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배추파동은 93년에 이어 3년만에 닥쳐왔다. 고냉지채소 생산량이 급증해 중부권 채소출하시기가 늦어지고 가격 또한 급격히 떨어졌다. 전국적으로 20~30% 생산량이 증가했다. 생산비를 건지기는 커녕 모두 폐기처분할 마당이었다.
그런데 이러한 파동은 2년 또는 3년 주기로 계속 되풀이되고 있다는 데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
배추농사는 한해 소득이 좋으면 1~2년간 희망농가가 몰려 반드시 생산과잉과 파동으로 이어지는 불안정한 수요-공급체계 를 가지고 있다.
당진군은 특히 담배나 봄감자를 경작하는 농가에서 예외없이 가을채소 배추, 무를 경작해 전국 187개 시군에서 배추생산량은 3위, 무 생산량은 4위나 된다.
그러나 이미 식생활 패턴이 바뀌고 4철 청정채소가 나와 김장채소 수요량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뿐만 아니라 95년 통계에 따르면 김장채소의 군내 수요량은 생산량의 8%에 불과하고 92%가 외부로 출하되고 있다.
그런데도 배추는 관리가 편하고 아직까지 마땅한 대체작물마저 개발되지 않아 이미 예견된 길을 되풀이 해가고 있는 것이다. 농협의 한 관계자는 이미 사양길로 접어든 농업에 새로운 투자를 꺼리는 농민들의 정서도 한몫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게다가 파동이 일어날 때마다 정부는 최후처방책으로 「농산물 가격안정기금」을 투입해 가격안정정책을 취해왔다. 즉 정부기금으로 직접 배추를 사들여 폐기처분하는 것이다.
93년 당진군은 4억의 농안기금으로 배추파동을 가라앉혔다. 올해에도 군은 이 기금 1억1천4백만원으로 2천6백65톤의 배추를 포기당 1백원씩에 사서 폐기처분할 계획이다.
물론 일선농가에 당장의 위로와 함께 가격은 회복이 되겠지만 길게 보면 그야말로 비생산적이고 전근대적인 정책이 아닐 수 없다. 그동안 무대책 상태에 놓여있던 농업정책의 단면을 여실히 보여주는 게 바로 배추정책이다.
마땅한 대체작물 개발과 보다 계획적인 농업정책이 뒤따르지 않는 한 이처럼 우연에 맡긴 채소시장경제와 사후적인 가격조절을 위해 국민의 혈세를 낭비하는 일은 앞으로도 2~3년 주기로 계속 되풀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