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선산수목원 전경
삼선산수목원 전경

무더웠던 여름이 물러가고 선선한 바람이 불면서 가을이 다가오고 있다. 계절의 변화를 가까이에서 느끼고 싶다면 숲길을 따라 걸으며 자연을 살펴보는 것은 어떨까. 고대면 진관리에 자리한 삼선산수목원은 지난 2017년 4월 문을 열었다. 봄에는 진달래와 벚나무가 꽃을 피우고, 여름에는 짙어진 녹음 사이로 수국과 원추리가 계절의 색을 더한다. 지난달 30일 찾은 삼선산수목원은 가을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조금씩 주황빛으로 물들기 시작한 푸른 잎이 눈에 띄었고, 산책로 바닥에는 낙엽이 하나둘 쌓이고 있었다. 여름 내내 꽃을 피웠던 식물들 사이로 가을꽃도 모습을 드러내며 계절의 변화를 알렸다.

춘추벚꽃
춘추벚꽃

지나치기 아쉬운 작은 정원들

수목원에는 암석원, 수국원, 열매원, 단풍나무원, 진달래원, 자작나무원 등 식물을 주제별로 모아 조성한 전시원이 위치해 있다.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다양한 식물을 만날 수 있는데 각각의 공간에 담긴 이야기를 알고 둘러보면 수목원을 더욱 풍성하게 즐길 수 있다.그중에서도 눈여겨볼 만한 곳은 시민정원사들이 조성한 세 개의 작은 정원이다. 당진시 시민정원사 양성 과정을 수료한 시민들이 수목원 내 유휴공간을 활용해 직접 가꾼 곳이다.

나비가 자주 찾아오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조성된 나비정원은 입구에서 방문객을 맞이한다. 나비바늘꽃과 청세이지 등이 꽃을 피워 가을 정원에 색을 더한다. 이외에도 난대온실 옆에는 꿈의정원이, 능선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바람의정원이 자리한다. 산책로를 바쁘게 지나치기보다 잠시 걸음을 멈추고 시민정원사들이 어떤 식물을 심고 가꿨는지 살펴보는 것도 수목원을 즐기는 방법이다.

물가에서 만나는 가을꽃

입구를 지나 산책로를 따라가면 돌다리가 눈에 띄는 습지원이 나타난다. 연과 수련 등 수생식물이 자라는 곳으로, 물 위에 피어난 꽃과 식물의 모습을 가까이에서 감상할 수 있다. 인근 생태연못 주변에는 가을까지 꽃을 볼 수 있는 나무수국도 자리한다.아울러 습지원 옆 차단기 주변으로는 벌개미취와 쑥부쟁이가 꽃을 피워 가을의 정취를 더한다.

삼선산수목원 맨발걷기길
삼선산수목원 맨발걷기길

숲 위 걷고 황톳길을 맨발로

습지원을 지나 산책로를 조금 더 걸으면 방문자센터에 닿는다. 센터 뒤로는 소나무가 우거져 있고, 주변 산책로에서는 나무 사이로 이어지는 숲길을 걸으며 한층 차분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특히 방문자센터 위쪽으로 올라가면 삼선산수목원의 자랑거리인 숲하늘길 출렁다리가 나타난다. 다리 위에 서면 아래쪽 산책로와 주변 나무가 한눈에 들어온다. 숲 사이를 가로지르며 걷는 동안 지상에서 올려다보던 나무와 숲을 다른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다.

센터 옆 길을 따라 조금 더 오르면 황톳길을 만날 수 있다. 약 1.3km 길이의 맨발걷기길로 가을이 지나기 전 황톳길을 맨발로 걸으며 발밑의 감촉을 느끼는 동시에 주변 숲의 풍경을 천천히 살펴보길 추천한다. 세족장이 마련돼 있어 걷기를 마친 뒤 발을 씻을 수 있다.

지난 9월 사마귀를 주제로 유아 숲체험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지난 9월 사마귀를 주제로 유아 숲체험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숲 배우고 자연 체험해

삼선산수목원을 더욱 깊이 있게 즐기고 싶다면 수목원 교육프로그램에 참여해 보는 것도 좋다. 수목원에서는 자연환경과 생태자원을 바탕으로 어린이와 청소년, 일반인을 대상으로 숲해설사와 함께하는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유아 숲체험은 수목원 내 유아숲체험원에서 진행되며, 만 3~5세 어린이를 대상으로 약 90분 동안 운영된다. 아이들은 계절에 따라 달라지는 숲의 모습을 관찰하고 다양한 생태 놀이에 참여하며 자연을 가까이에서 경험한다.

프로그램은 계절별 주제에 맞춰 달라진다. 10월에는 ‘바스락바스락 가을 색 찾기’를 주제로 단풍이 드는 이유를 알아보고, 색 카드를 활용해 나뭇잎을 모으거나 오감으로 단풍잎을 탐색하는 등 가을 숲을 체험하는 활동이 진행된다.

프로그램 참여를 희망한다면 당진시 평생학습포털 ‘배움나루’에서 관련 강좌와 신청 방법을 확인하면 된다.

조용일 씨와 황용 팀장
조용일 씨와 황용 팀장

시니어클럽과 함께 식물표본 전시

아울러 삼선산수목원은 식물 관람 공간을 넘어 희귀·특산식물을 보전하고 연구하는 역할까지 넓혀가고 있다. 수목원은 지난 1월 산림청 국립수목원이 지정하는 2026년 제1호 ‘국가 희귀·특산식물 보전기관’에 선정됐다.

국가 희귀·특산식물 보전기관은 생물다양성 보전을 위해 전문성과 관리 역량을 갖춘 기관을 심사해 지정하는 제도다. 삼선산수목원은 수목유전자원 목록을 바탕으로 미선나무와 히어리, 호랑가시나무, 섬백리향 등 희귀·특산식물 77종을 확보해 지정 요건을 충족했다.

식물자원을 보전하고 기록하는 활동에는 지역 시니어들도 참여하고 있다. 삼선산수목원은 당진시니어클럽과 함께 지난달 21일부터 ‘손끝으로 정립한 산림생물자원, 시니어 전문 식물표본 성과전’을 열고 있다. 현재까지 200여 점 이상의 표본을 구축한 바 있다.

표본 제작에 참여하고 있는 조용일 씨는 “채집과 조사를 위해 수목원을 둘러보다 보니 자연스럽게 구석구석을 알게 되고, 몰랐던 나무 이름도 알아가는 기쁨이 있다”며 “삼선산에 숨어 있는 보물을 구석구석 발견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황용 당진도시공사 수목정원팀 팀장은 “삼선산수목원이 당진 시민들이 쉼표를 찍을 수 있는 곳이었으면 한다”며 “전문적인 관리를 통해 수목 유전자원의 이력을 관리하고 수집·증식·연구·전시·교육이라는 수목원 고유의 기능을 체계적으로 정착시키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자연을 오래 즐기기 위한 약속

수목원의 식물과 생태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방문객의 협조도 필요하다. 특히 삼선산수목원은 ‘2050 탄소중립, 일회용품 없는 수목원 만들기’의 일환으로 일회용품 반입을 제한하고 있다. 일회용 도시락, 일회용 용기에 포장된 컵라면·김밥 등의 반입이 어렵다.

이 밖에도 식물과 꽃, 열매를 훼손하거나 채취하는 행위, 지정된 탐방로를 벗어나 화단에 들어가는 행위, 쓰레기 투기와 연못 출입 등이 금지된다. 가져온 쓰레기는 되가져가고, 안내판과 시설물 및 관람 수칙을 지켜야 한다.

<삼선산수목원>

◼ 주소: 고대면 삼선산수목원길 79

◼ 관람료: 무료

◼ 관람시간: 하절기(3~11월) 오전 9시 ~ 오후 6시, 동절기(12~2월) 오전 9시 ~ 오후 5시(입장마감 폐장 1시간 전. 매주 월요일 정기휴무)

◼ SNS: @samsunsan_arb

◼ 문의: 041-360-13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