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 종 길
2001년 12월18일 당진항 분리지정에 관한 중앙항만정책심의위원회가 열렸다. 이날 심의결과 중앙항만정책심의위원회는 소위원회를 구성해 당진항 분리지정에 대해 심도있게 검토하고 차기 본 위원회에서 본건을 의결한다고 결론을 내린 바 있다.
당진항 추진위 전문위원들은 당진항 분리지정을 확정하지 않고 소위원회에 넘긴 것은 시간벌기의 성격이 짙다며 소위원회 활동에 대해 철저한 계획을 세울 것을 당부했다.
하지만 당진항 추진위 전문위원들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이날 회의결과에 대해 김봉환 군 기획감사실장은 중앙항만정책심의위원회에서 당진항 분리지정을 확정했다며 앞으로 소위원회의 활동에 적극 결합함으로써 당진항 지정 이후의 항만종합개발과 관리운영 시스템, 항계설정 등에서 지역의 이익을 극대화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로부터 약 3개월이 지난 3월15일에 열린 소위원회에서 이용기 항만정책과장은 평택항에서 당진지역을 분리해 별도 항만으로 지정하는 방안은 해양수산부 입장에서 항만의 효율성을 저해하기 때문에 불가능하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누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가
해양수산부가 중앙항만정책심의위원회에서 당진항 분리지정을 약속해놓고 번복했다면 당진군의 미래와 당진군민의 자존심을 짓밟은 행위로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강력히 투쟁해 나가야 할 것이다.
하지만 만일 중앙항만정책심의위원회의 회의결과가 당진항 분리지정에 우호적인 분위기였을 뿐 당진군의 발표와 달리 분리지정에 대한 확실한 언급이 없던 가운데 당진항이 분리지정 될 것처럼 발표됐다면 충남도와 당진군은 정치적·도덕적·행정적 책임을 면키 어려울 것이다.
충남도와 당진군의 직무유기
우리는 장관과 담당자가 바뀔 때마다 정치논리에 따라 정책이 흔들리는 해양수산부의 무책임한 행위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이점에 대해서는 충남도도 예외가 될 수 없다.
2001년 3월19일 도청을 방문한 당진항 지정 범군민추진위원회 임원들과의 면담에서 심대평 도지사는 도와 당진군, 당진항 추진위간 협의체를 구성하고 항만전문가를 위촉해 적극적인 논리개발에 앞장서겠다고 다짐한 바 있다.
하지만 그 이후 우리는 협의체가 어떻게 구성됐으며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얘기를 들은 바도 없으며 평택항 개발에 모든 인적·재정적 투자를 아끼지 않는 경기도에 비해 당진항 분리지정, 항만개발에 대한 충남도의 무성의한 자세는 때리는 시어머니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더 밉다는 말이 실감나게 한다.
당진군 또한 민간에서 줄기차게 요구해온 담당부서 설치, 전문가 영입, 자문위원단 구성 등을 도외시 한 채 정보도, 전략도, 마인도도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대응, 결국 2~3년에 걸친 주민들의 노력을 수포로 만들 수도 있는 상황을 야기해 더이상 신뢰하기 어려운 지경에 와 있다.
이제는 지역의 미래를 위해, 자존심을 되찾기 위해 군민들이 나서 의지를 보여야 할 때다. 하지만 해수부와의 강력한 투쟁못지않게 무사안일한 충남도, 당진군, 지역정치권의 책임을 준엄하게 물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