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늬바람’은 서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뜻한다. 당진의 가장 서쪽에 위치한 대호지면에 꼭 어울리는 이름이다. 주민들은 이 바람이 단순히 스쳐 지나가는 바람이 아니라, 지역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변화의 바람이 되길 바라고 있다. “대오지 (大奧地)가 아닌 대호지(大好地)로 만들고 싶다”는 주민들의 소박하지만 진심 어린 바람도 그 안에 담겼다.

지난 8일 대호지면 기초생활거점 조성사업의 일환으로 조성된 대호하늬바람센터 1층에 ‘카페 하늬’가 문을 열었다. 이날 열린 오픈데이 행사에서는 대호지사회적협동조합 카페 분과 위원들이 직접 제조한 음료를 주민들과 내빈들에게 나누며 개소를 축하했다.

자발적인 참여로 이뤄져

카페 하늬는 대호지사회적협동조합이 운영하는 마을 카페다. 협동조합에는 25명의 주민 조합원이 참여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13명이 카페 운영을 맡고 있다.

조합 내에는 카페분과를 비롯해 조경분과, 돌봄분과, 차수국분과 등이 운영되고 있는 가운데, 카페분과 위원들은 올해 3~4월 두 달간 바리 스타 교육을 받은 뒤 자격증까지 취 득하며 카페 운영을 준비해 왔다.

김금자 카페분과 팀장은 “대호지면에는 주민들이 편하게 모여 차 한 잔 마실 공간이 없었다”며 “주민 화합과 소통을 위해 분과 위원들이 모두 자원봉사로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호지면 주민자치회장인 곽기원 위원은 “강제가 아닌 자발적인 참여로 뜻을 모아 시작한 만큼 주민들과 지역이 상생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대호지 농산물로 만드는 특별한 메뉴

카페 하늬의 가장 큰 특징은 지역 농산물을 활용한 메뉴다. 아메리카노와 카페라떼 같은 기본 음료는 물론 차수국차와 고구마라떼, 말차라떼 등을 선보이고 있다. 특히 고구마라떼는 대호지면에서 재배한 고구마를 활용해 만들고 있다.

또한 감로차로 불리기도 하는 차수국차는 수국 잎으로 만들어 은은한 단맛이 특징 이다. 손선옥 위원은 “설탕을 넣지 않아도 단맛이 나고, 오래 덖을수록 당 도가 높아진다”며 “당뇨 환자들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카페 하늬에서는 향후 칸탈로프 멜론과 복분자, 쌀, 들깨 등을 활용한 다양한 음료를 개발할 예정이며, 지역 농산물 꾸러미 판매도 추진해 농가소득 증대에도 도움을 줄 계획이다.

수익보다 중요한 것은 ‘사람’

카페 하늬는 일반 카페와는 출발점부터 다르다. 수익 창출보다 주민들의 만남과 공동체 회복에 더 큰 의미를 두고 있다. 차미선 위원은 “다른 사회 적협동조합들이 수익사업에 초점을 맞추는 경우가 많지만 우리는 하늬바람센터를 활성화하고 주민들이 함께 어울릴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카페는 단순한 음료 판매 공간을 넘어 문화· 교육 공간으로도 활용될 예정이라고. 소규모 회의는 물론 각종 프로그램과 교육, 주민 모임 등이 가능한 복합공간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곽기원 위원은 “하늬바람센터는 주민들이 잘 활용해 보자는 취지로 만들어진 다목적 공간”이라며 “지나치지 말고 한 번쯤 들러 쉬어갈 수 있는 장소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더불어 김계환 대호하늬바람센터 운영위원회 사무국장은 “대호지는 당진시에서도 소멸위험이 높은 지역으로 꼽힌다”며 “카페는 물론 문화 공간조차 부족한 현실 속에서 주민들이 직접 지역 농산물을 활용해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열정만큼은 누구보다 뜨거워”

한편 유동인구가 많지 않은 지역 특성상 홍보에 대한 걱정도 있지만 주민들의 열정만큼은 누구보다 뜨겁다. 운영진들은 영업시간 외에도 자 발적으로 모여 음료 제조 연습을 하고, 메뉴판과 운영방안까지 직접 준 비하며 손님 맞이를 준비했다.

김금자 팀장은 “주민들이 처음 도전하는 일이지만 모두 열정을 가지고 배우며 준비했다”며 “지치고 힘든 날 편 안하게 들러 따뜻한 차 한 잔과 함께 위로를 얻어가는 공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손선옥 위원은 “여유를 느끼며 편안하게 쉬어갈 수 있는 곳이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으며, 곽기원 위 원은 “누구나 찾아와 담소를 나누고 쉬어갈 수 있는 이웃 사랑방 같은 공간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 운영시간 :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 까지(일요일 휴무)

- 위치 : 당진시 대호지면 대호로 35 (대호하늬바람센터 1층)

미니인터뷰 고종진 대호지사회적협동조합 대표

“지역주민 모이는 거점이자 휴식공간”

“카페 하늬는 수익 창출이 목적이 아니라 대호지면 주민들이 편하게 모여 교류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 조성했습니다. 당진시 전체 인구는 늘고 있지만 대호지면은 고령 인구 비율이 높은 지역입니다. 다방이나 카페가 없어 그동안 주민들이 앉아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이 부족했습니다. 회의실을 개조해 쉼터를 마련한 만큼, 오랫동안 꿈꿔온 이 공간이 지역의 다양한 활동이 모이는 거점이자 주민들이 편히 쉬어갈 수 있는 공간이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