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공원의 입구부터 학유정까지 분홍색 꽃터널이 투명한 봄햇살 아래 화사하기만 하다.

호젓한 감흥을 즐기기 위해 나들이 나온 사람들의 얼굴 위로 꽃그늘이 아른거린다. 바람에 날리는 꽃잎을 받기 위해 잔등 드러내며 뛰어 다니는 아이들. 찰칵, 겹벚꽃을 배경으로 또 하나의 추억을 만드는 사람들. 봄의 유혹에 걸려든 사람들은 마냥 행복해 보인다.

겹벚꽃의 꽃말은 정숙과 단아함. 꽃터널을 걸으며 떠오른 몇 가지 단상들... 사랑한다는 말보다 사랑할 수밖에 없다는 말. 이별한다는 말 보다 떠나보낸다는 말. 잊는다는 말 보다 잊어야 할 때가 되었다는 말. 그 안타까움…

이희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