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로 이기적이 되어가고 공공의 약속·공공의 물품을 소중히 여길 줄 모르는 요즘의 세태는 결국 가정이 제기능을 다하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원론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지난 5일 연세대학교 철학과 명예교수인 김형석씨를 초청해 당진군이 마련한 이동교양강좌에서는 ‘내가정은 괜찮은데 사회가 문제’라는 안이한 생각들이 ‘아하!’하는 감탄사와 함께 깨져나갔다.

합덕·우강일대 3백여명의 주민·공직자가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동강좌에서 김교수는 요즘의 세태를 극단적으로 반영하는 주변의 사례와 외국의 경우를 적절히 비교하며 우리사회와 가정이 지금 무엇을 상실한 상태인지를 보여주었다.

남과 전체를 생각하는 마음이 사라져버린 단적인 예로 ‘단순히 앞사람의 긴 통화를 못참고 살인을 저지른’ 최근의 공중전화박스 살인사건을 든 김교수는 비단 이러한 예 뿐만 아니라 자기집안 물건은 아끼는 반면 공공물을 부수고 방치하는 세태가 모두 '공공의 것을 우선하고 중시하는 교육이 생활화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어찌보면 지극히 당연한 이 주장은 '자녀의 교육에 관심과 정성을 쏟고는 있으나 그 내용이 공동체적인 것이 아니라 오로지 자신만 이기기 위한 자녀교육'이라는 예리한 자기비판으로 참석자들에게 따끔한 일침이 되었다.

요즘 자녀에게 두세가지 과외를 시키지 않는 가정이 없지만 자신이 아닌 ‘남’을 대하는 법과 ‘전체’를 대하는 자세를 적극적으로 교육하는 가정이 몇이나 될까. 이런 가치관을 부모를 통해 자연스럽게 교육받지 못한 아이들이 이기적이 되고 포악해지고 심지어 반사회적이 되기까지 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지 않겠느냐는 것.

사람 됨됨이의 기초를 다지는 가정교육은 내가정이 결손이 없다고 저절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인 부모의 노력과 모범에 의해서”이루어지며 따라서 “부모는 노동하는 것의 가치, 공부하는 것의 가치, 봉사하는 것의 가치를 생활속의 훈육과 실천으로 보여줘야 한다”는 점을 김교수는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