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시가 인공지능 전환(AX·AI Transformation)을 시정 전반에 적용하는 ‘AX 선도도시 당진’을 새로운 도시 비전으로 내세웠다. 안전과 산업, 행정을 3대 축으로 정하고 오는 2030년까지 AI를 활용한 도시 전환을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김기재 당진시장은 지난달 31일 당진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AX 선도도시 당진’ 비전을 발표했다. 이어 시청 대강당에서는 시민과 기관·기업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비전 선포식이 열렸다.

김 시장은 이날 “AI가 산업과 도시 그리고 행정과 시민의 일상을 바꾸는 변화가 이미 시작됐다”며 “철강과 제조업의 침체, 기후재난과 안전사고, 행정서비스 변화 요구 등 현재 당진이 직면한 문제를 AX를 통해 새로운 기회로 바꾸겠다”고 밝혔다.

시는 이번 계획을 △안전 AX △산업 AX △행정 AX 등 세 분야로 나누고 7대 선도사업을 추진한다.

위험 예측하는 ‘안전 AX’…AI 통합관제센터 구축

안전 분야에서는 현재 사고 발생 이후 신고와 수습에 집중된 대응체계를 위험을 사전에 파악하고 대응하는 구조로 바꾸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기상과 하천, 교통, 방범 CCTV, 각종 센서 정보를 연결하는 ‘AI 통합관제센터’를 구축한다. AI가 위험 징후와 사고 가능성을 분석하면 관제요원과 경찰·소방 등 관계기관이 이를 토대로 대응하는 방식이다.

교통 분야에는 교통량에 따라 신호를 조정하는 AI 신호체계와 보행자의 이동속도를 감지해 신호 시간을 조절하는 스마트 횡단보도 등을 도입할 계획이다.

당진시는 오는 2030년까지 사고 발생 확률을 20% 줄이고 취약지역에 관제센서와 CCTV 100개소 이상을 설치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데이터센터 중심 산업 AX…농업·제조업에도 AI 접목

산업 분야에서는 AI 데이터센터를 핵심 기반으로 삼는다. 당진시는 정부의 대규모 AI 데이터센터 사업과 연계한 1GW 규모 데이터센터를 비롯해 현재 3개가량의 데이터센터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한 곳은 조만간 300MW 규모의 투자협약을 체결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시는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관련 기업과 인재를 유치하고 교육·연구와 산업을 연결한다는 구상이다. AX 산업혁신 교육과 AI 융합산업단지 조성, 관련 기업 유치도 계획하고 있다.

기존 산업에도 AI를 접목한다. 농어업 분야에는 생산량과 기후 데이터를 활용한 예측기술, 자율주행 농기계 등을 도입하고 제조업에는 AX 실증산단을 구축해 기술을 생산현장에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청년타운 나래를 중심으로 AI 스타트업 육성도 추진한다. 소상공인에게는 홍보와 경영분석, 고객관리 등에 AI 활용을 지원하는 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시는 2030년까지 △AI 데이터센터 3개 이상 △제조업·농업 AX 전환 50개소 이상 △AI 스타트업 60개 이상 △청년 일자리 5000명 이상을 목표로 제시했다.

다만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청년 일자리 5000명의 구체적인 산출 근거는 제시되지 않았다.

김 시장은 데이터센터 3개가 들어설 경우 발생하는 직접 고용과 관련 기업 유입에 따른 고용 등을 종합해 추산한 수치라고 설명했다.

‘AI 시민비서·행정주무관’ 도입…내년부터 단계 추진

행정 분야에서는 시민 대상 ‘AI 시민비서’와 공직 내부의 ‘AI 행정주무관’을 도입한다.

AI 시민비서는 출생과 육아, 취업, 노후 등 시민의 상황에 맞는 지원정책과 행정서비스를 찾아 안내하고 민원 신청과 처리과정을 확인하도록 하는 시스템이다.

시는 내년부터 AI 시민비서를 24시간 운영하고, 2030년까지 복합민원 처리기간을 30%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공직 내부에는 법령과 자료 검색, 보고서 작성, 회의와 기록 정리 등 반복업무를 지원하는 AI 행정주무관을 단계적으로 전 부서에 확대한다.

시는 2027년까지 AX 기반을 구축하고 2028~2029년 주요 사업의 현장실증을 거쳐 2030년 AX 선도도시를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이후 문화와 체육, 관광, 전통시장, 소상공인 등으로 적용 분야를 확대할 예정이다.

큰 그림 먼저 제시…예산 규모는 아직 구체화 안 돼

하지만 이날 발표에서는 AX 전환에 필요한 전체 사업비와 재원조달 방안은 구체적으로 제시되지 않았다.

관련 질문에 김 시장은 중앙정부의 AI·AX 정책과 공모사업 등을 지켜보며 국비 확보에 나서는 한편, 각 부서가 사업을 구체화해 내년도 예산부터 반영하겠다고 답했다.

김 시장은 “현재 각 부서별로 정책 구상을 하고 있고 내년 예산에 담을 예정”이라며 “구체적인 계획이 마련되면 사업비를 다시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번 비전이 실제 사업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향후 개별 사업의 재원 규모와 국·도비 확보 가능성, 민간투자 범위 등을 얼마나 구체적으로 마련하느냐가 과제가 될 전망이다.

김 시장은 “중요한 것은 얼마나 많은 AI 사업을 하느냐가 아니라 시민의 삶이 얼마나 좋아졌고 산업 경쟁력과 행정이 얼마나 달라졌느냐”라며 “보여주기 위한 AX가 아닌 시민이 체감하는 변화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기자회견 질의응답]

Q. 제조업에 AI가 도입되면서 로봇과 AI가 사람의 일자리를 대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고, 전국적으로도 이를 둘러싼 사회적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당진은 현대제철을 비롯한 제조업 종사자가 많은 도시다. 이런 문제까지 고려해 산업 AX를 추진하는 것인가?

김기재 시장: 당진의 철강산업은 지역경제의 중심축이지만 해외 관세 등 대외적인 여건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고, 이러한 영향이 노동자와 지역경제에도 미치고 있다. 장기적으로 산업의 지속가능성을 생각하면 AI를 철강산업과 농어업에 접목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농업은 일손 부족과 고령화 문제가 심각하기 때문에 AI를 접목한 농기계 자동화와 생산량·기후 예측 등에 활용할 수 있다. 제조업 역시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정확한 데이터 분석이 필요하다. 당진지역 기업부터 AI 기술을 선도적으로 도입해 산업구조의 경쟁력을 높여나가겠다.

Q. AX 대전환을 추진하려면 상당한 재원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전체 사업비는 어느 정도이며 국비 공모사업이나 국·도비 매칭 계획은 마련돼 있나?

김기재 시장: 중앙정부에서도 AX와 AI 관련 세부계획과 예산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으며 이를 계속 확인하고 있다. 정부의 정책과 공모사업이 발표되면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 당진시 자체적으로는 조직개편과 함께 각 부서에서 오늘 발표한 사업에 대한 정책 구상을 진행하게 된다. 이를 내년도 예산에 반영할 예정이다. 아직 구체적인 사업비를 산출한 단계는 아니며 세부계획이 마련되는 대로 별도로 발표하겠다.

Q. 2030년까지 AI 데이터센터 3개 이상과 AI 스타트업 60개 이상, 청년 일자리 5000개 이상을 만들겠다고 했다. 현재 확정된 투자와 기업의 고용계획은 어느 정도이며 ‘일자리 5000개’는 무엇을 근거로 산출했나?

김기재 시장: 데이터센터가 들어오면 일반적으로 발생하는 고용인력이 있고 데이터센터와 함께 관련 기업들도 추가로 들어오게 된다. 데이터센터 3개소가 들어왔을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일자리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제시한 수치다.

데이터센터뿐 아니라 AI 산업과 안전·행정 분야에서도 추가 인력이 필요할 수 있다. 사회 전반의 AX 전환 과정에서 발생할 일자리까지 포함해 판단하고 있다.

Q. 현재 추진 중인 AI 데이터센터 사업은 어디까지 진행됐나?

김기재 시장: 1GW 규모 AI 데이터센터 사업은 부지 계약까지 마친 상황이다. 사업이 보다 가시화되면 대외적으로 협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현재 당진에서 3개 정도의 AI 데이터센터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이 가운데 한 곳은 며칠 내 별도의 업무협약이 이뤄질 예정이다. 데이터센터를 당진의 새로운 성장 기반 가운데 하나로 만들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Q. 당진은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중이 높은 지역이다. AI 시민비서 등 행정 AX가 오히려 고령층의 행정 접근성을 떨어뜨릴 가능성은 없나? 이에 대한 대책은 무엇인가?

김기재 시장: AI를 활용하기 어려운 고령층 등의 정보 접근성 문제를 줄이는 것 역시 행정의 역할이다. 모든 행정서비스를 AI로 전환하겠다는 것은 아니다.

AI를 통해 보다 빠르고 정확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동시에 고령자나 거동이 불편한 시민에게 제공하는 기존의 직접적인 행정서비스도 병행해야 한다. 오히려 지금보다 더 친절한 대면 행정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