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시민의창은 분야별 역량을 갖춘 당진 지역 전문가들이 참여해 각 분야의 영역을 심층 취재, 보도하는 코너입니다.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제작 보도합니다.

충남에서 외국인노동자는 지역 산업을 지탱하는 중요한 구성원이 되고 있다. 제조업, 농축산업, 건설업 등 다양한 현장에서 외국인노동자의 역할은 커지고 있지만, 이들이 실직하거나 사업장을 변경해야 할 때 마주하는 현실은 여전히 불안하다. 일자리를 잃는 순간 기숙사와 같은 거주지도 함께 잃고, 그럼에도 구직등록, 고용센터 방문, 체류기간 관리, 면접 준비를 동시에 해결해야 한다. 여기에 언어 장벽과 생활정보 부족까지 겹치면 실직 기간은 단순한 ‘구직 대기’가 아니라 생활 전체가 흔들리는 시간이 된다.
당진시 무수동 1안길에 위치한 ‘충남광역(당진)외국인노동자쉼터(운영법인 당진YMCA)‘는 이러한 공백을 메우기 위해 설치된 광역 단위 지원시설이다. 쉼터는 실직상태의 고용허가제 외국인노동자에게 임시 숙식과 구직 지원을 제공하고, 상담과 권익보호, 한국생활 적응을 돕는 역할을 맡고 있다. 당초 사업 취지도 도내 외국인노동자의 재취업과 지역 정착을 지원하는 데 있었다. 다시 말해 쉼터는 처음부터 단순히 숙식을 제공하는 시설이 아니라, 실직 이후 다시 일터로 돌아가기까지의 전환기를 지원하는 생활·고용 안전망으로 설계된 것이다.

쉼터가 만난 입소자는 캄보디아, 네팔, 베트남, 스리랑카, 미얀마 등 여러 나라에서 온 노동자들이었다. 대부분은 고용허가제로 한국에 들어와 제조업과 농축산업 현장에서 일해왔다. 이들이 일했던 업종은 생산물량이나 계절, 사업장 사정에 따라 고용상태가 흔들리기 쉬운 분야다. 그래서 한 사람의 실직은 개인의 선택이나 사정만으로 설명되기 어렵다. 지역 산업현장의 고용구조와 외국인노동자의 주거·고용 조건이 함께 만들어낸 공백이기도 하다.

충남광역(당진)외노쉼터에서 작년 7월11일 개소 이후부터 2026년 올해 6월까지 입소자 총 115명의 실태·욕구 조사에서도 이러한 특성은 구체적으로 확인된다. 쉼터 이용자는 캄보디아 46명, 네팔 27명, 베트남 18명 등 총 11개국 출신으로 구성되어 있었으며, 실직 전 월급은 200만원 이상~250만원 미만이 58명으로 가장 많았다. 평균으로 보더라도 실직 전 월급은 약 234만원, 본국 송금액은 약 163만원으로 조사 결과로 나타났다. 이는 다수의 입소자가 고임금층이라기보다 일정한 임금을 바탕으로 한국에서 생활비를 감당하고, 동시에 본국 가족에게 상당 부분을 송금해 온 노동자였음을 보여준다.

따라서 이들에게 실직은 단순히 한 달 수입이 줄어드는 문제가 아니다. 일자리를 잃는 순간 기숙사와 같은 거주지를 잃을 수 있고, 식생활과 생활비 부담, 구직등록과 면접 준비, 본국 가족에 대한 송금 부담까지 한꺼번에 흔들릴 수 있다. 쉼터의 식사와 부식, 생활용품 지원이 단순한 편의 제공이 아니라 재취업 전까지 생활을 버틸 수 있게 하는 기본 조건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나아가 구직정보 제공, 고용센터 연계, 면접동행이 함께 이루어질 때 쉼터는 실직 외국인노동자의 생활 불안을 완화하고 재취업까지의 공백을 줄이는 고용·생활 안전망으로 기능을 다할 수 있는 정말 중요한 시설인 것이다.

한국 입국한 목적에서도 이 같은 현실은 드러난다. 유효응답 112명 중 105명, 93.8%가 소득·경제적 목적을 한국 입국의 주요 이유로 응답했으며, 주택·토지 마련, 가족 부양, 귀국 후 창업·사업을 위한 목적도 함께 나타났다. 이는 외국인노동자의 한국 체류가 단순한 개인 취업에 그치지 않고 본국 가족의 생계와 귀국 이후의 삶, 장기적인 생활계획과 연결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결국 실직 외국인노동자를 지원하는 일은 한 사람의 숙식 문제를 돕는 것을 넘어, 재취업까지의 공백 속에서 삶의 기반이 무너지지 않도록 돕는 일이라고 볼 수 있다. 대부분이 소득 확보를 위해 한국에 입국했으며, 본국에서 집이나 토지를 마련하거나 사업을 시작하려는 장기적 목표도 확인됐다. 실직은 단순한 일자리 상실을 넘어 가족 부양과 귀국 후 계획까지 중단시킬 수 있으며, 내국인 기피하는 한국산업의 3D 업종 고용안정화를 위해서라도 신속한 구직 지원이 중요하다.

외노쉼터 운영에 대한 평가는 대체로 높았다. 2025년 12월부터 2026년 6월까지의 월별 종합 만족도는 모두 4.8점 안팎을 유지했다. 3월에는 4.94점으로 가장 높았고, 5월과 6월에도 각각 4.82점, 4.83점으로 높은 수준을 보였다. 청결관리와 식사, 부식 제공, 직원의 대응과 친절성 등 기본 운영이 안정적으로 이루어 지고 있다는 점이 수치로 확인된 셈이다
. 그러나 높은 만족도가 “이제 충분하다”는 뜻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다음 질문을 던지게 한다. 기본적인 숙식과 생활관리가 안정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면, 이제 무엇을 더 보완해야 할까. 월별 분석에서 반복적으로 드러난 답은 생활·구직정보, 문화·생활적응 프로그램, 다국어 규칙·절차 안내, 식문화·식생활 지원, 이동·접근성 지원이었다.
이 결과는 쉼터가 앞으로 어디로 나아가야 하는지를 보여준다. 외국인노동자에게 필요한 것은 잠자리 하나만이 아니다. 입소할 때 자신의 상황을 설명할 수 있어야 하고, 고용센터와 면접장까지 이동할 수 있어야 하며, 한국 생활에 필요한 정보를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여러 국적의 노동자가 함께 생활하는 만큼 식문화와 생활규칙도 세심하게 다뤄져야 한다. 특히 현원 변동과 물가 상승, 국적별 식문화 차이를 고려하면 식사와 부식 지원은 쉼터 운영의 가장 기본적인 조건이자 중요한 과제가 된다.
앞으로의 외노쉼터 운영 핵심은 ‘연결’이라고 생각한다. 입소자의 실직 사유와 체류기간, 희망직종, 건강상태, 생활비와 송금 부담을 확인하고, 필요한 도움을 하나씩 이어주는 방식이 필요하다. 고용센터 방문, 면접 동행, 통번역, 다국어 생활안내, 식생활 지원, 생활적응 프로그램은 따로 떨어진 사업이 아니라 재취업 전까지의 공백을 줄이는 하나의 과정으로 봐야 한다.
충남광역(당진)외국인노동자쉼터는 이미 실직 외국인노동자의 생활 공백을 채워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제 필요한 것은 그 역할을 더 분명하게 확장하는 일이다. 쉼터가 단순히 머무는 공간에 그치지 않고, 생활을 정비하고 정보를 얻고 다시 일터로 나아가는 거점이 될 때 외국인노동자의 지역 이탈도 줄일 수 있다. 이는 외국인노동자 개인을 위한 지원이면서 동시에 지역 산업현장의 인력 공백을 줄이는 일이기도 하다.
충남의 외국인노동자 정책은 이제 ‘들어오게 하는 것’에서 ‘머물 수 있게 돕는 것’으로 나아가야 한다. 쉼터는 그 전환의 가장 가까운 현장에 있다. 실직, 숙식, 구직, 체류, 언어, 식생활을 함께 살피는 지원체계를 갖추는 일은 외국인노동자의 빈틈을 메우는 동시에 당진과 충남지역사회가 함께 살아가기 위한 기반을 다지는 일이다. 실직외국인노동자를 정부가 지원하고 살피는 이유는 실직외국인노동자에 의한 사회문제를 미리 예방하고 사회적 비용을 줄이기 위한 정책으로 외국인노동자 사회안정망 구축과 고용의 안정화를 위한 중앙정부와 지자체의 지원체계가 절실한 상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