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산~당진 고속도로 4공구 공사가 벌어지고 있는 당진시 사기소1통 주민들이 성토 구간을 교량으로 바꾸고 마을 앞에 방음벽을 세워 달라는 요구안을 내놓았다. 주택을 헐고 흙을 실어 나르는 동안 가설방음벽조차 제대로 세우지 않았다는 게 주민들 주장이다.
사기소1통 주민들은 지난달 15일 마을총회를 열어 ‘사기소1통 당진-대산간 고속도로 대책위원회’를 다시 꾸리고 요구안을 정리했다. 보상협의 단계에서 만든 1기 대책위는 보상을 받은 주민들이 하나둘 마을을 떠나면서 활동이 끊긴 상태였다. 사기소1통은 90가구 규모로, 이가운데 분기점 공사 구간과 맞닿은 25가구가량이 이미 집을 비웠다.
“마을 갈라진다” 성토 구간 교량화 요구
대책위 요구안은 설계 변경과 공사 중 피해 저감, 두 갈래다. 설계와 관련해 대책위는 △마을이 양분되지 않게 남당진분기점 안 흙 성토 구간을 교량으로 건설 △주민설명회때 설치하겠다고 답해 놓고 설계에서 빠진 방음벽을 마을 주택이 있는 구간에 설치 △분기점 안 마을도로 폭을 6m에서 8m로 확장 등 세 가지를 요구했다.
방음벽을 두고는 설계 단계부터
답변이 어긋났다는 게 주민들 주장이다. 설명회 때와 달리 이후에는 설계속도가 시속 60km여서 소음 기준에 못 미친다는 답이 돌아왔다는 것이다. 성낙서 통장은 “대산 석유화학단지로 가는 길이라 화물차 통행이 많을 수밖에 없다”고 반박한다. 마을도로 확장 역시 공사가 끝난 뒤에는 손대기 어렵다는 이유를 들었다.

“가설방음벽 없이 집 철거”
공사 중 피해 저감대책은 여섯 가지다. 대책위는 △가설방음벽을 일부 구간에만 세우고 마을회관 앞 서부주택은 가설방음벽 없이 철거한 점 △비산먼지 대책을 철저히 한 뒤 공사할 것 △침사지가 있으나 제 역할을 못 하는 점 △발파는 무진동 발파로 할 것 △토사 유출로 중말천을 비롯한 하천 바닥에 흙이 쌓이고 배수로가 막혀 수해가 우려되는 점 △동산교회 농로 파손을 복구할 것 등을 요구했다. 산비탈에 공사도로를 낸 뒤에도 가설방음벽을 세우지 않고 흙을 실어 날랐다는 지적도 함께 담겼다.
한동우 주민대책위 위원장은 “가설방음벽을 치고 집을 헐어야 하는데 25채를 다 헐 때까지 설치하지 않았다”며 “민원을 거듭 넣은 뒤에야 자재가 들어왔다”고 말했다. 건물을 헐 때 비산먼지를 줄이려고 물을 뿌리는 작업도 제대로 하지 않았다고 주민들은 주장한다.
발파를 앞두고는 보상 기준을 명확히 하라는 요구가 뒤따랐다. 요구안에는 주택에 금이 몇 mm 갈라져야 보수나 신축을 해 주는지 밝히라는 내용이 손글씨로 덧붙었다.

붉게 드러난 절토면 “큰비 오면 또 물난리”
주민들이 가장 불안해하는 것은 토사 유출이다. 주민들 얘기를 종합하면 지난해 9월 큰비 때 토사 유출 방지시설을 갖추지 않아 흙이 마을 앞 중말천으로 흘러들었다. 같은 해 마을 일대는 침수 피해를 봤다. 주민들은 하천에 세운 교각에 나무와 풀, 쓰레기가 걸리면서 물 흐름이 막힌 것도 원인으로 본다.
올해 장마는 비가 적게 내려 큰 피해가 없었지만, 산을 깎아 붉은 흙이 그대로 드러난 절토면은 남아 있다.
성낙서 통장은 “시간당 80~100mm 폭우가 쏟아지면 저 흙이 그대로 마을로 내려온다”고 말했다.
담당자가 자주 바뀌는 것도 불신을 키운다. 이성우 총무는 “설명회때 다 해 주겠다고 한 사람들이 1년 지나면 바뀐다”며 “책임질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대책위 “기록해서 계속 민원”
대책위는 공사 현장을 사진과 영상으로 남겨 당진시와 한국도로공사, 국민신문고에 민원을 넣을 수 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 이를 위해 노트북을 마련하고 주민들이 찍은 자료를 모으고 있다고 설명했다.
성낙서 통장은 “민원을 제기할 당시에는 ‘알겠다’, ‘조치하겠다’는 답변만 하고 실제로 조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주민들이 애원하고 사정해야 그제서야 일부 조치를 취하는 척 하기를 반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주민들은 “할 수 있는 모든 가용 수단을 동원할 예정”이라며 “정 안되면 물리력 행사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4공구는 정미면 신시리에서 사기소동 당진분기점까지 4.11km구간으로, 금호건설이 시공을 맡았다. 교량 12개소와 분기점 공사가 들어간다. 대산~당진 간 고속도로 전체 구간은 25.36km로 2030년 개통이 목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