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만도시로 개발, 지역경제 새 활로 찾아야

지방자치단체장의 마인드가 좌우

항만개발 담당인력 평택은 20명, 당진은 2명

당진항 지정 당위성에서 머물러

발전방향 제시·예산확보 등은 손 못대

[편집자 주]지방선거는 주민이 자신의 삶과 가장 밀접한 지역의 주요 사안을 스스로 결정하고 처리하기 위해 지역의 대표를 선출하는 과정인 만큼 각별한 의미를 갖는다. 그러나 그동안 지방선거는 정치지망생들의 중앙진출을 위한 발판에 다름 아니었다.

이에 ‘당진시대’는 누가 이기고 지는지에 초점을 맞춘 이른바 ‘경마식보도’를 지양하고 ‘정책·이슈중심’의 선거가 되도록 하기 위해 기획 좥선택 2002 지방선거 “지역현안, 이것만은 해결하자”좦 시리즈를 보도한다.

매호 지역의 주요 현안을 한가지씩 다룸으로써 지방선거가 정책과 이슈를 중심으로 치러지도록 할 예정이다.

독자들의 많은 관심을 바란다.

자치단체장의 인식수준 드러낸

당진군 인사발령

지난 3월25일 당진군은 본청 및 읍면사무소, 사업소의 직원 98명에 대한 대규모 인사발령을 단행했다.

인사발령을 앞두고 당진항 지정 추진위측에서 가장 관심을 가진 내용은 투자유치 및 개발, 당진항 지정 등에 관한 업무를 맡을 투자개발담당 직원의 배치였다. 당진항 지정 및 항만개발, 발전방향 제시 등을 위해 전문적인 부서의 설치와 인력의 확보가 무엇보다 우선돼야 한다는 것이 당진항 지정 추진위의 일관된 요구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사발령 결과 투자개발담당에는 당진항 지정 및 항만개발 등과는 전혀 관련없는 업무를 맡아 온 새마을민방위과 새마을담당 김기서씨와 도시과 이종우씨가 배치됐다.

그동안 당진항 지정 추진위는 당진항 지정운동과 이후 항만개발 등의 업무를 담당할 전문적인 인력의 부재로 인해 활동의 한계를 여실히 느껴야 했다.

항만담당 인력 평택 20명, 당진 2명

당진항 지정운동이 본격화된 이후 당진군에서 당진항 지정 및 항만개발을 담당해 온 인력은 기획감사실의 직원 2명이다. 그러나 이조차도 당진항 지정 등에 관한 업무를 전담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업무를 겸하고 있기 때문에 치밀한 전략개발 및 향후 계획수립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반면 평택시에는 항만경제국 산하에 항만물류과가 설치돼 있으며 항만정책팀, 항만지원팀, 물류지원팀 등 3개 팀이 항만업무를 전담하고 있다. 처음부터 상대가 안된다.

더욱이 평택시는 당진군에 비해 항만개발측면에서 한창 앞서 있는 상대다.

당진군의 의뢰로 지난 3월6일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주최로 열린 ‘당진항의 항만개발 구상 및 발전방향 연구’ 용역보고에서 용역팀의 한 관계자는 아산만 개발이 당진에 비해 평택쪽에 편중됐다는 한 참석자의 지적에 대해 “평택시의 경우 항만전담 부서가 설치돼 있고 20여명의 직원들이 이 일만을 전담하고 있다”며 “단순비교해서는 안된다”고 반박한 바 있다.

상황의 심각성을 고려했을 때 이번 군 인사발령은 자치단체장의 당진항에 대한 인식 및 관심수준이 어느 정도인가를 단적으로 나타내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심지어 당진항 지정 및 발전이 수년전으로 다시 후퇴했다고 혹평하는 인사도 있다.

공교롭게도 당진군 인사발령 직후 열린 당진항 지정 추진위 상임집행위원회에서 참석자들은 자치단체의 상황인식이 이처럼 일천한 상태에서 당장의 집단행동 등은 무의미하다며 문제의 원인을 진단하기 위한 범 군민 대책회의를 개최하는데 의견을 모았다. 이 자리에서 자치단체와 지역 정치권으로부터 그간의 활동에 대한 구체적인 보고를 받는다는 방침이다.

안이하고 성급한 판단으로 일 그르쳐

당진군의 안이한 상황인식은 지난해 12월 중앙항만정책심의회의 결정사항에 대한 판단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당시 회의에서 참석자들은 당진항 분리지정을 확정하지 않고 당위성에만 공감을 표시하면서 실무 소위원회의 구성을 통해 사실상 차기 회의로 결정을 유보했다. 당진항 지정 추진위의 전문위원들은 시간벌기의 가능성이 크다며 속단하지 말고 소위원회의 활동에 대해 철저하게 준비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당진군은 당진항 지정이 확정됐다며 대대적인 홍보에 나선 바 있다. 결과는 전문위원들의 예상대로 해수부 측 인사의 말 뒤집기식 발언에 대응한 뒷북치는 군정에 다름아니었다.

당진항 지정 추진위의 이병성 전문위원은 “거듭 충고했음에도 안이하고 성급한 판단으로 일을 그르칠 위기에 처하게 됐다”며 “정치와 행정, 민간기구 간의 활발한 의사소통와 구체적인 대책의 수립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충남도, 국회의원 인식

당진군과 대동소이

충남도의 상황인식도 당진군과 크게 다르지 않다. 주무부서인 농림수산국 해양항만과에는 항만 전문가가 1명도 없을 뿐만 아니라 심대평 도지사가 약속한 충남도, 당진군, 당진항 추진위 간 협의체의 구성도 진행되지 않고 있다. 중앙항만정책심의회의 결정에 대해서도 당진군과 함께 당진항 지정이 확정됐다며 대대적인 여론화 작업에 나선 바 있다.

국회의원의 활동 역시 눈에 띄지 않는다. 당진항 명칭부여를 위한 1차 협의회에서 해수부 관계자의 당진항 지정 반대 발언이 있었음에도 별 다른 가시적인 움직임이 없다.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으로 인해 당진항 지정문제에 대해 소홀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분리지정 단계에 머물러

경제발전과 연계노력 시급

현재 자치단체 및 지역 정치권의 활동은 아직도 ‘당진항 지정’의 당위성 단계에 머물고 있다. 당진항 지정은 발전을 위한 기본적 전제임을 감안할 때 당진항 발전방안 및 신규 부두건설을 위한 세부안은 손도 못대고 있는 실정이다. 올해 평택항 건설에 책정된 예산은 470억원으로 매년 이 정도 수준의 예산이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아직 미지정 상태인 당진항에는 별도의 예산이 책정되지 않았다.

당진항 지정 추진위의 신철석 전문위원은 “가장 중요한 시기에 대처방식이 잘못됐다”며 “당진항 지정 뿐만 아니라 향후 항만개발을 위해서는 전담부서 및 인력의 배치가 무엇보다 절실함에도 아직 상황인식이 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