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선 9기 김기재 당진시장이 출범한 지 두 달이 지났다. 취임 100일까지 남은 시간은 많지 않다. 지금 필요한 것은 새로운 사업을 늘어놓는 것이 아니라, 시민이 가장 걱정하는 현안에 행정력을 집중해 분명한 결과를 보여주는 일이다. 가장 시급한 것은 철강산업과 고용위기다. 당진에서 철강산업의 어려움은 한 기업의 문제가 아니다. 대기업의 경영 악화가 협력업체와 근로자, 가족, 골목상권으로 이어지면 도시 전체의 민생경제가 흔들릴 수 있다. 따라서 기업 지원, 고용 유지, 재취업, 소상공인 보호를 하나의 종합대책으로 묶어야 한다. 지원기업 수, 고용유지 인원, 재취업 실적 등을 시민에게 공개해 ‘일자리를 지켜내는 당진’이라는 신뢰를 만들어야 한다.
두 번째는 민생경제다. 경제회복지원금을 둘러싼 시와 시의회의 논쟁보다 중요한 것은 시민의 삶이다. 전통시장 매출, 지역상품권 사용액, 소상공인 폐업률 등 실제 지표로 정책 효과를 평가해야 한다. 시민이 원하는 것은 정치적 승패가 아니라 장사가 되고 일자리가 유지되는 당진이다.
세 번째는 국가사업과 국비 확보다. 장고항 국가거점어항, 당진항 개발, 제2서해대교, 광역교통망은 당진의 향후 10년을 좌우할 핵심사업이다. 수십 개 사업을 모두 중요하다고 하기보다 시장이 직접 관리할 핵심사업 10개 안팎을 선정해 충남도, 국회, 중앙정부와 원팀으로 대응해야 한다.
당진의 미래는 철강을 버리는 데 있지 않다. 철강과 항만, 산업단지, 전력 인프라라는 강점을 AI, 데이터센터, 수소, 그린스틸, 해상풍력과 연결해야 한다. 그렇게 한다면 당진은 단순한 철강도시를 넘어 ‘대한민국 서해안 산업전환 거점도시’로 도약할 수 있다. 환경과 의료도 빼놓을 수 없다. 반복되는 침수와 폐기물, 침출수 문제는 시민의 생활안전과 직결된다. 종합병원 건립과 함께 소아·응급·산부인과 등 현재의 의료공백을 줄이는 대책도 필요하다. 무엇보다 당진의 미래 앞에서는 시와 시의회, 여야가 따로일 수 없다. 민생과 국가사업, 일자리 문제만큼은 한목소리를 내야 한다.
김기재 시장의 취임 100일을 평가하는 기준은 복잡하지 않다.
철강과 일자리를 얼마나 지켰는가. 민생경제를 얼마나 회복시켰는가. 국비와 국가사업을 얼마나 확보했는가. 그리고 당진의 새로운 미래를 어디까지 시작했는가. 지금 당진은 위기와 기회가 동시에 찾아온 전환점에 서 있다.
“위기에 강한 당진, 산업을 바꾸는 당진, 시민의 삶이 먼저 좋아지는 당진.” 취임 100일은 얼마나 많은 사업을 발표했는가가 아니라, 무엇을 지켰고, 무엇을 따냈으며, 무엇을 바꾸기 시작했는가를 시민에게 보여주는 시간이 되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