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가고 있나? 농협 구조조정에 우려
수년째 명퇴신청자 절대 다수가 ‘슬림’ 하위직
구조조정을 위한 농협직원의 명예퇴직이 수년째 일반직과 기능직 등 하위직에서만 이루어지고 있는 데 대해 일각에서 “취지와 다르게 가고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고비용, 저효율의 구조를 효율화 한다는 취지로 시작된 농협의 인력 구조조정은 “책임자급 한사람의 몫이면 직원 몇사람을 더 둘 수 있다”는 말이 나돌 정도로 고액 연봉을 받는 고위직 조정에 초점이 맞춰지는 듯했으나 정작 100명이 넘는 지난 4년간의 농협명퇴자 중 고위직 간부는 한명도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명퇴 신청자 접수에서도 책임자급은 단 한사람 뿐이다. 명퇴신청 대상의 기준인 ‘1945년 이전 출생자’ 중에는 ㅅ농협과 ㄷ농협의 간부도 포함돼 있으나 이들은 명예퇴직을 신청하지 않았다.
이처럼 고액연봉의 고위직들이 요지부동인 가운데 일반직과 기능직들의 잇따른 명퇴는 비용절감 효과보다 업무공백이라는 차질을 빚고 있다는 지적이다.
ㅅ농협의 한 중간급 직원은 “일반직의 명퇴로 남은 직원들은 여러 업무에 대한 부담으로 허둥대고 있으며 특히 농산물 순회수집과 같은 대민업무에 공백이 생기고 있다”고 말했다. 또 기능직들의 명퇴와 계약직으로의 전환도 정규직에 비해 상대적으로 업무책임이 느슨해져 이러한 현상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지적에 대해 고위직의 정리가 능사는 아니라는 반론도 제기되고 있다.
ㅎ농협의 한 중간급 직원은 “고위직 당사자들의 입장에서 볼 때 여전히 사회적인 지출부담이 큰 나이에 아무런 대책없이 그만두라는 것도 어려운 일 아니냐”고 말했다.
농협 군지부의 한 관계자도 “위를 보고 살아가는 조직의 생리상 조직의 하층부는 그대로 두고 상층부만 도려내는 것 역시 효율적인 조정방식은 아니”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생산물이 비슷한 지역적 특성을 감안해 단위농협 간의 업무공유와 같은 다른 방안도 저비용, 고효율의 한 방안으로 모색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때 규모화, 효율화의 유일한 처방책으로 제시되었던 ‘농협합병’. 지역별로 자율적인 결정에 맡김에 따라 그것이 물건너 가고 있는 가운데 「업무의 정비」 없는 인력 구조조정은 이레저레 걸림돌에 걸려 넘어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