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 충 회(본지 편집위원/우강면 세류리)

작년 쌀농사는 전년도 대비 4만7천ha가 줄어든데다가 물난리가 겹쳐 생산량이 엄청나게 줄었다. 해마다 농민들이 시중쌀값보다 높은 정부수매를 한가마라도 더하기 위해 다투던 것이 반대로 시중쌀값이 수매값보다 높아지자 수매를 기피하고 급기야 당진군은 수매배정량중 7만여가마를 도청에 반납했다.(당진시대신문 95년 12월 25일자 기사)

해마다 농민과 농민단체, 또 뜻있는 국민들이 국가의 장래를 위해서라도 우리농업을 살려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정부는 나름대로 UR등 국제적 환경상 경쟁력을 높일 수밖에 없다고 강변한다. 그렇다면 정부는 진실로 농업경쟁력을 높이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는가? 총 57조원이란 천문학적 숫자를 들먹이고 있지만 농민들은 아직 피부적으로 느끼지 못한다. 오히려 이농현상은 더욱 빨라지고 생존의 불안과 동요는 가중되고 있다.

과연 우리나라 농업정책의 헛점은 무엇이고 우리농업을 어떻게 지킬것인지 최근 언론보도내용과 관련자료등을 참고하여 글을 써본다.

앞으로 세계는 식량부족사태를 맞는다

남한에서도 95년에 생산한 쌀로는 국민들이 일년동안 먹기에 부족할 것이란 생각이 든다. 물론 정부의 재고미가 있어 크게 걱정할 일은 아닌것 같지만 최근 기형적인 쌀값상승은 쌀이 부족할 것이라는 추측을 가능케한다.

정부에선 일부 쌀상인들의 매점매석 때문이라고 말하지만 쌀상인들의 말로는 쌀을 사고 싶어도 못산다고 한다. 정부는 물가동요를 막기위해 정부미를 방출하고 농협에 쌀값하락을 종용하도록 지시했지만 만약 근본적으로 쌀이 부족하다면 올여름 단경기에 이르러는 더욱 악화되는 현상이 나타날 것이다.

아무튼 정부의 쌀값 하향조정정책이 나오자 여당인 신한국당조차 쌀값은 15만원선이 돼야하고 이런 쌀값은 96년 4월까지 지속돼야 한다는 모처럼 갸륵한 말을 했는데 왜 하필 올 4월까지란 말인가? 정부와 정치인은 앞으로 닥쳐올 세계 식량부족사태를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아니 알고 있다손쳐도 대비할 의식이 없다.

결국 우리나라는 UR에 관계없이 외국쌀을 수입해 먹어야할지도 모르는데 식량부족은 이제 세계적 현상이라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현재 아시아 인구는 34억 정도이며 2025년엔 48억으로 늘어난다고 한다. 이때 필요한 식량은 지금의 60%가 더 생산돼야 하는데 필리핀에서 개발되는 ‘수퍼쌀’을 재배해도 요구량의 절반인 30%수준에 그친다고 한다. ‘수퍼쌀’이란 유전공학을 응용한 초다수확 품종으로서 300평에 1500kg의 쌀을 생산할 수 있다고 한다.

앞으로 식량은 무기가 된다

미국은 2차대전 직후부터 식량을 무기화할 계획을 세웠다고 한다. 한때 미국은 중동의 석유개발권을 손에 쥐고 있었으며, 전쟁무기 판매고는 아직도 미국경제를 지탱하고 있지만 냉전시대가 끝난 지금은 세계의 정치, 경제를 손아귀에 확실히 쥘 수 있는 무기는 역시 식량이라는데 이의가 없다.

우리는 흔히 TV나 신문에서 리비아의 토목공사 광경을 볼 수 있다. 수천km의 모래벌에 대형차가 들어갈만한 크기의 토관을 묻고 있는데 이것이 사막에 물을 끌어 농사 지으려는 수로공사라고 한다. 농사로 말하면 세계에서 가장 열악한 사막에 농사를 짓겠다는 그런 무모한 일을 하는 것은 바로 식량무기화시대를 대비하자는게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우리농업 살리기 대책은 무엇인가

농림수산부는 올부터 논에 비닐하우스 시설비 지원금 50%와 융자금 30%의 전면중단을 검토중이며 한계 생산농지의 경작지 손실보전금을 지급하는 이른바 직접지불제를 검토하겠다고 한다. 한마디로 줄어드는 경작면적을 막아보겠다는 뜻인데 그예산이란게 고작 연구비조로 1억원이라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직접지불제란 쌀농사의 비교역적 기능과 공익적인 효과를 인정하여 타산업을 안하는 대신 쌀농사로 인한 경제적 손실을 국가가 보충해주는 것을 말한다.

이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고 농민단체에서 수년전부터 주장해 온 바이다. 또 UR에서도 용인된 내용이며 미국의 예를 들면 미국쌀 생산농가에 대해 총수입의 41%에 해당하는 돈을 직접 지불하고 있다.

세계는 지금 식량부족뿐만 아니라 식수난, 생활용수부족에 직면해 있다. 기상이변과 공업용수의 과다한 사용으로 물자원 고갈이 심각한 상태에 놓여있다. 가깝게는 우리 당진땅에도 한보, 동부, 동국제강등 국내 굴지의 철강공장이 들어서고 이에 따른 삽교호 물의 엄청난 사용으로 머지 않아 삽교호뿐만 아니라 지하수까지 고갈될지도 모른다.

우리나라 식량을 자급하려면 총 110만ha 논에 벼를 심어야 하는데 이때 논에 물을 가두어 두는 효과는 소양강댐의 6~10배와 맞먹는다고 하니 쌀농사의 효과는 수자원 함양효과만으로도 국가적으로 엄청난 이익을 수반하게 된다.

여기에 덧붙여 말할건 당진군내의 모든 기업활동에서 얻어지는 국가세금의 일부를 지방자치단체에 이양시켜 지방자치단체로 하여금 농업재해대책, 추곡수매자금등 농업보전기금을 마련해 나가도록 해야할 것이다.

우리나라 식량을 안정적으로 자급하고 농민들의 영농의식을 고취시키려면 무엇보다도 10년후의 쌀값까지 도시중산층의 소득에 맞먹는 수준에서 예시하는 것이 최고의 대책이다.

어느 공장에서 물건을 생산할 때 충분한 이득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생산하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농민들도 수지맞지 않는 농사는 지으려 하지 않는다. 지금까지 농민들은 “올해는 작년보다 정부수매가격이 몇몇 프로정도는 오르겠지”하는 막연한 기대감 속에서 농사를 짓다가 연 3년째 수매가격이 동결되고 앞으로 쌀값이 오를 전망이 불투명하므로 농토를 묵히고 전업을 하거나 공장으로 빠져 나가고 있다.

정부는 국제경쟁력 강화를 위해 경쟁력 있는 농가만을 상대로 집중적으로 정책자금을 지원한다지만 그것은 현재 진행되는 빈 농촌현상을 가속화 시킬것이며 도시의 주택문제, 교통문제, 상하수도문제, 환경문제, 범죄문제등을 해소하는 데 도시민의 세금부담을 현재보다 세곱이상이나 가중시킬 것이다.

정부는 더 늦기전에 한국농업의 위기상황을 정확히 짚어 좌충우돌식의 정책으로 국력을 소모하지 말고 장기적이고 확실한 농업정책을 수립하여 우리농업을 보전해야 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