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태평양 장애인경기 금메달리스트

“애국가가 울려퍼질 때 눈물이 핑 돌았어요. 아무런 생각도 안 나고 멍했죠. 우선 훌륭한 축구선수가 되는 게 꿈이구요, 그 다음엔 축구지도자나 피파(FIFA)회장도 되고 싶어요.”

뇌성마비 2급 지체장애인인 동우(16세)의 왼쪽 가슴에 붙어있는 태극마크는 유난히 밝아 보였다.

동우는 지난 10월26일부터 일주일간 부산에서 열린 아시안태평양 장애인 경기대회에서 축구 국가대표로 출전해 금메달을 수상했다. 일본과의 결승전에서 1골 1도움을 하며 승리를 거두는 데 견인차 역할을 한 것.

특히, 동우는 골에 대한 뜨거운 집념으로 넘어지면서도 공을 두 다리로 감싸 동료에게 패스하는 멋진 장면을 연출했는데, 결승전에서 동우의 활약상은 지난 10월31일 KBS와 SBS의 스포츠뉴스를 통해 소개되기도 했다.

부산 구덕운동장의 응원석에서 앉아있던 동우의 부모 이종남(38)·박순덕(38)씨는 아들이 일본의 수비수를 제치고 골을 넣는 모습을 지켜보며 두 손을 꼭 쥐었다.

동우는 지난해에 경기도 장애인 체육대회에서 투포환과 원반 종목에서 은메달을 거두기도 했다.

뇌수종을 앓아 몸의 왼쪽이 불편한 동우. 눈과 머리, 배 등 5~6차례의 수술을 했지만 지금 동우는 그 누구보다 건강하다. 동우의 왼쪽 가슴에 붙어 있는 태극마크와 빛을 발하는 금메달은 동우의 긍지이며 자랑이고 꿈이기 때문이다.

“그만두고 싶으면 언제든지 그만 두라고 했는데 끈질기게 축구를 하더니 드디어 동우가 일을 냈네요. 일반인처럼 되기는 어렵겠지만 동우가 홀로 설 수 있을 때까지 뒷바라지하는 게 저희들의 몫이죠.”

이종남·박순덕씨는 동우가 이번 일로 자신감을 얻은 것이 무엇보다도 기쁘다. 석문면에서 성신세탁소를 운영하고 있는 이종남씨는 동우의 수술비를 대느라 빚을 지기도 했다. 어디 그뿐이겠는가. 동우를 지금껏 키우기까지 남 모르는 눈물도 참 많았을 것이다.

축구가 아니면 안 된다는 동우. 불편한 몸으로 차올린 슛이 동우의 미래를 밝혀주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