
지역 항만 관계자는 “이건 협력이 아니라 일방적 손해”라며 “당진 흙으로 평택 땅을 넓혀주고 돈까지 내는 꼴”이라고 꼬집었다. 말 그대로 평택은 꿩 먹고 알 먹기다.
남은 시간은 내년 12월까지
당진시는 현재 평택지방해양수산청과 협의해 정기 항로 준설토를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이는 LNG 기지에서 쏟아져 나올 대규모 준설토를 해결할 직접적인 대안이 아니다. 또한 이번 제5차 전국항만기본계획 수정계획 변경에 석문면 일대 잡화부두를 신설할 신항을 추진 중이라 밝혔지만 이 또한 준설토 발생 시기와 맞물릴지 미지수다.
이에 어기구 국회의원은 “당초 추진했던 호안을 쌓는 사업을 민선 7기 때 진행을 했었다”며 “그때 가스공사와 맺은 업무협약대로 했다면 이런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오성환 시장이 민간 투자를 받아 친수공간과 다른 대안을 만들겠다고 했으니 결국 평택으로 가는 준설토가 발생한다면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화성시의 공유수면 고시는 행정 절차의 종착점이 아니다. 준설 일정이 확정되는 동안 당진이 확보하지 못한 매립지와 활용 계획이 어떤 결과로 이어지는지 보여준 실패된 행정이다.
준설은 예정대로 진행된다.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행정 및 재정적 부담 역시 피할 수 없다. 한 톨도 못 준다던 준설토가 모두 평택으로 향하기 전 조속한 해결책이 요구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