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심성·낭비성 예산 삭감하고 효율성 높여야

‘바르게살기협회’ 등 일부 임의단체 보조금 ‘눈먼 돈’

읍·면 나눠먹기식, 선심성 예산도 심각

지방선거는 주민이 자신의 삶과 가장 밀접한 지역의 주요 사안을 스스로 결정하고 처리하기 위해 지역의 대표를 선출하는 과정인 만큼 각별한 의미를 갖는다. 그러나 그동안 지방선거는 정치지망생들의 중앙진출을 위한 발판에 다름 아니었다.

이에 ‘당진시대’는 누가 이기고 지는지에 초점을 맞춘 이른바 ‘경마식보도’를 지양하고 ‘정책·이슈중심’의 선거로 치러지도록 하기 위해 기획 좥선택 2002 지방선거 “지역현안, 이것만은 해결하자”좦 시리즈를 보도한다.

매호 지역의 주요 현안을 한가지씩 다룸으로써 지방선거가 정책과 이슈를 중심으로 치러지도록 할 예정이다. 독자들의 많은 관심을 바란다.

엉뚱한 곳으로 새는 예산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당진군협의회 소속 자문위원 18명은 지난해 10월3일부터 2박3일간의 일정으로 금강산을 다녀왔다.

당시 금강산 시찰에 지출된 비용은 여행사 입금비용 923만원, 교예단 공연 70만원, 자문위원 선물 27만원, 온천욕 34만원 등 모두 1천3백58만원에 달한다. 지출된 전체 예산이나 프로그램 등을 볼 때 어느 누구라도 ‘관광’이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예산서에 기재된 항목은 ‘안보교육’이었다.

‘안보교육’이라는 이름의 ‘관광’을 위해 주민의 혈세가 사용된 전형적인 사례이다.

물론 사회적 소외층 등을 위한 사회복지 차원이라면 이해할 수도 있겠지만 평통 자문위원들을 그렇게 보는 주민들은 없다.

헌법 자문기관이라는 이 단체에 당진군은 임의단체 보조의 명목으로 지난해 2천6백만원의 예산을 지원했다.

문제는 이러한 예산낭비 사례가 이것뿐이 아니라는 데에 있다.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군의원 7명과 의회사무과 직원 5명의 제주도 연수도 ‘연수’라는 이름의 특혜 ‘관광’에 주민의 혈세가 사용된 경우다. 과거 관광성 해외연수로 한 차례 곤혹을 치렀음에도 ‘해외’가 ‘국내’로 바뀌었을 뿐 자치단체 예산을 바라보는 시각은 과거와 조금도 달라지지 않았다.

또한 매년 대표적인 예산낭비 사례로 꼽히고 있는 바르게살기운동협의회 지원예산으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역시 3천640만원이 책정됐다. 여성도의교실 운영에 지원되는 816만원을 더하면 4천450만원에 달한다. 그러나 이 단체가 매년 지원되는 막대한 예산만큼의 공익적인 활동을 하고 있다고 느끼는 주민들은 거의 없다.

해마다 5천여만원의 예산이 지원되지만 사업성과라고는 플랭카드 부착이나 캠페인, 선진지 견학 등에 그치고 있다. 더욱이 군청에 사무실까지 버젓이 얻어 사용하고 있다.

눈 멀쩡히 뜨고도 세금을 잃어버리는 꼴이다.

눈먼 돈 ‘임의단체 보조금’

사회단체에 대해 보조금을 지원하는 이유는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수행할 수 없거나 민간에서 시행하는 것이 올바르다고 판단될 경우 해당 사업을 수행하는 단체의 자생력을 신장시키기 위해서다.

그러나 실제로는 대부분 해당단체의 자립도나 사업실적과는 상관없이 관례적으로 예산을 편성 집행하고 있어 예산낭비로 지적받고 있다.

2002년도 당진군 예산중 사회단체 보조금 총액은 지난해 33억7천268만4천원에서 8천53만7천원이 증가한 34억5천322만1천원이 편성됐다.

효율적인 건전재정 운영을 위해서는 선심성 예산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각종 사회단체에 대한 경상보조사업을 과감히 축소, 긴축 운영해야 함에도 예산을 오히려 증액 편성했다.

특히 일정한 기준없이 지원되고 있으며 지원에 있어서도 형평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또한 대부분의 예산이 관변단체의 성격을 띠고 있는 단체에 집중적으로 지원되고 있으며 지급된 보조금에 대한 결산과 관리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게다가 각 단체가 수행하는 사업의 내용이 대동소이하며 지급된 보조금은 단체의 유지를 위한 일반경비에 대부분 사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실정이고 보니 자치단체 예산은 함부로 써도 된다는 잘못된 인식이 만연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일부 관변단체에 지원되는 예산의 경우 지방권력과 지역토호를 매개하는 ‘끈끈한’ 연결고리의 역할을 하기도 한다.

따라서 보조금을 받는 사업에 대한 효율성과 성과를 종합 평가, 측정해 사업실적이 떨어지는 단체에 대한 지원을 삭감함으로써 주민의 혈세가 본연의 역할에 맞게끔 공익적인 목적으로 사용하게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각 읍·면 선심성 예산책정

2002년 당진군 예산안 처리과정에서 지난해 본예산과 제3회 추경예산 과정에서 나타났던 각 읍·면에 대한 선심성 예산책정이 또 논란을 빚었다.

2002년도 예산은 당초 당진군이 제출한 원안보다 4.94% 증액된 2천158억원으로 확정됐다.

그런데 당진군은 당초 예산안에는 포함되지 않았던 세외수입 46억1천445만원을 새롭게 확보하는 등 모두 101억6천31만원을 예산안 수정요구 과정에서 증액했다. 특히 각 읍·면 예산의 경우 당초 예산 62억4천920만원에서 31.2%인 19억4천964만원 증가한 81억9천884만원을 수정요구했다. 증액된 예산은 각 읍·면별로 1~2억원 꼴로 배분됐다.

군의회가 의원들의 선거구인 각 읍면의 사업비를 증액하는 대신 당진군의 낭비성 예산을 통과시킨 것이다.

올해 지방선거를 앞두고 표밭 다지기를 위해 자치단체장과 군의원들이 일종의 공모를 한 경우다.

각 읍·면 예산은 선심성 행정과 나눠먹기를 위해 책정되는 것은 아니다. 철저한 사전조사와 향후 투자계획을 바탕으로 예산이 책정될 때 진정으로 주민들의 편익을 위한 사업이 될 수 있다. 지금과 같은 방식의 예산 편성은 읍면간의 불균형 및 효율성을 현저히 저해할 뿐이라는 지적이다.

예산편성 투명성 확보돼야

예산낭비를 줄이는 가장 빠른 길은 주민들이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투명하게 공개하는 길이다. 그렇지 않고는 군 예산이 기득권 보호를 위해 밀실에서 이권을 주고 받는 것이라는 항간의 인식을 피할 수 없다.

따라서 당진군 예산이 보다 공개되고 주민들이 관심을 갖도록 함으로써 주민의 의사가 예산편성에 적극적으로 반영되고 세금이 적재적소에 효과적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이 절실하다. 이를 위해서는 예산안 편성 내역의 공개와 함께 주민들이 예산안을 쉽게 볼 수 있도록 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당진군의 모든 재정운영이 당진군민을 위한 것이라고 한다면 필수적인 예산항목 및 불요불급한 예산에 대한 판단 또한 당진군민들에 의해 이뤄져야 한다. 세세항 뿐만 아니라 산출기초까지 인터넷 등에 공개해서 설문이나 위원회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한 의견청취와 이에 따라 실효성 없는 예산의 판별과 통폐합이 이뤄져야 한다. 군행정 뿐만 아니라 군의회도 공식적인 주민의견 청취를 통해 예산승인에 임해야 함은 물론이다.

특히 일부 자치단체에서 시행하고 있는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한 예산공개는 반드시 도입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납세자의 권리 확보해야

세금을 납부함으로써 자치단체의 재정을 부담하는 납세자는 당연히 이 지역의 주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 납세자들이 과연 지역의 주인으로서 제대로 대접받고 있는 지에 대해서는 고개를 젓는 주민들이 대부분이다.

최근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시민단체의 예산감시운동은 더이상 주민들이 의무만 부담하지 않고 주어진 권리를 최대한 활용하여 더 많은 권리를 요구한다는 데 의의를 찾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