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집자 주
김낙성 군수가 최근들어 더욱 바빠졌다.
지난해 지방선거를 앞두고 한동안 뜸했던 김 군수의 행사장과 경조사 참석이 3선 성공 이후 다시 증가하고 있다는 주민들의 제보가 잇따라 들어오고 있다.
벌써부터 내년 총선을 의식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주민들 뿐만 아니라 일선 공무원들에게서도 흘러나오고 있다.
당진항 지정과 항만개발, 기업유치, 농업위기 등 각종 지역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군 행정의 경쟁력 확보와 공직사회의 전면적
개혁을 바라는 주민들의 요구가 커지고 있음에도 개인의 정치적 야심 때문에 군정이 뒷전에 밀리고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민간 행사와 경조사 참석이 과연 김 군수의 평소 말대로 주민들의 진솔한 여론을 듣기 위한 목적이라고 볼 수 있는가? 또한 군정에는 어떠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가?
최근 더욱 활발해진 김 군수의 민간행사와 경조사 참석에 대해 분석해 보았다.
사회단체 행사, 학교 졸업식 빠짐없이 참석
지난 11일 김 군수는 오전 10시 당진고 졸업식에 참석한 후
점심시간을 이용해 노인 공동작업장 준공식이 열렸던 석문면 삼화리 경로당을 찾아가
인사했다.
또한 오후 5시에는 맑고 푸른 당진21 추진협의회 정기총회에
참석해 축사를 낭독했다.
다음날 오전 10시30분 김 군수는 당진정보고
졸업식에 참석한 다음 11시30분 양돈협회 당진지부 창립 20주년 기념식에
참석했다. 양돈협회 당진지부 창립 20주년 기념식은 당초 오전 11시에 예정돼 있었으나 김 군수의 일정 때문에 30분 가량 늦춰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 다음날인 13일에는 오전 10시 호서고등학교 졸업식에 참석한 후 오후 2시
농업기술센터 농원관에서 진행된 음식업 중앙회 정기총회에 참석했다.
이외에 지난 2주일 동안 김 군수는 확인된 행사만 해도 신성대학과 한정초·당진초·송산초 졸업식, 그리고 장례식장 개장식, 당진신협 총회, 씨름협회 회장 이취임식, 기지시줄다리기 총회 등에 잇따라 참석했다.
각 사회단체 정기총회와 이취임식, 학교 졸업식 등이 일제히 몰린 지난 두달 동안 김 군수는 시간이 겹치지 않는 한 대부분의 행사에 빠짐없이 참석했다.
경조사 참석도 마찬가지이다.
각종 사회단체 행사는 그래도 확인이 되는 편이지만 경조사의
경우 얼마나 참석하는지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는다. 각 읍면 마을의 주민들에 따르면 상가집은 물론이고 결혼식과 개업식, 사무실 이전 개소식 등 단 몇 명이라도 모이는 곳이라면 시간이 겹치지 않는 한 모두 참석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비교적 마을 애경사에 자주 다닌다는 한 군의원은 “각 읍면을
선거구로 하고 있는 군의원 보다도 군수의 경조사 참석이 더 잦다”며 “군의원들이 보기에도 심할 정도로 경조사 참석이 많아 과연 업무에 지장이 없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3선 성공 이후 행사·경조사 참석 부쩍 늘어
김 군수의 잦은 사회단체 행사와 경조사 참석은 처음 지적된 문제가 아니다.
민선군수로 처음 군정을 맡았던 임기 초반부터 김 군수의 행사와 경조사 참석은 매년 논란이 되어왔다.
그러나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3선에 성공한 이후 최근들어 김 군수의 각종 사회단체와 경조사 참석이 더욱 늘었다는 주민들의 제보가 잇따르고 있다. 거의 모든 사회단체 활동에 빠지지 않고 참석하고 있으며 경조사는 물론이고 사소해 보이는 개업식이나 사무실 개소식에도 얼굴을 내민다는 내용이었다.
심지어 올해부터 다른 형식으로 진행한 이동군수실에 대해서도 같은 차원의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각 마을 이장과 새마을지도자, 부녀회장 등을 읍·면사무소에 초청해 군정소개와 함께 대화를 벌였던 예년의 읍·면순방과는 달리 올해는 명칭을 이동군수실로 바꾸고 주민과의 대화 이외에도 각 기관·단체를 방문하는 등 활동범위를 더욱 넓혔다.
이 과정에서 지역의 주요 여론주도층들과 접촉이 더욱 빈번해지면서 일부 주민들이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최근 들어 더욱 잦아지고 있는 김 군수의 사회단체와 경조사 참석에 대해 많은 주민들은 내년 4월에 예정된 제17대 국회의원 총선을 그 이유로 꼽고 있다.
행사장 참석에 지역현안 뒷전
김군수는 지난해 지방선거를 앞두고 김현욱 전 의원의 탈당으로 공석이 된 자민련 지구당 위원장직을 겸하면서 내년 총선출마가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선거기간 내내 상대후보로부터 총선출마에 대한 시비에 시달렸으나 김 군수는 합동연설회장이나 언론 인터뷰에서 한 번도 총선출마를 부인한 적이 없다.
따라서 주민들이 김 군수의 내년 총선출마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내년 총선을 의식한 듯한 김 군수의 활동을 바라보는 주민들의 눈은 싸늘하기만 하다.
사회단체 행사와 경조사 참석이 주요 업무가 되버린 김 군수의 최근 활동에 대해 상당수 주민들은 군 행정의 공백을 우려하고 있다.
당진항 분리지정에 관한 타당성 조사를 위해 3개월 시한으로 합동조사단이 활동이 들어간 가운데 분리지정과 지역항만제 등을 둘러싸고 지역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상황에서 군 행정의 수반이라고 할 수 있는 군수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도 중요시되고 있다.
또한 석문공단에 대한 개발의사를 밝혔던 토지공사가 국토연구원에 용역을 의뢰하면서 최종결정이 내년으로 미뤄지고 고대·부곡공단의 경우도 하이닉스와 연합철강이 내놓은 대규모 필지가 팔리지 않는 등 지역의 주요 현안이 중대한 기로에 놓여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군정 현안보다 사회단체 행사와 경조사에 관심이 쏠려 있는 김 군수에 대해 상당수 주민들은 우려하고 있다.
우강면의 한 인사는 “경조사 참석이 잦아지면서 밤 10~11시까지 상가집에서 김 군수를 볼 수 있다”며 “산적한 현안문제를 해결하려면 경조사에 가지말고 중앙무대에서 예산과 기업을 유치하고 관련인사 및 전문가에게 자문을 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모 군의원은 “군정의 최고 책임자가 아니라 마치 선거운동하는 사람 같다”며 “군수에게는 막강한 힘과 책임이 따라다니는 만큼 군수실에서 시간을 쪼개 연구하고 실과장을 독려해야 함에도 내년 총선에만 마음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행사·경조사 참석 정상적인 군정수행 방해해
인간에게 주어진 하루의 시간은 24시간이다. 아무리 뛰어난 인물이 군수직을 수행한다고 해도 활용할 수 있는 시간은 주어진 24시간을 넘을 수 없다.
군수가 사용하는 하루 24시간을 분석해 보자.
사람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정상적인 수면시간은 하루 7~8시간 정도이다. 다음으로 식사시간이 필요하다. 군수는 많은 경우 공식적인 식사를 하기 때문에 아무리 적게 계산해도 식사시간이 최소한 4시간 이상 소요된다. 그리고 군수 개인의 운동과 목욕 등으로 1시간 정도가 사용되며 자치단체장으로서 위촉장 수여 등
공식적인 행사가 하루 평균 2시간 정도 소요된다. 그밖에 휴식시간 등 개인적인 시간이 필요하다.
이러한 시간적 제약 속에서 하루 2~3차례의 사회단체 행사 참석은 적어도 3~4시간을 소요하게 한다. 그렇지 않아도 빡빡한 군수의 일정을 더욱 압박하게 되는 셈이다.
이를 종합해 보면 군수가 군정을 운영하기 위해 군수실에서 보고를 받고 판단을 할 수 있는 시간은 하루에 평균 2~3시간을 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각 실과의 주요 업무 담당자와 민원인들이 그 짧은 시간 속에서 군수를 만나기 위해 모두 줄을 서 있다.
군수 비서실에서는 그 시간을 나누고 나누어서 10분, 15분, 30분 등을 할애하고 있는데 길어야 30분을 넘어서지 않게 된다.
그런데 그 짧은 시간 동안에 군수의 신체상태가 좋아서 맑은 정신으로 보고를 받고 명쾌한 판단을 하면 정확한 결정이 되겠지만 그날의 신체적 상태가 좋지 않거나 여러 가지 복잡한 문제 때문에 생각이 혼란스러운 경우에는 보고의 접수가 불투명하게 될 수 있고 그에 따른 판단이 부정확할 수 있다.
주로 밤 시간에 이뤄지는 경조사 참석은 군정 구상을 위한 충분한 시간을 빼앗을 뿐만 아니라 신체적, 정신적 피로를 누적시켜 군정수행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
이렇게 부정확하고
불투명한 상태에서 군수의 판단이 내려질 경우 그 결과는 당진군에 큰 손해를 끼칠 수도 있다.
여론수렴, 위원회 및 단체인사 등과
진지한 대화나눠야
김 군수는 평소에 사회단체 행사와 경조사 참석이 주민들의 진솔한 얘기를 들을 수 있어 군정에 도움이 된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빡빡한 일정 속에서, 더구나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악수만하고 자리를 뜨는 경우가 대부분인 상황에서 제대로 된 지역여론을 듣는다는 것이 과연 얼마나 가능한가 라는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또한 지역여론을 듣고 정책결정에 필요한 의견을 들으려 한다면 군 산하 위원회나 관련 사회단체, 민간단체 등과 시간을 할애하고 군정에 대한 진지한 대화를 나눠야 옳다. 그러나 이러한 시간도 얼마 되지 않는데다 이마저도 언제인가부터 부군수의 몫이 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이고 보니 항만개발과 기업유치 업무를 직접 맡아 진두지휘하고 있는 인근 평택시의 김선기 시장과 곧잘 비교되기도 한다.
유권자와의 약속,
끝까지 군정수행에 최선 다해야
김 군수가 내년 4월의 국회의원 총선에 출마하려면 선거일 180일 이전에 사퇴해야 한다는 선거법 규정에 따라 10월초까지는 군수직을 사퇴해야 한다. 불과 7개월 남짓한 기간이다.
지금 군민들은 김 군수가 4년의 임기를 다 채울지, 아니면 앞으로 7개월만 군수직을 수행할지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자치단체의 공무원 역시 현직 군수가 계속 군정을 맡을지, 내년에 보궐선거를 통해 새로운 군수가 취임할지 모르는 상황 때문에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는 군정의 안정성과 일관성이 문제될 수밖에 없다.
내년 총선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은 분명히 문제라는 지적이다.
어느 유권자도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겨우 1년짜리 임기의 군수를 뽑진 않았다. 군수 후보에 출마할 때는 앞으로 4년간 군정을
성실히 수행하겠다는 유권자와의 약속을 이미 전제하고 있다.
만약 김 군수가 군수직을 중도에 사퇴하고 내년 총선에 출마한다면 유권자와의 약속을 어기는 셈이 된다.
또한 지방선거 1년만에 또 다시 보궐선거를 치름으로써 군정의
혼란이 야기되고 행정력이 낭비되며 군민은 허탈감을 느끼게 될 것이다.
이 같은 문제에도 불구하고 김 군수가 헌법상 보장된 피선거권을 주장하며 출마를 결심했다고 한다면 남은 7개월이라도 군수직을 제대로 수행해야 한다고 뜻있는 많은 주민들은 충고하고 있다 .
산적한 군 현안의 해결에 최대한 힘을 모으고 차기 군수가 안정적인 군정을 수행할 수 있도록 기반을 닦아 놓아야 한다는 의견이다.
만약 앞으로 남은 7개월 동안 군정의 최고 위치에
있는 군수직을 내년 총선 출마를 위한 발판으로 이용한다면 실제로 출마한다고 해도 혹독한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