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류 역사는 거대한 혁명의 변곡점을 지나며 진화해 왔다. 수렵과 채집에서 농업혁명으로의 전환은 정착 생활을 가능케 했고, 증기기관으로 대변되는 산업혁명은 인간의 노동력을 기계로 대체하며 폭발적인 생산력 증대를 가져왔다. 20세기 전기의 보급과 위생 시스템, 냉장고와 치의학의 발달은 인류의 사망률을 낮추며 인구 폭발의 시대를 열었으며, 90년대 정보화 혁명은 인터넷 기업들이 세계 경제의 주도권을 쥐게 했다.
하지만 지금 우리 앞에 닥친 ‘AI(인공지능) 혁명’은 과거의 모든 변화를 압도한다. 인터넷 기업이 가져온 변화보다 수백, 수천 배 강력한 AI가 국가의 존망을 결정짓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최근 필자가 재학중인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진행된 홍석현 회장의 AI 강의를 들으며 느낀 감정은 경외감을 넘어선 ‘절박함’이었다.
2016년 서울 포시즌스 호텔에서 펼쳐진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결은 단순한 수 싸움이 아니었다. 그것은 인류가 인공지능을 상대로 승리를 거둘 수 있었던 ‘마지막 기록’이자, 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변곡점이었다. 이 사건을 기점으로 세계 질서는 요동쳤으며, 특히 중국은 이를 ‘기술적 격변’으로 인식하고 즉각적인 국가 총력전에 돌입했다.
과거 한국의 산업화 모델을 벤치마킹하며 집단 학습에 매진해 온 중국 지도층은 AI가 공산체제를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 속에서도, 기술 패권을 놓치지 않기 위해 국가적 역량을 결집했다. 그 결과 오늘날 중국은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세계 최강의 AI 강국으로 우뚝 섰다.
반면, 한때 세계를 호령하던 엔지니어의 나라 대한민국은 지금 인재들이 의대와 법대로만 쏠리는 심각한 불균형에 직면해 있다. 화웨이(Huawei, 华为)의 젊은 천재들이 ‘996(아침 9시부터 밤 9시까지 주 6일 근무)’의 열정으로 몰입했을 때, 우리는 규제와 고착화된 노동 관행에 묶여 속도전을 놓치고 있었다. 10년 전 세계 300위권이던 중국의 저장대학교(Zhejiang University, 浙江大学)가 이제는 서울대를 추월해 과학 랭킹 4위에 올라선 현실은 우리가 처한 위기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특히, 경찰학을 전공한 필자가 AI를 국가 안보와 치안 인프라의 핵심 동력으로 주목하는 이유는 그 기술적 양면성에 있다. AI는 공공 안전을 혁신하는 방패가 될 수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고도화된 감시와 통제라는 독재의 칼날로 변질될 위험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AI 시대의 안보는 단순히 기술의 도입을 넘어, 민주적 가치를 지키는 제도적 설계와 직결된다. 이제 정치는 소모적인 정쟁을 멈추고 AI가 초래할 고용 불안정과 분배 구조의 격변을 사회적 안보 시스템의 연장선에서 선제적으로 설계해야 한다. 일론 머스크의 예언처럼 ‘아무도 일하지 않아도 되는 세상’이 유토피아가 될지, 극심한 혼란의 디스토피아가 될지는 결국 우리의 정치적 결단에 달려 있다.
우리 당진도 예외는 아니다. 당진의 청년들이 AI 시대의 주역이 되기 위해서는 교육과 산업 구조의 전면적인 개편이 시급하다. 규제를 과감히 혁파하고, 전 세계의 유능한 인재들이 당진으로 모여들 수 있는 '개방적이고 매력적인 환경'을 구축해야 한다. K-컬처의 힘을 바탕으로 해외의 천재들을 포용하는 이민 문화의 확산 또한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필자는 오는 6월 AI 혁신의 본산인 중국 현장을 직접 방문한다. 이론적 담론을 넘어 현장에서 목격할 기술의 실체는 우리 당진의 치안 정책과 교육 인프라를 혁신할 소중한 밑거름이 될 것이다. 우리 민족은 거대한 변화의 파고(波高) 속에서도 늘 놀라운 응전(應戰, Response)의 역사를 써왔다. 이제 당진이 대한민국 AI 혁명의 전초기지로서 새로운 산업의 길을 개척할 수 있도록, 우리 모두 역량을 다해 앞장서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