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한 개발위한 청사진·마인드 시급
각종 환경오염으로 지역 곳곳 몸살
관광 당진 추구에도 걸림돌
지방선거는 주민이 자신의 삶과 가장 밀접한 지역의 주요 사안을 스스로 결정하고 처리하기 위해 지역의 대표를 선출하는 과정인 만큼 각별한 의미를 갖는다. 그러나 그동안 지방선거는 정치지망생들의 중앙진출을 위한 발판에 다름 아니었다.
이에 ‘당진시대’는 누가 이기고 지는지에 초점을 맞춘 이른바 ‘경마식보도’를 지양하고 ‘정책·이슈중심’의 선거로 치러지도록 하기 위해 기획 좥선택 2002 지방선거 “지역현안, 이것만은 해결하자”좦 시리즈를 보도한다.
매호 지역의 주요 현안을 한가지씩 다룸으로써 지방선거가 정책과 이슈를 중심으로 치러지도록 할 예정이다. 독자들의 많은 관심을 바란다.
악취로 고통받는 도비도 주민들
석문면 도비도에서 24시간 편의점을 경영하고 있는 김환각씨(46세)는 지난 4월3일 새벽 0시경 코를 찌르는 듯한 역한 LPG 냄새에 어지럼증을 느꼈다.
이윽고 환경운동연합 환경감시단원이기도 한 김씨는 고통과 불안을 호소하는 인근 주민들의 빗발치는 문의전화로 일손을 잠시 놓아야 했다. 목욕탕에서 만난 외지 관광객들은 불안한 눈빛으로 무슨 냄새인지 캐물었다. 그러나 관광지에서 편의점을 경영하고 있는 처지에 무엇 때문인지 속시원하게 밝히기도 어렵다. 그러나 언제까지나 쉬쉬할 수도 없고 사실 그래서도 안된다. 이 상태가 지속된다면 관광지 도비도의 이름은 큰 손상을 입을 수도 있다.
그 전에도 간간히 발생하던 악취로 불편을 느꼈던 도비도 주민들은 지난해 4월12일 견딜 수 없을 정도의 심한 악취로 급기야 당진 환경운동연합과 당진군 환경보호과에 신고하고 대책을 요청하기에 이르렀다.
LPG 냄새를 연상케 하는 이 악취는 이날 뿐만 아니라 같은 달 24일에도 발생해 환경단체와 군 관계자들이 긴급출동해 원인조사에 나서기도 했다. 그러나 잇따른 악취의 발생에도 오염물질의 출처를 밝혀낼 수 있는 확실한 근거자료를 찾는데 기술적 한계가 있어 주민들은 발만 구르고 있다. 악취를 측정할 수 있는 별도의 장비가 있는 것도 아니고 악취는 주로 바람부는 새벽시간에 불시에 발생하기 때문이다.
주민들은 냄새나 바람방향을 감안할 때 대산3사를 유력한 배출자로 지목하고 있지만 뚜렷한 증거를 찾을 수 없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물론 대산3사에서는 오염물질 배출 혐의에 대해 부인하고 있다.
당진군은 도비도 악취의 원인을 찾기 위해 대기질 측정망 구입에 필요한 2억5천만원의 예산을 책정했으나 국비를 확보하지 못해 가동은 물론 아직 설치도 못하고 있다.
황금갯벌과 어장을 잃어야 했던 아픔을 딛고 관광명소의 꿈과 기대를 지닌 채 전 재산을 털어 이 곳 도비도에 정착한 주민들은 점차 다가오는 환경재앙의 공포 앞에 몸서리를 치고 있다.
김환각씨는 “대산 3사에서 도비도 쪽으로 바람이 부는 봄철에 집중적으로 악취가 발생하고 있으며 거의 새벽시간을 틈타 벌어지기 때문에 원인자를 찾기 어렵다”며 “주민들 모두 심한 불안감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환경현안으로 몸살앓는 당진
당진환경운동연합은 추진위원회를 구성한지 불과 3개월만에 창립식을 갖는 등 전국에서 가장 단기간내에 창립한 기록을 갖고 있다. 그 만큼 주민들의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다고도 할 수 있지만 반면 전국의 어느 지역보다 환경현안이 많기 때문이기도 하다.
현재 당진의 주요 환경현안으로는 발전소 증설과 행담도 공유수면 매립, 도비도 악취발생, 건설폐기물 중간처리장 입주, 항만개발로 인한 인근 해역 오염, 삽교호 등 담수호 수질오염, 각종 공장의 오염물질 배출 등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이다.
잇따르고 있는 환경문제는 지역주민들의 삶을 변화시키고 있다. 지역 곳곳에서는 공장 및 각종 폐기물 처리장 입주를 둘러싸고 주민과 업주간의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이제 주민들은 대부분의 공장이나 업체에 대해 심한 불신과 두려움을 갖고 있다. 사소하게 생각했던 문제들이 나중에는 커다란 사회문제로 비화되면서 심각한 피해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지금의 이 상태로는 어떠한 형태의 개발과 발전도 주민들에게 불안과 공포로 다가올 뿐이다.
지역개발이 주민들에게 불안과 두려움이 아닌 발전과 윤택한 삶을 보장한다는 확신을 주지 않는 한 환경문제로 인한 민원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지역의 대기·수질 등 날로 악화
현재 당진의 대기환경 문제는 무엇보다 심각한 문제로 꼽히고 있다. 도비도의 악취문제와 함께 화력발전소의 잇따른 증설은 지역의 대기환경을 갈수록 악화시키고 있다.
대기오염의 문제는 단지 한 지역에만 해당되지 않고 한 국가, 아니 전 세계의 환경에 큰 영향을 끼치는 사안이기 때문에 현재 전 지구적으로 기후변화협약과 오염총량 규제가 준비되고 있다. 앞으로 각 국가별로 혹은 각 자치단체별로 오염배출총량을 초과해 세계의 기후에 영향을 미치는 오염물질을 배출할 경우 부담금을 납부해야 만 하는 상황이 도래하게 된다. 이를 도외시 한 채 개발중심의 논리에 빠져 대기오염 물질의 배출을 계속 용인한다면 그로 인한 물질적 피해는 개발이익의 수준을 초과할 수도 있다.
대기오염 뿐만 아니라 수질오염에 대한 문제 역시 심각한 환경현안으로 대두되고 있다.
특히 당진 인근 해역의 수질오염은 전국 최고의 황금어장과 갯벌을 황폐화시키고 죽음의 바다로 서서히 변화시키고 있다. 지금의 추세대로 바다오염이 진행된다면 당진군에서 진행하고 있는 왜목, 난지도 해수욕장 등의 임해형 관광루트 개발은 한낱 꿈으로 끝나버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그 중에서도 평택항 개발계획은 아산만의 모든 해역과 갯벌을 파괴할 수 있어 난개발의 우려를 낳고 있다. 평택 내항의 건설은 바닷물을 가두는 역할을 하게 됨으로써 선박의 입출항에 따른 각종 오염물질이 정화되지 않고 수질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또한 항로준설로 인해 연안의 갯벌은 계속 유실될 것이고 준설토 투기장의 건설은 또 다른 갯벌을 파괴할 것이다.
자치단체의 환경 마인드 제고 시급
당진군에서 잇따르고 있는 환경현안은 대부분 정부의 개발위주 정책에서 비롯됐지만 상당부분은 자치단체의 환경 마인드에 대한 혼란에서도 기인한다.
특히 당진화력 5·6호기 증설의 경우 자치단체장이 처음에는 주민들로부터 폭넓게 의견을 수렴해 결정하겠다고 약속해 놓고 새해 예산안 상정시 발전소 증설에 따른 지원금을 슬며시 끼어넣은 사실은 환경에 대한 기본적인 인식이 어느 정도인지를 보여주는 실례라고 할 수 있다.
또한 난지도 해수욕장을 대표적인 관광지로 개발하면서 인근 대산항의 항계확장에 대해 파악하지 못하고 있던 사실이나 인근 해역에 치명적인 수질오염을 야기하는 평택항 내항개발의 심각성을 건설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깨달았던 사실은 지역 환경문제의 심각성에 대한 마인드의 결여라고밖에 볼 수 없다는 평이다.
당장의 돈 몇푼 때문에 환경문제를 등한시하는 개발론자들의 요구에 밀려 무분별한 개발을 강행할 경우 지역의 미래는 결코 희망을 발견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지속가능한 개발위한 청사진 시급
21세기를 맞고 있는 당진의 현실은 개발의 후유증과 환경재앙에 대한 위기감이 다양한 부문에서 서서히 감지되고 있으며 이후 시간이 지날수록 긍정적인 측면보다도 더 많은 잠재적인 문제점들이 곳곳에서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당진의 지역발전이 진정으로 주민의 삶을 윤택하게 하고 다음세대에 안정적이고 깨끗한 환경을 물려주게 하기 위해서는 지속가능한 개발을 위한 청사진과 지도자들의 환경 마인드, 생태주의적 세계관의 정립이 무엇보다 시급한 과제로 요구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