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창 용
서해중앙신협 이사장
본지 이사
겨울이라는 길고 삭막했던 터널을 지나 어느덧 꽃봉오리에 물이 오르고 흙이 숨쉬기 시작하는 봄 앞에 서 있다. 지금까지 농사를 지으면서 뜻하지 않은 장마나 충해로 흉년을 맞은 적도 있었지만 봄이 오면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자식을 키우는 마음으로 흙을 치고 벼를 담궜었다. 그러나 근래 몇해 전부터는 농촌이 이대로 살아나갈 수 있을까 하는 걱정스런 마음으로 봄을 시작하고 있다.
우루과이라운드에 이은 WTO 뉴라운드 협정, 정부의 감산 및 추·하곡 수매가 동결정책 등 급격한 변화에 우리 농민들은 어리둥절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는 실태이다.
어쩌다가 우리 삶의 기반이었던 농촌이 이젠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로 남아 천덕꾸러기가 되었는가. 또 한국인의 주식인 쌀을 이제는 아침밥을 먹자는 운동으로나마 소비하고 있는가. 우리는 이러한 사실들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해 보아야 한다.
우리 농촌을 이대로 두고 과연 우리나라가 발전해 나갈 수 있을까. 절대 그럴 수는 없을 것이다. 농업은 우리 민족의 시작이었고 우리의 기반이다. 기반이 무너진 속에서 어떤 것도 제대로 설 수 없을 것이다.
이미 벌어진 일을 돌이킬 수 없다면 그에 맞대응하는 방법 밖에는 없다고 생각한다. 중국 농산물을 수입하더라도 우리 농산물의 안정성 및 품질이 보장된다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
그리고 당장의 이익보다는 장기적 연구와 노력을 통해 농산물 생산에 전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
또 농촌경제가 점점 어려워지면서 농촌을 떠나는 사람들이 부쩍 늘어나 농촌 공동화 현상마저 생기고 있다. 지킬 사람이 없다면 어떤 훌륭한 대안책도 무용지물이다. 따라서 농촌을 살리기 위한 정부차원의 근본적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그리고 국민들도 우리 쌀에 대한 애착을 가지고 쌀을 소비해야 할 것이다. 우리 것이 우리 몸에 제일 좋다는 신토불이를 되새기면서 말이다.
정부와 온 국민의 관심이 모아진다면 우리의 기반은 다시 바로 설 수 있을 것이다. 또 우리 농민들은 가벼운 마음으로 기반을 지키는 지킴이로서 봄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