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현 세한대학교 항공정비학과장
김도현 세한대학교 항공정비학과장

일반적으로 ‘항공정비’라고 하면 고장 난 비행기 부품을 수리하는 일을 떠올리기 쉽다. 그러나 실제 항공정비는 비행기의 설계와 기획부터 품질관리, 자재 보급, 교육에 이르기까지 항공기 전반을 아우르는 종합적인 분야를 포함한다. 수백만 개에 이르는 부품을 관리하고 모니터링하는 것 역시 항공정비사의 중요한 역할이다.

대한항공에서 약 35년간 항공정비사와 항공기술훈련원 전임강사로 근무한 김도현 세한대학교 항공정비학과장은 지난해 9월 세한대학교 교수로 부임해 지역 학생들에게 항공정비사의 길을 안내하고 있다.

“제자 성장이 가장 큰 보람”

김 학과장은 공군 기체정비병으로 복무하며 항공정비와 인연을 맺었다. 이후 대학에서 산업공학을 전공한 뒤 1986년 대한항공에 입사해 약 25년간 현장에서 항공기 정비는 물론 품질관리와 생산관리 등의 업무를 수행했다. 그는 “항공정비라고 하면 장비를 이용해 비행기를 고치는 일만 떠올리기 쉽지만, 실제로는 그보다 훨씬 넓은 영역을 아우른다”며 “옷을 만들 때 바느질뿐만 아니라 디자인과 재단, 마케팅이 함께 이루어지는 것과 같은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현장에서 오랜 시간을 보낸 김 학과장은 이후 대한항공 항공기술훈련원에서 약 10년 간 후학을 양성하는 길을 걸었다. 신입 정비사들은 약 2년간의 교육을 거쳐 현장에 투입되는데 그는 이 과정에서 교육을 담당했다.

김 학과장은 대한항공에서의 근무를 돌아보며 “내가 가르친 제자들이 정비사로서 본인의 일에 만족하며 성장하는 모습을 볼 때 가장 큰 보람을 느꼈다”며 “당시 가르쳤던 제자들의 결혼식에서 주례를 맡기도 하고, 제자가 자녀들에게 ‘아빠에게 비행기 정비를 가르쳐 준 교수님’이라고 소개할 때 큰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청소년 진로 길라잡이로 나서

사실 김 학과장은 오래전부터 가르치는 일에 대한 열망을 품고 있었다. 어린 시절 교사를 꿈꿨지만 가정 형편으로 인해 바로 그 길을 선택하지는 못했다. 대신 그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진로에 어려움을 겪는 청소년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는 생각을 꾸준히 이어왔다.

그의 첫 시작은 아파트 마을 공동체 활동이었다. 지역 청소년들의 진로 고민과 애로사항을 함께 나누며 상담을 진행했고, 이후 코로나19 시기를 계기로 ‘내일로 항공 이야기’라는 유튜브 채널과 블로그를 운영하며 본격적인 진로 멘토 활동을 시작했다. 김 학과장은 “코로나로 항공 산업이 위축되면서 진로를 고민하는 학생들이 많았다”며 “온라인 환경이 확대된 만큼 학생들에게 필요한 정보를 전달하고 방향을 제시해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현재 해당 채널은 수천 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으며, 그는 지금도 꾸준히 항공정비 관련 콘텐츠를 제작하고 진로 상담을 이어가고 있다.

또한 그는 직업상담사, 감정노동관리사, 진로코칭지도사, 심리상담사, 생활체육지도사 등 다양한 자격을 취득하며 학생들의 진로뿐 아니라 정서적인 부분까지 함께 살피고 있다. 김 학과장은 “진로를 고민하는 과정에서 상처받는 학생들의 마음까지 돌볼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왔다”고 설명했다.이러한 활동을 바탕으로 그는 올해부터 당진교육지원청과 당진행복교육지원센터가 운영하는 마을 기반 진로체험교실에 멘토로 참여하고, 지역 학교 방문 특강과 초청 진로 체험 활동도 진행할 예정이다.

당진에서 시작한 두 번째 인생

김 학과장은 지난해 9월 세한대학교 항공정비학과 교수로 부임하며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오랜 현장 경험과 교육 경험을 바탕으로 이제는 지역 학생들을 직접 가르치겠다는 결심이었다. 그는 “가족들의 반대도 있었지만, 결국 아내가 ‘당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라’며 지지해줬다”며 “그 덕분에 새로운 선택을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평소 전국 대학의 항공정비학과를 관심 있게 지켜보던 중 세한대학교 교수 모집 공고를 보게 됐다”며 “직접 캠퍼스와 실습 시설을 둘러보고 이곳이라면 지난 35년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남은 인생을 학생 교육에 쏟을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전했다.

“AI 시대에도 사라지지 않는 직업”

김 학과장은 항공정비 분야의 미래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그는 “항공정비는 AI가 대체하기 어려운 직업”이라며 “정비 과정에서 이중, 삼중의 확인이 필요한 만큼 사람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꼼꼼함이 요구되는 직업 특성상 여성 인력의 강점도 충분히 발휘될 수 있다”며 “실제로 학과 내 여학생 비율도 점차 증가하는 추세”라고 전했다. 이어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 속에서 중요한 것은 글로벌 경쟁력”이라며 “앞으로는 글로벌 항공정비사로 성장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그는 학생들에게 학과 슬로건이기도 한 “할까 말까 하라, 갈까 말까 가라. Right now 지금 여기 머무는 순간에 최선을 다해라”라는 메세지를 전하며 “내가 가르친 제자들이 항공사에 취업해 현장에서 당당하게 일하며 행복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는 것이 가장 큰 목표”라고 전했다.

>>김도현 학과장은

- 세한대학교 항공정비학과장

- 전 대한항공 항공정비사

- 전 대한항공 항공기술훈련원 전임 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