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집자주> 정책은 시민의 삶을 바꾼다. 정책 중심 선거를 만들기 위한 당진시대 6.3 지 방선거 기획 ‘이것만은 해결하자’. 이번 순서는 당진의 미래와 직결된 ‘교육’ 이다.
당진은 산업도시로 성장했지만 시민들이 체감하는 가장 민감한 분야 중 하나는 교육이다. 기업 유치와 도시 확장만으로는 정주도시가 완성되지 않는다.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인지, 어느 지역에 살아도 비슷한 교육 기회를 누릴 수 있는지가 도시 경쟁력을 좌우한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진 교육의 현실과 과제를 짚어본다.
초등학생 감소와 신도심 과밀…동시에 나타난 이중 구조
충남도 자료에 따르면 당진지역 2026학년도 의무취학 대상자는 1228명이었으나 실제 예비소집 응소자는 1190명 수준으로 집계됐다. 출생아 감소 여파가 초등학교 입학생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는 단순히 학생 수 감소만의 문제가 아니다. 학생 수가 줄면 일부 학교는 학급 유지가 어려워지고 농촌 지역 학교는 통폐합 우려까지 커질 수 있다.
반면 일부 신도심 지역은 상황이 다르다. 학교를 지을 수 있는 부지가 없는 기지시리와 신규 아파트 입주가 이어진 수청지구 등은 학생이 집중되며 과밀 우려가 제기된다.
강희연 참교육을위한학부모회 당진지회 지회장은 “당진 교육은 지역마다 현실이 다른데도 획일적인 대책만 반복되고 있다”며 “아이들이 어디에 살든 공평한 교육환경을 누릴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기지초 과밀 현실…“학교를 더 짓고 싶어도 땅이 없다”
대표적인 사례가 기지초등학교다. 기지초는 신도심 인구 증가와 함께 학생 수가 급증하며 과밀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이현정 기지초등학교 학부모회 학부모회장은 “기지초는 과밀 문제가 심각하지만 인근에 학교용지가 없어 추가 학교 신설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학생 수 증가를 예측하고 도시개발 단계부터 교육 인프라를 함께 계획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이라도 교실 증축, 통학구역 조정, 중장기 학교 신설 대책을 함께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는 곳 따라 달라지는 교육 여건
신도심은 과밀학급과 통학 안전 문제가, 읍면지역은 학생 감소와 긴 통학거리 문제가, 원도심은 노후 학교시설 개선 문제가 거론된다. 같은 당진 안에서도 지역별 교육환경 차이가 뚜렷하다.
강희연 지회장은 “교육은 주소지에 따라 차이가 나선 안 된다”며 “통학부터 돌봄, 방과후, 진학지원까지 지역 격차를 줄이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교육특구 지정…이제는 체감 성과가 중요
당진시는 교육국제화특구 지정 이후 외국어 교육, 국제교류, 진로체험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해 왔다. 그러나 학부모들은 정책 이름보다 학교 현장에서 실제로 무엇이 달라졌는지를 묻고 있다.
이현정 학부모회장은 “좋은 정책도 교실 과밀, 돌봄 부족, 통학 불편이 그대로라면 체감하기 어렵다”며 “행정보다 아이들 일상이 먼저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선거에서 시민들이 후보자들에게 물어야 할 질문
이번 지방선거에서 교육 공약은 선언적 구호가 아니라 현실 해법이어야 한다. 시민들은 후보자들에게 보다 구체적으로 질문할 필요가 있다.
강희연 지회장은 그 해법으로 다섯가지를 제안했다. 먼저, 신도심 과밀학교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물어야 한다. 기지초를 비롯해 학생 수가 급증한 지역은 교실 부족, 특별실 전환, 통학 혼잡 등 현실적인 문제가 누적되고 있다. 후보자들이 단순히 “검토하겠다”가 아니라 학교 신설 가능성, 교실 증축, 통학구역 재조정, 교육청 협의 계획까지 갖고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둘째, 읍면지역 학교를 어떻게 지켜낼 것인지 따져봐야 한다. 학생 수 감소로 작은학교 존폐 문제가 반복되고 있는 만큼, 단순 통폐합이 아닌 특성화학교 육성, 통학버스 확대, 지역 연계 교육과정 운영 등 지속 가능한 대책이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
셋째, 교육특구 지정 성과를 어떻게 시민 체감으로 연결할 것인지 물어야 한다. 특구 사업이 행사와 프로그램 중심에 머물렀다면 한계가 분명하다. 외국어 교육, 진로체험, 국제교류가 실제 학력 향상과 진학 경쟁력 강화, 사교육비 절감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 구체적인 계획을 제시해야 한다.
넷째, 당진 학생들이 지역 안에서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지 질문해야 한다. 중학교를 졸업하면 외지 학교를 고민하고, 대학 진학 후 돌아오지 않는 구조가 반복된다면 지역 교육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 고교 경쟁력 강화, 지역기업 연계 취업, 청년 정착 지원까지 연결된 전략이 있는지 검증해야 한다.
다섯째, 돌봄과 방과후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도 중요하다. 맞벌이 가정이 늘어나는 현실에서 초등 돌봄 공백은 학부모 부담으로 직결된다. 학교 안팎 돌봄 확대, 방과후 프로그램 다양화, 청소년 문화공간 확충 계획도 함께 따져봐야 한다.
“교육은 도시의 품격을 보여주는 기준”
강희연 지회장은 “기업 하나 유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이 한 명이 당진에서 배우고 성장하며 정착하게 만드는 일이 더 중요하다”며 “이번 선거에서 교육 공약은 실현 가능성과 지속성으로 평가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현정 학부모회장도 “과밀학교 문제는 시간이 갈수록 더 심각해질 수 있다”며 “아이들이 피해를 보기 전에 선제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당진의 미래는 산업단지 규모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교실의 환경, 학교의 수준, 아이들의 꿈이 곧 도시의 미래다.
“학생들은 표가 안 된다”…이 시각부터 바뀌어야
교육 현장에서는 오래전부터 정치권이 학생·청소년 문제를 후순위로 다룬다는 지적이 있었다. 학생들은 직접 투표권이 없고, 학교 문제는 단기간에 성과가 드러나지 않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도로·개발·건설 공약에 비해 교육 공약은 선언적 수준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학부모와 시민들은 교육이 곧 지역의 미래라고 말한다. 학생은 표가 아니어도, 학생을 둔 가정과 미래 세대는 도시의 존립 기반이기 때문이다.
강희연 지회장은 “정치권에서 학생들은 표가 안 된다는 시각부터 벗어나야 한다”며 “학생 한 명, 교실 하나, 학교 한 곳의 문제를 해결하는 일이 결국 지역을 살리는 정치”라고 말했다. 이어 “선거철마다 교육을 말하지만 정작 선거가 끝나면 관심이 줄어드는 악순환을 끊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