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봄이 왔음을 알리는 것은 흐드러지게 핀 개나리나 진달래, 목련만이 아니다. 육지에서 꽃이 피는 것처럼 바다에서도 봄의 전령사가 있다. 3월 중순께부터 석문면 장고항 앞바다에서 실치가 나오는데, 바로 이것이 바다의 봄을 알리는 전령사다.
서쪽 바닷가로 접어들어 석문면 장고항에 닿으면 갯바람에 섞인 무공해 소금냄새가 푹푹 풍겨온다. 장고항의 지명은 포구를 에워싼 육지의 모습이 장고를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장고항 입구의 높은 곳에서 포구를 내려다보면 예쁜 장고의 모습이 한 눈에 들어온다.
아침과 점심 무렵이면 포구 앞바다에 쳐놓은 그물을 걷으러 어선들이 뜨기 시작하는데 모두 실치잡이배들이다. 예로부터 장고항 실치가 유명한 것은 해류를 따라 남녘에서 올라오는 실치가 장고항에서 잡힐 즈음 횟감으로는 최상품이기 때문이다. 실치는 그물에 잡혀 물에서 나오면 바로 죽고 한두 시간이 지나면 투명한 살색도 하얗게 바랜다. 그렇기 때문에 제대로된 실치회를 맛보려면 장고항에 직접 가봐야 한다.
실치회를 본격적으로 맛볼 수 있는 시기는 3월말에서 4월중순까지. 그러나 쌉쌀하면서도 씹히는 맛을 즐기는 이라면 5월초까지도 즐길 수 있다.
실치회는 갓 잡은 실치와 갖가지 봄철나물을 참기름과 양념고추장을 함께 넣고 비벼서 먹는다. 1㎏에 1만5천원으로 성인 2~3명이 족히 먹을 수 있다. 그러나 급하면 횟집의 격식을 차릴 필요도 없다. 그냥 실치를 양푼에 두어주먹 퍼담아서 초고추장만 뿌리고 비빔국수처럼 비벼 먹으면 그 맛 또한 환상적이다. 그리고 막걸리 한사발 쭉 들이키면 컬컬한 목이 단숨에 뚫린다.
실치회의 쌉쌀한 맛은 봄철의 입맛을 돋우는데 제격일 뿐만 아니라 칼슘이 풍부해 건강식과 여성들의 미용식으로도 적당하다. 또한 실치는 여러 가지 요리에 쓰여 음식의 맛을 새롭게 한다. 시금치 된장국에 넣으면 시원한 국물맛을 한층 더해주고, 계란찜에 넣으면 새우젓과는 다른 맛을 느낄 수 있으며 쑥갓이나 당근을 채썰어 실치부침개를 만들어 먹는 것도 이 즈음에만 맛볼 수 있는 별미이다.
이처럼 한달 남짓한 기간동안만 맛볼 수 있는 실치는 5월 이후에는 몸체가 커지는데, 이때는 실치를 햇볕에 말려 ‘포’로 만든다. 이를 뱅어포라고 하는데 잘게 다진 파를 넣은 고추장을 맛깔스럽게 발라 굽거나 튀기면 반찬이나 술안주로 으뜸이다.
장고항과 용무지 사이에 위치한 노적봉 위로 뜨고 가라앉는 아름다운 일출과 일몰을 보는 것도 또 다른 즐거움이다.
■실치회를 맛볼 수 있는 곳(장고항, 용무치 일대 횟집)
구억회관(353-5953), 맛나횟집(353-3131), 등대횟집(353-0261), 용왕횟집(352-4649), 대송회관(352-3886), 한일횟집(353-3200), 서해횟집(353-0755), 은성횟집(352-2893), 양지횟집(353-0300), 선창횟집(352-6893), 자연산횟집(352-6380), 당진횟집(352-7508), 어업인회센터(354-3050), 장인수산(353-0430), 장고항수산(354-3050), 푸른수산(353-3345), 용왕수산(353-0255)
■장고항 가는 길
당진에서 석문방면 지방도 615호선을 타고 삼봉사거리까지 간다(20분 소요). 이곳에서 장고항 방면 지방도 647호선을 타고 5㎞ 정도 달리면 된다.
버스편 : 당진터미널에서 하루 16차례 시내버스가 운행한다(첫차 오전7시40분, 막차 오후8시). 버스시간문의-당진여객(041)355-40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