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8년 여름, 제일 많이 싸웠던 셋째오빠와 장고항 앞바다를 찾았다.

지금은 석문방조제로 바뀐 그곳에서 요즘엔 비싸서 먹기도 힘든 게를 잡았다.

장고항 앞바다는 엄마랑, 친구랑, 오빠랑 함께 게, 소라, 바지락, 낚지, 맛조개, 굴 등을 잡으며 놀던 우리들의 놀이터였다.(아래 사진)

그리고 여름에는 우리들의 수영장이기도 했다. 사진(위 사진)에서도 볼 수 있듯이 까무잡잡한 내 피부는 장고항 앞바다가 만든 작품이다.

삼봉초등학교를 졸업한 난 늘상 소풍(가운데 사진)가던 곳이 장고항 앞바다였다. 바다와 잘 접하지 못한 사람들은 모르겠지만 놀이터가 바다였던 나에게는 정말 싫은 장소였다. 좀더 새로운 곳을 접하고 싶어했던 나에게는, 어린 나이에 설레이게 하는 소풍을 늘 가던 곳에 간다는 자체가 싫었던 것이다.

그래도 지금은 가고 싶어도 이미 예전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갯벌은 석문방조제로 막혀 있어 마음이 허전하다.

개발이라는 것도 좋지만 옛추억을 앗아가는 개발은 어쩌면 인간을 더욱더 피폐하게 만드는 것 같다.

어렸을 때 늘상 가던 그곳을 이젠 가지 않는다. 그곳은 이미 개발이란 단어로 희생되어 있기 때문이다.

김 은 영 / 석문면 장고항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