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랑과 나는 1999년 첫눈이 내렸던 11월26일에 지금의 고모부의 소개로 만나 첫눈에 서로 호감을 갖고 연예를 하다가 연예하는 것처럼 행복하게 살자던 신랑의 말을 믿고 50일만에 상견례를 하고 만난 지 123일만인 4월1일 만우절에 많은 사람들의 축복을 받으며 한가정을 이루었답니다.
꿈같은 3박4일의 신혼여행을 다녀온 후 우리는 현실세계에 부딪혀야만 했지요. 외아들로 곱게 자라 고집이 세고 꼼꼼한 성격의 신랑과 2남3녀의 막내딸로 태어나 욕심 많고 고집 세고 털털한 성격의 나인 우리의 신혼생활은 평탄하지만은 않았답니다.
연예할 때 주량이 소주 반병이라던 신랑은 말과는 달리 소주 2병에 입가심으로 매주 3~4명은 거뜬히 마셔버렸고 연예할 때 순하고 착하게만 보였던 나도 결혼하고 보니 여우였다나요.
신혼여행에서 돌아온 후 주말에 신랑친구 식구들과 식당에 갔을 때 신랑친구들이 농담으로 꺼낸 우리 신랑의 옛 여자이야기와 술버릇 이야기를 듣고 삐져서 집으로 가버린 사건을 시작으로 우리의 전쟁은 시작되어 별일도 아닌 일로 3~4일이 멀다하고 다투어야만 했죠. 지금 생각하면 왜그리 다투었는지...?
청소년상담실에서 학부모 집단상담이 있었을 때 신혼여행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선배 아줌마들께서 미소를 지으면서 ‘그땐 우리도 그랬어, 세월이 약이야’라고들 말씀하셨을 때 그때는 그 말에 절대로 동감할 수 없었답니다.
이제는 한 아이의 부모가 되고 2년이라는 세월이 흐른 지금, 얼마전 결혼을 하고 티격태격하는 신랑친구 내외를 보면서 ‘우리도 저땐 그랬지’라며 여유로운 미소를 짓는 우리 부부를 보면서 세월이 약이라던 선배들의 말이 떠오른답니다.
그럼 이제는 안 다투냐구요? 그럴리가 있겠어요. 단지 한돌백이 우리의 아들 지원이가 언제부터인가는 우리가 다투면 소리내여 엉엉 우는 것을 본 이후에는 한단계 업그레이드된 지능적인 부부싸움을 하고 있답니다. 그렇지만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건 우리 가족은 현재 행복하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