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속으로 추억속으로
고등학교 시절, 소설 ‘상록수’를 읽던 중 같은 반 친구의 집이 있는 당진에 놀러왔다가 ‘EFFORT'라는 클럽에서 농촌계몽운동을 하고 있던 남편(윤병혁)을 만났다. 첫눈에 이 사람이다 싶었다. 그런 이유로 서울 토박이인 내가 대학입학도 뒤로하고 당진사람이 되었던 것이다.
위 사진은 과수원에 햇사과가 열린 것을 기념하기 위해서 찍은 사진이다. 26년 전 우리 큰아들 필현이(사진의 오른쪽)와 딸 소현이(사진의 왼쪽)를 보니 그때가 문득 떠오른다. 남편이 약혼기념으로 심어놓은 사진 속의 사과나무는 우리 아이들과 나이를 같이 먹어갔다. 그로부터 8년이 지난 어느 겨울날, 눈꽃이 만개한 사과나무를 배경으로 소현이와 막내 승현이를 사진 속에 담았었다. 아이들도 저 사진이 추억이 될 줄 알았는지 ‘눈 위에 있는 오누이’라고 제법 그럴듯한 제목을 붙여 놓았다. 그걸 보고 가족들 모두 즐겁게 웃었던 기억...
당진사람이 된 지 삼십여 년, 이젠 당진 토박이보다 당진을 더 사랑하는 사람이 되어버렸다.
조 희 숙 / 송악면 오곡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