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도시계획 인구 30만 신도시 전망

한보철강 부도, IMF로 오히려 인구감소

현실에 맞는 환경친화적 도시계획 수립해야

지방선거는 주민이 자신의 삶과 가장 밀접한 지역의 주요 사안을 스스로 결정하고 처리하기 위해 지역의 대표를 선출하는 과정인 만큼 각별한 의미를 갖는다. 그러나 그동안 지방선거는 정치지망생들의 중앙진출을 위한 발판에 다름 아니었다.

이에 ‘당진시대’는 누가 이기고 지는지에 초점을 맞춘 이른바 ‘경마식보도’를 지양하고 ‘정책·이슈중심’의 선거로 치러지도록 하기 위해 기획 「선택 2002 지방선거 “지역현안, 이것만은 해결하자”」 시리즈를 보도한다.

매호 지역의 주요 현안을 한가지씩 다룸으로써 지방선거가 정책과 이슈를 중심으로 치러지도록 할 예정이다. 독자들의 많은 관심을 바란다.

① “당진항 지정과 항만개발”

② “환경현안”

③ “군 행정에 대한 주민참여”

④ “농업정책”

⑤ “낭비적 예산편성”

⑥ “지역 불균형”

⑦ “도시계획”

과잉설계된 버스터미널

지난 1월7일 당진군은 홈페이지 공지사항을 통해 버스터미널 실시설계를 재입찰했다.

이미 2년전인 2000년 2월 실시설계 용역을 계약하고 2001년 2월 납품을 받은 상태에서 과잉설계된 부분이 발견됨으로써 재입찰과 함께 이후 과잉설계 및 예산, 행정력 낭비 논란을 빚은 이 사건은 군 행정의 난맥상과 함께 당진군 도시계획의 문제를 고스란히 드러낸 사례였다.

당초 당진군은 용역업체에 터미널에 대한 실시설계를 의뢰하면서 터미널 이용승객을 일일평균 9천8백명 기준으로 총 172억원을 들여 지상 3층에 1천510평 규모의 터미널동을 계획했다.

그러나 최근 터미널 이용객이 매년 1% 내외로 감소하고 있고 터미널 개장 초기 주변상권이 형성되는 데 4~5년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단기적으로 분양수입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결론내리고 규모를 대폭 축소했다.

이에 따라 터미널 동의 규모는 지하 1층 지상 1층에 연건평 529평(분양상가 250평)으로 거의 1/3에 가까운 규모로 재조정됐다.

당진읍 인구 2001년 4만7천명 계획

당진군이 당초 터미널 실시설계시 이용승객을 일일평균 9천8백명 기준 1천510평 규모로 계획한 가장 큰 이유는 지난 98년 ‘당진 도시계획재정비’ 당시의 인구증가 추정치를 근거로 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 자료에 의하면 당진읍의 2001년 인구는 4만7천명, 2006년 인구는 6만2천명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2002년 2월말 현재 인구가 3만1백명인 점을 감안할 때 현실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당진 도시계획재정비가 작성되던 당시만 해도 당진군은 석문공단과 한보철강, 부곡·고대공단 등 대규모 공단과 산업체의 입주로 급격한 인구유입이 예상됐다. 당시 작성된 자료에 의하면 석문공단에는 정밀화학, 조립금속 등에 10만8천명, 고대·부곡공단에는 철강, 기계 등에 5만명, 한보철강 3천명 등 모두 16만2천명의 산업인력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추정됐다.

당진 도시계획재정비의 상위계획인 아산만권 종합개발계획에 의하면 이들 공단에 대한 배후 신도시로 인구 30만의 도시를 계획했다.

한보철강 부도·IMF로

인구유입계획 무산

그러나 97년 2월의 한보철강 부도와 같은 해 11월의 IMF 사태는 ‘서해안 시대의 개막’이라는 꿈에 부풀어 있던 지역주민에게 청천벽력과 같은 소식이었다. 대규모 산업단지의 조성과 이를 뒷받침하는 배후 도시의 건설이라는 장미빛 희망은 냉혹한 현실 앞에 점차 무너져내렸다.

한보철강의 부도로 3천여명에 달하던 종업원수가 550명으로 줄었고 관련 업체의 연쇄부도로 상당수 근로자들이 일자리를 잃었다.

또한 황금어장과 갯벌을 내준 대신 조성된 석문국가산업단지는 좀처럼 분양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더욱이 부곡공단과 고대공단에 입주할 예정이었던 하이닉스 반도체는 극심한 유동성 위기로 인해 공장설립 계획을 백지화하고 25만5평에 이르는 공장부지를 매각할 예정이다. 또한 연합철강과 동국제강도 공장설립을 백지화하고 각각 10만평과 10만7천평에 달하는 공장부지를 매각하기 위해 내놓았다. 하이닉스 반도체의 예상 고용인원은 1천4백명, 연합철강과 동국제강의 경우 각각 713명과 950명이다. 이들 업체가 입주할 경우 예상됐던 관련 업체의 고용인원까지 더한다면 상당규모의 고용계획 및 산업인력 유입방안이 물거품이 된 셈이다.

더욱이 철강을 중심으로 계획됐던 당진의 각종 공단은 세계적인 철강경기의 침체로 인해 기업입주가 쉽지 않으리라는 전망이다.

당진인구 오히려 지속적인 감소추세

장기적인 경기침체로 각 공단의 기업입주 계획이 빗나가면서 30만 배후 신도시를 꿈꾸던 당진의 도시계획도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공단의 산업인력 수용을 위한 배후도시로 계획된 당진읍의 인구는 당초 2001년 4만7천명, 2006년 6만2천명으로 전망됐으나 올 2월말 현재 3만1백명으로 계획과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연도별 인구변화 추이를 살펴보면 92년 12만1천명에서 점차 증가하기 시작했던 당진군 인구는 98년 12만6천명을 기점으로 점차 감소하기 시작해 99년 12만5천명, 2000년 12만3천명까지 줄었으며 2002년 2월말 현재 11만9천명선에 이르고 있다.

이러한 인구감소 추세는 기업입주가 불투명해지면서 당초 예상했던 산업인력이 유입되지 않은 것이 가장 큰 원인이지만 최근에는 발달된 교통여건이 또 하나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00년 서해대교 개통 후 당진군의 인구는 2천명 이상이 줄어들었다. 수도권의 인구유입을 촉진하리라던 서해대교가 반대로 지역의 인구를 수도권으로 빨아들이고 있다.

수도권의 인구를 유입하기 위해서는 공단 활성화를 통한 산업인력의 형성과 각종 교육, 문화, 의료 등 도시기반시설의 확충이 전제돼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서해대교와 같은 교통여건의 발달은 오히려 비수도권의 인구를 수도권으로 흡수하는 ‘빨대효과’를 초래하게 된다.

신도시 개발 모델 재고

환경친화적 도시개발 추진해야

당진군은 한 때 신도시 건설에 대한 막연한 개발붐으로 인해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고 투기바람이 분 적이 있다. 수도권의 신도시 개발을 다분히 염두에 둔 이러한 개발붐은 더 이상 당진을 미래를 설계하는데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일부 개발론자들이 모델로 삼고 있는 수도권의 신도시개발은 주택보급에는 성공했을지 몰라도 원거리 통근 및 통학에 따른 교통수요의 폭발적 증가와 지방인구의 수도권 이전, 부동산 투기, 각종 범죄, 환경파괴 등을 가져왔다는 것이 당진군 도시계획 담당자의 의견이다. 특히 각종 신도시의 개발은 도시 자체의 자족적인 능력을 상실한 채 서울의 위성도시로 전락케 하고 지역불균형을 더욱 심화시키는 요인이 됐다.

따라서 중앙의 국토이용계획에 따른 일방적이고 종속적인 도시개발이 아닌 지역의 실정에 맞는 새로운 도시개발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중앙정부에 의한 하향식 개발방식이 아닌 지역 주민이 참여하는 상향식 개발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특히 이전의 신도시 개발에서 나타났던 문제들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자족적이고 환경친화적인 도시의 개발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이를 위해 적절한 녹지공간의 조성과 보행자 권리, 수변환경 창출 등에 대한 정책결정자의 마인드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의견을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