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진시 농업기술센터가 계약 관리부터 지방보조금 집행까지 행정 전반에서 무더기 법령 위반을 저질러 당진시 감사에서 총 14건의 지적을 받았다. 단순 실수가 아니라 수년간 반복된 구조적 부실이라는 점에서 근본적인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진시 감사법무담당관은 지난해 11월 10일부터 21일까지 농업기술센터를 대상으로 자체종합감사를 실시하고, 올해 지난달 12일 감사 결과 처분 요구서를 공개했다. 감사 범위는 2022년 8월부터 2025년 11월까지 3년여간이다. 당진시 감사결과자료에 따르면 농업기술센터는 행정상 시정 4건, 주의 10건, 재정상 추징 1건(6만 원), 신분상 기관경고 1건이 내려졌다.
계약 쪼개기·심사 무시…3년간 50건
가장 심각한 지적사항은 계약심사 절차 미이행이다. 농촌진흥과와 농업기술과는 2022년 8월부터 2025년까지 계약심사 대상 사업 50건을 심사 없이 처리했다. 계약심사는 원가산정의 적정성을 검토해 재정 건전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핵심 절차다. 3년에 걸쳐 50건이나 이 절차를 건너뛴 것은 단순 착오로 보기 어렵다.
수의계약 남용도 도마에 올랐다. 추정가격 2000만 원 이하 사업으로 쪼개 발주하면 1인 견적 수의계약이 가능하다는 점을 악용, 특정 업체와 반복적으로 수의계약을 체결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는 지방계약법상 분할계약 금지 규정을 정면으로 어긴 것으로, 특정 업체에 사업을 몰아줬다는 의혹도 배제하기 어렵다. 여기에 1000만 원 이상 경쟁제품 수의계약 8건(계약금액 1억3380만7800원)에서 계약 상대방의 직접생산확인증명서를 확인하지 않은 사실도 적발됐다.
보조금 관리는 ‘무방비’…7건 줄줄이 지적
지방보조금 관련 지적이 전체 14건 중 7건으로 절반을 차지한다. 보조사업자가 사업계획서에 소요예산 산출기초도 없이 ‘1식’으로만 기재해 제출해도 보완 요구 없이 보조금을 교부했고 영수증 등 증빙서류 없이 실적보고를 해도 정산검사를 그대로 통과시켰다. 지출결의서를 작성하지 않은 보조사업자에게도 시정 조치 없이 보조금이 지급됐다.
2024년 사업에서 보조금으로 취득한 농업용 저온창고(2억3800만 원 상당)의 중요재산 취득 현황을 홈페이지에 공시하지 않은 사실도 드러났다. 법적으로 취득 후 15일 이내 보고, 30일 이내 공시 의무가 있다. 또 내구연한이 지나 4년 이상 임대 실적도 없는 농기계 42대와 실험장비 10대를 불용 결정 없이 방치한 것도 지적됐다.
“관리·감독 체계 자체가 작동 안 해”
이번 감사 결과에서 드러난 핵심 문제는 개별 위반 사항이 아니라 이를 걸러내야 할 관리·감독 시스템이 전혀 작동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보조사업자가 법령을 어겨도, 서류가 미비해도, 분할 계약을 해도 담당 부서는 확인·시정 없이 정산검사를 통과시켰다. 지적 사항 대부분이 ‘관리·감독 소홀’이라는 공통 원인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일회성 실수가 아닌 구조적 문제임을 보여준다.
재정상 드러난 추징액은 인지세 미납 6만 원에 불과하지만, 계약심사를 거치지 않은 50건의 계약 규모와 직접생산확인 없이 체결된 1억3380만여 원 규모의 계약 등 잠재적 예산 낭비와 부실 집행 규모는 공개된 자료만으로는 가늠하기 어렵다. 이에 당진시 감사법무담당관은 농업기술센터장에게 관련 법령 교육과 재발 방지를 위한 관리 강화를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