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후보가 대통령당선자로 확정되면서 행정수도 이전문제가 주요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대전·충청권 자치단체장들은 벌써부터 행정수도 유치를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고 표명하는 한편 서울특별시장은 이전을 반대하는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그러나 행정수도 이전은 지역주의 차원이 아닌 수도권과밀 해소와 지방균형발전 차원에서 이뤄져야 한다.

따라서 지방자치단체장들의 지역주의적 발상에 의한 유치 노력은 자칫 행정수도 이전의 본 뜻을 훼손할 우려가 있으므로 국가적 차원에서 접근해야 할 필요성이 크다.

행정수도 이전의 목적은 국가적 차원에서 크게 세가지로 구분하여 볼 수 있다.

첫째, 전세계에 유례없을 정도로 수도권에 국민의 절반가량이 집중되어 있는 수도권과밀화 현상을 행정수도 이전을 통해 완화시키려는 것이다.

수도권과밀화는 수도권 주민들에게 매일매일의 교통혼잡비용과 출퇴근비용을 비롯해, 대기오염 등 공해비용, 세계에서 가장 비싼 수준의 주거비용을 포함한 생활비용 등을 부담시킬 뿐만 아니라, 비수도권 주민들에게도 지방공동화에 따른 취업기회를 비롯한 각종 기회상실비용을 안겨주고 지방학생들에게 막대한 수도권 유학비용 등을 부담시키는 등 국가 전체로 엄청난 비용을 지불케 하고 있다. 따라서 매년 지불해야 하는 이러한 비용들이 누적될 경우 국가적으로 낭비되는 비용은 천문학적 규모에 달할 것이다.

둘째, 현재의 지역간 불균형상태는 지역경제력과 지방재정력의 현격한 격차를 초래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망국적인 지역감정을 유발하는 근본적인 원인이 되고 있으므로, 지역간 균형발전을 도모하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한 국가적 명제가 되고 있다.

비수도권지역으로 행정수도를 이전하는 것은 이러한 지역간 균형발전의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예컨대 청와대와 국회는 행정수도지역으로 이전하더라도, 해양수산부, 교육문화 관련 부처, 사법관련 부처, 산업지원부처, 과학기술 관련부처, 관광진흥부처 등을 각기 다른 지역으로 분산 배치하여 기능별 발전계획을 수립한다면, 지역적으로 기능 분화된 특색있는 발전의 계기를 제공하게 될 것이다.

셋째, 행정수도를 비수도권지역으로 이전하는 것은 지방분권화에도 일조를 할 것이다. 행정수도가 위치하게 되는 지역에서는 별도의 광역지방자치단체가 구성되어, 중앙정부의 업무수행을 지원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지역의 치안을 담당하는 경찰업무를 지방자치단체 소관업무로 할 것이냐에 대한 검토 등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역할분담과 업무협조 사항 등에 대해 새롭게 검토할 계기가 마련될 수 있다.

그러나 행정수도 이전만으로 지역균형발전이 달성되는 것은 아니다. 지역균형발전을 위해서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의 적정한 재원배분 조정과 권한배분 조정이 뒷받침되어야 함은 물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