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구조 주민참여 가로막아
주민관심 높이기 위한 제도적 개선 필요
주민참여 가로막는 지방자치 구조
제3대 민선군수의 취임 및 제4대 군의회의 개원과 더불어 이제는 지방자치도 한층 성숙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개회를 불과 5일 앞두고 공고하거나 안건을 상정하는 등 주민참여를 사실상 어렵게 하는 현행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지방자치의 기본원칙은 지역의 주요 현안과 사업을 해당지역의 주민들이 스스로 해결한다는 주민자치의 이념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사실 주민들이 지역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직접민주주의의 원리에 의해 모든 의사결정에 참여해야 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인구증가와 함께 복잡하고 다원화된 현대사회에서는 주민들이 모든 의사결정에 직접 참여할 수 없다. 따라서 자신의 의사를 대신할 대표자를 뽑아 권리를 위임함으로써 간접적으로 의사결정에 참여하게 된다.
군의회에서 처리하는 모든 안건이나 당진군에서 집행하는 업무는 주민들이 직접 처리해야 할 사항을 위임한 것에 불과하다. 따라서 주민의 의사가 왜곡되지 않고 충분히 반영될 때 대의제의 본 의미가 실현될 수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군의회는 개회 5일 전에 공고했으며 당진군 역시 의회 개회 5~6일 전에 안건을 상정했다.
이러한 현실이고 보니 지역의 주요한 안건들이 주민들은 거의 알지도 못하고 있는 가운데 처리되고 있는 실정이다.
개회를 불과 5일 앞두고 공고하기 때문에 회의가 열리는 지도 잘 모를 뿐만 아니라 자치단체에서도 5일 전에 안건을 상정하기 때문에 자신의 삶과 얼마나 연관이 있는지도 잘 모른다. 주민들의 관심과 참여가 떨어지는 것은 당연하다.
입법예고로는 주민의견 수렴못해
자치단체는 개회 5일 전에 안건을 상정하면서 조례안에 대한 입법예고 기간에 주민의견을 수렴하고 있다고 강변하고 있다.
그러나 군청 정문 옆 공보판에 A4 용지 크기의 공고문을 붙여 놓은 들 과연 이를 볼 수 있는 주민이 얼마나 되겠는가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당진군은 올해 수십건의 조례 입법예고를 했지만 주민의견이 접수된 사례는 거의 없다.
또한 의견을 제출한다고 해도 과연 얼마나 반영될지 모르는 상황이기 때문에 입법예고를 주민의견 수렴의 전부로 여겨서는 안된다.
주민의 의견이 실제로 의사결정과정에 반영되기 위해서는 의회가 언제 열리고 어떤 안건이 처리되는지를 정확히 파악하고 있어야 하며 실제로 의결에 참여하는 자신의 대표에게 의사를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
주민 관심 부족의 이유 파악해야
일부에서는 군의회 운영에 대한 군민들의 관심이 부족하기 때문에 현행구조를 바꾼다고 해도 별 의미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주민의 관심이 부족하다면 그 이유가 무엇이며 개선할 방법은 무엇인지에 대해 연구해야 더 옳다.
군의회가 언제 열리는지, 무슨 안건이 처리되는지, 그 안건이 자신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 모르는 상태에서 당연히 주민참여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군의회에서 처리되는 각종 안건은 주민의 삶과 밀접하게 연관됐거나 막대한 혈세를 사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반드시 주민들이 알아야 할 내용들이다.
주민참여가 보장되지 않는 상태에서 처리되는 안건은 과거의 관례를 답습하거나 소수 기득권층을 보호하기에 십상이다.
일부 주민들이 우려하고 있는대로 군의회가 이권이 거래되는 밀실이 아닌 진정한 군민의 대표기관으로서 자신의 위상을 분명히 하기 위해서는 주민참여를 위한 현행구조의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군의원의 깊이있는 심의도 어려워
지금의 구조는 군의원들의 깊이있는 심의도 어렵게 하고 있다.
2002년 제1차 정례회는 지난 9월10일 개회됐지만 당진군은 6일전인 4일에야 조례규칙심의위원회를 열고 4개의 조례안 중 2건을 보류하고 나머지 2건만을 의결해 의회에 상정했다.
이번 뿐이 아니다.
의회 개회 5일 전에 상정되는 조례안에 대해 꼼꼼하게 살펴보고 문제점을 짚어내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주민의견을 수렴한 시간은 더더욱 없다. 심지어는 회기 중에 상정되기도 한다.
졸속처리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선진국 2~4주전 공고 및 안건 공개
실제로 지방자치의 역사가 훨씬 앞선 선진국에서는 주민참여를 높이기 위해 충분한 시간을 두고 의회 개회 공고와 안건상정을 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의회 개회 2주 전에 공고하고 처리될 안건에 대해 모두 공개하고 있다.
독일은 의회 개회 4주 전에 예산안과 조례안 등 안건을 미리 공개한다.
이처럼 투명하게 처리되기 때문에 안건처리 과정에서 잡음이 들릴리 없다.
제4대 군의회 출범이후 방청석을 넓히고 민원실을 개설하는 등 달라진 모습을 선보이고 있는 당진군의회의김천환 의장은 “앞으로 10일 전에 안건을 상정하지 않을 경우 모두 반려할 생각”이라며 “주민참여를 보장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수년간 계속되어온 의회무용론을 불식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주민참여가 보장돼야 한다. 이를 위한 가장 시급한 과제는 의회개회 전에 충분한 시간을 두고 공고해야 하며 안건이 사전에 공개돼야 할 것이라고 많은 전문가들은 밝히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