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수필]

김 수 옥

전 금랑문학회원

시집 청심록

두아이의 엄마

엄마가 불쌍해요

엄마가 불쌍해요

해마다 어머니의 제삿날이 다가오면 딸아이가 내게 하는 말이다.

“엄마가 불쌍해요. 나도 엄마가 있고 아빠도 엄마가 있으신데 엄마만 엄마가 안계시니 너무 불쌍해요.”

이제 동생밖에 없는 친정동네에 딸아이를 데리고 가면 어쩜 외할머니를 꼭 빼닮았으냐는 말을 자주 들어서일까? 아님 태중에서부터 제에미의 그리움을 배운 때문일까?

딸아이는 어려서부터 외할머니를 많이 그리워했다. 제 이종언니 세살 때까지 외할머니께서 생일상을 차려주셨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더더욱 그래왔다.

“엄마 외할머니가 너무 너무 보고 싶어요. 엄마 어제 꿈속에 외할머니를 뵈었어요.”

한번도 못만난 외할머니를 그리워하는 딸아이에게 나는 이야기 해준다. 외할머니께서는 음식솜씨가 매우 좋으셨다는 것을, 그리고 옛날이야기를 무척 잘 해주셨다는 것을.

“어, 그러면 엄마가 외할머니를 닮으셨나보네. 난 엄마가 만드신 음식이 제일 맛있거든요. 그러다 보니 엄마가 다시 불쌍해져요. 엄마의 엄마가 안계시니까요.”

너만 시집가면 그 자리에서 죽어도 좋다고 말씀하시던 어머니. 정말 말씀대로 나의 결혼 보름만에 어머니는 심근경색으로 돌아가셨다. 너무 기가 막혀서 난 제대로 울지도 못한 채 어머니를 영영 보내드리고 말았다고 늘 안타까워 했는데...

딸아이의 돌사진 액자 한 귀퉁이에 그 야속한 어머니의 사진을 끼워 놓았다. 이모님 두분과 나란히 앉아계신 어머니의 얼굴엔 왜일까 표정이 없으시다.

“엄마, 난 정말 외할머니와 많이 닮은 것 같애요. 야, 할머니 진짜 예쁘시다.”

사진을 바라보는 딸아이의 눈동자 속에서 난 다시금 돌아가신 어머니를 만나게 된다. 아, 어머니가 우신다. 아니 어머니께서 웃으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