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날 저녁 콩을 불리는 것으로 두부 만들기가 시작된다. 적당히 불었는지 상태를 살피고, 다음날 이른 새벽 본격적인 두부 생산에 들어간다. 간수의 양과 응고 상태에 따라 두부의 맛과 모양이 달라지는 만큼 어느 과정도 소홀히 할 수 없다. 이렇게 만들어진 두부가 소비자의 식탁에 오른다.
당진산 콩 100%로 신선한 두부를 만들어내는 ‘우리콩 우리두부’는 당진시니어클럽이 시장진입형 노인일자리 사업의 하나로 운영하고 있다. 2015년 시작해 10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이곳에는 사업의 시작부터 지금까지 현장을 지켜온 조용희 우리콩 우리두부 팀장이 있다.
故 방두석 목사 권유로 시작한 두부
예산이 고향인 조 팀장은 약 50년 전 결혼과 함께 당진으로 이주했다. 이후 당진수협 웨딩홀 뷔페 피로연과 한식당 등을 운영하며 약 30년간 요식업에 종사했다. 이후 가게를 정리하고 쉬고 있던 조 팀장은 당진감리교회 권사로 교회 일을 돕고 있었다. 당시 故 방두석 목사가 시니어클럽의 두부 사업을 교회에 유치하면서 조 팀장에게 사업을 맡아달라고 권유했다.
요식업 베테랑이었지만 두부를 만드는 일은 전혀 다른 분야였기에 그는 처음에는 손사래를 치며 거절했다. 조 팀장은 “방두석 목사님이 복지 분야에 관심이 깊었다”며 “어르신들이 직접 일하면서 스스로 쓸 수 있는 용돈을 벌고 보람찬 여가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돕고자 하셨다”고 말했다. 이어 “목사님이 권하신 뜻을 따르고자 제안을 받아들였다”고 덧붙였다.
“눈 감고 맨땅에 헤딩”
첫 두부사업장은 2015년 당시 교회 식당 옆에 있던 안신빌딩 2층의 작은 작업장에서 시작됐다. 아무런 기반이 없던 만큼 시작부터 쉽지 않았다. 두부 기계를 설치할 때 들은 한 시간가량의 설명이 사실상 배움의 전부였다. 조 팀장은 “처음에는 눈 감고 맨땅에 헤딩하는 격이었다”며 “당시에는 새벽 4~5시부터 일을 시작했는데, 교회에서 기도하다가도 두부가 잘못됐다는 연락을 받으면 예배를 드리다 말고 곧장 뛰어가야 했다”고 말했다.
간수 조절에 실패해 두부가 제대로 응고되지 않는 등 매일같이 시행착오를 겪었고 조 팀장은 시니어클럽의 지원과 사비를 들여 전북 전주, 인천 등 전국의 두부사업장을 찾아다니며 기술과 운영 노하우를 배웠다. 그는 “당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며 “특히 전라도 지역의 사업장이 잘 운영되고 있었다. 어떤 곳은 두부 생산시설 옆에 두부 요리 전문식당을 함께 운영해 생산과 소비가 잘 맞물려 돌아가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지역에서도 이런 사업이 가능했으면 하는데 우리만의 노력으로는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시 차원에서도 관심을 갖고 협조해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덧붙였다.
“솔선수범해야 함께 일할 수 있어”
사업을 안정시키는 과정에서 또 하나의 과제는 함께 일하는 어르신들을 이끄는 일이었다. 조 팀장은 “이미 각자의 삶의 지혜가 있는 분들이 모였기에 함께 사업을 잘 이끌어가기 위해서는 내가 먼저 앞장서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기계 하나하나도 자세히 볼 줄 알아야 했다”고 말했다.
격주 근무 시스템이지만 기계 고장이나 품질 저하 등 예상치 못한 상황에 즉각 대처하기 위해 그는 사실상 매일 현장을 지켜왔다.
특히 두부 생산은 근무시간에만 이뤄지는 일이 아니다. 전날 저녁부터 콩을 불려야 하기 때문이다. 콩을 불리는 시간과 상태에 따라 두부의 품질이 달라지는 만큼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조 팀장은 “두부를 만드는 일이 낮에만 한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다”라며 “전날부터 콩을 불리는 8시간 정도의 과정을 계속 확인하고 조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담당 근무자가 저녁에 일을 하는 동안에도 집에서 콩 상태를 확인하고 서로 소통한다”며 “퇴근한 뒤에도 두부 생각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시행착오 딛고 모범 사업장으로우리콩 우리두부의 사업 규모는 점차 확대됐다. 2020년 당진축협 하나로마트에 2호점을 열었으며, 2024년에는 당진농협 하나로마트에 3호점을 개점했다. 새로운 사업장이 문을 열 때마다 조 팀장은 책임자로 현장을 지키며 사업을 안정시키는 데 노력했다.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는 과정에서도 조 팀장의 노력이 이어졌다. 지난해 출시한 서리태 콩물이 대표적이다. 일반적으로 두부를 만들거나 콩물을 만들 때 사용하는 백태와 달리 서리태는 찹쌀처럼 끈기가 있어 기계가 막히는 등 가공 과정이 까다롭다.
조 팀장은 직접 검은콩을 가져와 여러 차례 시험하며 적절한 비율을 찾아냈다. 이후 시니어클럽 관계자들과 시식회를 거쳐 제품을 출시했고, 현재는 우리콩 우리두부의 효자 상품으로 자리 잡았단다. 모두의 노력이 더해져 우리콩 우리두부는 다른 지역에서 벤치마킹을 올 만큼 모범적인 노인일자리 사업장으로 자리 잡았다.

“정직한 두부 만든다는 자부심”
가족들은 조 팀장의 건강을 걱정하며 일을 만류하지만 여전히 애정을 갖고 10년 넘게 현장을 살피고 있는 그에게 이 일은 삶의 일부다. 조 팀장은 “만들고 있는 두부의 품질에는 자신한다”며 “조금이라도 깨지거나 상한 콩은 일일이 손으로 골라내 정직하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저희 두부를 애용해주셔서 감사하고, 우리콩 우리두부를 통해 든든하게 단백질을 보충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위치:당진축협하나로마트(채운동)당진농협하나로마트(대덕동) 내
◼가격:모두부5500원,팩두부4500원,순두부2500원,서리태콩물8000원(900ml)·5000원(500ml)
◼문의:041-353-618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