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산업 침체가 장기화하고 있는 당진시가 ‘산업위기 선제대응지역’에 이어 ‘고용위기 선제대응지역’으로 지정됐다. 이에 따라 위기에 처한 철강기업뿐 아니라 근로자와 구직자까지 정부의 고용 관련 특별지원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20일 고용정책심의회를 열고 당진시를 고용위기 선제대응지역으로 지정했다. 이어 지난 24일 고용노동부 고시 제2026-63호를 통해 당진시의 지정을 공식 고시했다. 당진은 앞서 지난 6월 15일 철강산업 침체에 따라 ‘산업위기 선제대응지역’으로 지정된 바 있다. 두 달여 만에 고용 분야에서도 위기지역으로 지정되면서 산업과 고용 양쪽에서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철강산업 위기, 고용시장으로 번지나

이번 지정의 배경에는 당진 경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철강산업의 장기 침체가 있다.

경기 둔화에 전기·원자재 가격 상승, 글로벌 환경규제 강화 등이 겹치면서 지역 철강업계에서는 부도와 조업 단축, 인력 감축 등이 이어지고 있다. 기업 경영 악화가 세수 감소에 그치지 않고 신규 채용 감소와 근로자 이탈 등 지역 고용시장 전반으로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졌다.

이에 당진시는 산업위기 선제대응지역 지정 이후 대전지방고용노동청 천안지청에 지역 고용 관련 자료와 의견을 제출하며 고용위기 선제대응지역 지정을 협의해 왔다.

고용위기 선제대응지역은 실제 대규모 실업이 발생한 이후가 아니라, 주력산업 악화나 주요 기업의 구조조정·사업 축소 등으로 고용사정이 급격하게 나빠질 우려가 있는 지역을 미리 지정해 지원하는 제도다. 정부는 올해부터 신규 지정기간을 최대 6개월에서 최대 1년으로 확대했다.

기업부터 근로자·구직자까지 지원

지정에 따른 실질적인 지원 범위도 넓다.

고용노동부 고시에 따르면 고용위기 선제대응지역에서는 △사업주의 고용유지지원금 △고용안정 및 직업능력개발 등 일자리 사업 △실업자·근로자 생활안정 지원 △지역고용촉진지원금 등의 특별지원이 가능하다. 정부는 예산 범위에서 일반 지역과 지원요건이나 지원수준을 달리하거나 우선 지원할 수도 있다.

특히 경영난을 겪는 기업이 근로자를 해고하는 대신 휴업·휴직 등 고용유지조치를 실시할 경우 고용유지지원 제도를 활용할 수 있어 고용 충격을 줄이는 안전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근로자와 구직자를 위한 지원도 있다. 다른 선제대응지역에 적용된 정부 고시를 보면 직업능력개발훈련을 비롯해 직업훈련생계비 대부, 국민취업지원제도, 근로자 생활안정자금 융자, 임금체불 근로자 생계비 융자 등의 지원이 연계된다.

기업의 신규 고용을 유도하는 지역고용촉진지원금도 눈에 띈다. 선제대응지역으로 사업을 이전하거나 새로 설립·증설한 기업이 일정 요건을 갖춘 지역 구직자를 신규 채용해 고용을 유지하면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제도다.

철강 근로자 3516명에 50만 원…추가 지원 확대 추진

당진시는 이번 지정과 별도로 이미 국비 20억 원을 확보해 ‘당진철강 버팀이음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중소기업 철강산업 재직근로자와 일용근로자, 화물운송 근로자 등 총 3516명에게 1인당 50만 원의 고용안정자금을 지역화폐로 지급하는 사업이다.

시는 이번 고용위기 선제대응지역 지정을 계기로 추가 국비 확보에도 나설 계획이다. 국비를 추가 확보할 경우 현재 철강업 중심으로 마련된 지원 대상과 사업 범위를 어디까지 확대할 수 있을지가 관심사다.

특히 지난 6월 산업위기 선제대응지역 지정에 이어 고용위기 선제대응지역까지 연이어 지정되면서 당진시는 기업의 경영위기 대응과 근로자 고용안정을 동시에 지원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확보하게 됐다.

반면 두 차례의 위기지역 지정은 그만큼 당진 경제의 높은 철강산업 의존도와 지역 고용시장의 취약성을 보여주는 지표이기도 하다. 단기적인 정부 지원을 넘어 철강산업 침체에 따른 고용 충격을 얼마나 줄이고 지역 산업구조를 다변화할 수 있을지가 향후 과제로 남는다.

김기재 당진시장은 “이번 지정은 철강산업의 고용 충격을 줄이고 주력산업의 고용 악화가 지역경제 전반으로 번지는 것을 막는 데 의미가 있다”며 “숙련인력 유출을 막고 정부와 적극 협력해 지역 고용시장의 안정성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