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You are my sunshine, my only sunshine
[유 아ㄹ 마이 선샤인, 마이 온리 선샤인]
▷그대는 나의 태양, 나의 유일한 태양”
-책 <추억과 함께하는 팝송클래스> 中
매주 수요일 오전 9시부터 10시30분까지, 3년째 해나루시민학교에서 영어 교사로 봉사하고 있는 이영두 교사는 영어에 익숙하지 않은 학생들에게 더욱 쉽게 다가갈 방법을 고민했다. 그 결과 학생들이 10대 시절 거리에서 접했을 법한 팝송을 활용해 수업을 시작했고, 수업에서 사용한 곡들을 모아 교재로 엮었다. 학생들에게 추억을 선물하고자 하는 마음에서였다.
호서고에서 약 30년간 교직 생활이영두 교사는 어린 시절부터 영어라는 언어 자체에 흥미를 느꼈다. 그는 “우리말이 아닌 외국어를 해석하며 몰랐던 것을 새롭게 이해하는 과정에서 큰 재미를 느꼈다”고 말했다.
이러한 관심을 바탕으로 사범대학교 영어교육과에 진학해 교사의 길을 걸었다. 인천의 한 상업고등학교에서 첫 교직 생활을 시작한 그는 1994년 호서고등학교와의 인연으로 연고가 없던 당진에 내려와 영어 교사로 부임했다. 이후 2021년 8월 정년퇴직할 때까지 약 30년간 당진에서 교직 생활을 이어갔다.
이영두 교사는 교직 생활 동안 학생들의 변화를 끌어내는 데 가장 큰 보람을 느꼈다. 그는 “자신감이 없던 학생에게 건넨 격려와 칭찬 한마디가 ‘나도 할 수 있다’는 마음을 심어줬고, 결국 유학까지 이어졌다”며 “학생이 어제보다 오늘, 오늘보다 내일 더 나은 사람으로 성장하도록 돕는 것이 가장 큰 기쁨이었다”고 말했다.
재능 나누고자 해나루시민학교 찾아
이영두 교사는 정년퇴직을 앞두고 자신의 재능을 의미 있게 나누고자 방법을 찾았다. 마침 해나루시민학교에 먼저 봉사하고 있던 선배 교사들이 있어 학교를 알게 됐다.
그는 학교 측에 직접 연락해 “교사가 필요할 때 연락을 달라”고 제안했고 이후 2023년 3월부터 영어 교사로 봉사를 시작했다.
그는 “우리말로 ‘원’이 ‘1’이라는 것은 알지만 영어로 적혀 있으면 읽지 못하는 경우가 있었고, 앞에서 배운 단어도 다음 장에서 다시 보면 기억하지 못하는 상황이 반복됐다”고 말했다. 이러한 현실을 마주한 그는 기존의 교과 중심 수업 방식으로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7080 팝송 활용해 영어 수업
이 교사는 영어 교육 목표를 딱딱한 교과서 진도가 아닌, 일상에서 영어로 된 상표나 전광판을 읽을 수 있는 수준으로 조정하고 새로운 수업 방식을 고민했다.
그 결과 떠올린 것이 ‘팝송’이다. 그는 학생들의 연령대가 1970년대 초반에 10대를 보낸 세대가 많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영두 교사는 “그 시절에는 길거리 레코드 가게나 다방에서 팝송이 자연스럽게 흘러나왔다”며 “학생들이 뜻은 몰라도 익숙하게 들었던 음악에 대한 기억이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팝송이 학생들의 향수를 자극하며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다고 판단한 그는 이를 수업에 활용하기로 했다. 결정적인 계기는 맥주 ‘켈리(Kelly)’ 광고에 등장한 팝송 ‘Without You’였다. 수업 시간에 광고와 노래를 연결해 설명하자 학생들이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이어 ‘The End of the World’ 등을 소개하자 학생들은 “이 노래를 들어본 적 있다”, “가사가 이런 뜻이었느냐”는 반응을 보이며 흥미를 드러냈다고. 이후 다른 노래도 배우고 싶다는 요청이 이어지는 등 수업 참여도 점차 높아졌단다.
졸업 선물로 주고 싶어서
이 같은 반응에 이영두 교사는 7080세대 팝송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수업을 준비했다. 한 곡을 익히는 데 2~3주가 소요됐고, 그에 맞춰 직접 프린트물을 제작했다. 영어 가사 아래 한글 발음을 표기하고, 단어 하나하나의 뜻을 풀어 정리하는 방식이었다. 그렇게 한 곡, 두 곡 수업을 이어가며 약 20여 곡의 팝송을 다뤘다.
처음부터 책을 만들 계획은 없었으나 봉사를 시작하며 가르쳤던 1학년 학생들이 3학년 과정을 마치고 졸업을 앞두자, 집에서도 영어를 가까이할 수 있도록 자료를 한데 엮어 선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영두 교사는 “프린트물 형태이다 보니 수업 때도 학생들이 종이를 놓고 오거나 잃어버리는 경우가 많았다”며 “졸업 이후에도 영어를 완전히 놓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 계획을 들은 문선이 해나루시민학교 교장의 제안으로 교재 제작이 추진됐고, 지난해 12월 교재 <추억과 함께하는 팝송클래스>가 완성됐다.
“건강 허락하는 한 계속하고파”
이영두 교사는 해나루시민학교에서 봉사하며 무엇보다 늦은 나이에도 배움을 이어가는 학생들의 용기와 열정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여건상 배움을 이어가지 못했던 어르신들이 매일 아침 학교에 나와 노력하는 모습을 보며 오히려 제가 더 큰 자극을 받는다”며 “아무리 외워도 잘 써지지 않는 알파벳을 끝까지 연습하는 모습을 보며 마음을 다잡게 된다”고 전했다.
이어 “건강이 허락하는 한 앞으로도 이곳에서 계속 봉사하고 싶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