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합동조사단 양 지역 의식한 ‘고육지책’
당진항 추진위 ‘조건부 검토’, 당진군 ‘반대’
합동조사단 당진군과 평택시
의식한 절충안 제시
당진항 분리지정 대신 현 평택항의 명칭을 평택·당진항으로 변경한다는 해양수산부 합동조사단의 정책 대안은 좀처럼 입장차이를 좁히지 못한 채 첨예한 갈등양상을 보이고 있는 당진군과 평택시를 의식한 고육지책으로 보여지고 있다.
지난 3개월 간의 연구결과를 종합한 지난 22일의 워크숍에서 해양수산부 합동조사위원회의 방희석 위원장(중앙대 교수)은 무척 고심한 듯 “당진군과 평택시의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가운데 지금까지 5년 동안 쳇바퀴 돌 듯 별 진전없이 시간을 보냈다”며 “오늘 하루에 만족하려고 하지말고 과정으로 봐달라”고 부탁했다.
방 위원장은 “평택은 분리 지정하라는 당진의 요구를 결코 수용하지 않을 것이며 마찬가지로 당진도 3~4년을 기다리라는 평택의 요구에 대해 장·차관 교체 등을 포함한 어떤 변수가 생길지도 모르는 상황이기 때문에 받아들일 수 없을 것”이라며 “양측의 주장이 모두 수용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중재안으로 명칭변경안을 제시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당진군과 평택시는 지난 1999년 당진군이 처음으로 당진항 분리지정을 요구한 이후 서로 대규모 서명운동과 집회 등을 벌이며 첨예하게 대립해왔다.
양 자치단체 모두 항만이 지역의 미래에 중대한 영향을 끼치는 사안인 만큼 조금의 양보도 없이 대립해왔으며 이 때문에 해양수산부는 지난 2001년 12월 중앙항만정책심의위원회에서 당진항 분리지정의 타당성을 인정하고도 지지부진하게 시간만 끌다가 다시 원점으로 돌리기도 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지난 2002년 12월 해양수산부 중앙항만정책심의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당진항 분리지정에 관한 연구를 담당한 합동조사위원회는 처음부터 학술적인 근거와 객관적인 사실을 바탕으로 조사를 수행하기에는 많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여진다.
양 자치단체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현실에서 어느 한 측에 유리하게 비쳐지는 결정이 내려질 경우 당사자는 물론 제3자라고 할 수 있는 정부나 국민여론을 설득하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명칭통합안 둘러싸고 지난해부터 지역 이견
당진항 지정운동이 시작된 이래 평택항의 명칭을 평택·당진항으로 변경하는 방안이 처음으로 제기된 것은 지난 2001년 4월 당진항 지정 추진위 임원단이 정우택 당시 해양수산부 장관과 면담을 가졌을 때이다.
그러나 당시는 당진항 지정 추진위는 물론 해양수산부도 별로 기대를 하지 않았기 때문인지 논의가 더 이상 진전되지는 않았다.
공동명칭을 사용하는 방안이 다시 수면에 떠오른 것은 지난 2002년 8월22일 열린 ‘당진항 명칭부여 및 항계설정을 위한 관계관 회의’였다.
이날 회의에서 해양수산부는 검토안 설명을 통해 △현행대로 평택항 체제를 유지하는 안 △당진항 분리지정 안 △‘평택·당진항’과 같이 명칭을 공동으로 쓰는 안 △법 개정을 통해 ‘지역항만’개념을 도입하는 안 등 4가지 안을 제시했다.
회의석상에서 당진군은 반대의 입장을 분명히 밝혔지만 지역의 항만전문가들을 중심으로 당진항 지정 추진위의 일부에서는 공동항명을 쓰는 방안을 차선책으로 수용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당진항 추진위 ‘현실적 접근’,
당진군 ‘원칙 고수’
합동조사위원회의 이번 정책대안에 대해 당진항 지정 추진위는 조건부 검토, 당진군은 반대입장으로 서로 엇갈린 입장을 보였다.
당진항 지정 추진위는 지역사회의 공론화 과정을 통해 수용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는 전제 하에 유연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신철석 당진항 지정 추진위 전문위원은 “지금까지 몇 년째 당위성을 주장했으나 실제로 진전된 것이 없다”며 “이번 조사단의 정책대안이 50%의 성과일지 몰라도 진전된 결과로 높이 평가한다”고 밝혔다.
또한 “합동조사위원회가 3자적인 차원에서 중재하는 입장이고 이것이 현실이라면 당위성만 주장해서는 누구도 책임질 수 없다”며 당진군의 태도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특히 당진항 지정 추진위는 “합동조사위원회가 제출한 정책대안에 의하면 평택항의 명칭을 평택·당진항으로 변경하면서 지역을 중심으로 한 항명을 사용할 수 있다”며 “공식적으로 평택·당진항이라는 명칭을 사용하지만 지역의 항만을 홍보하거나 세일즈하는 과정에서 당진항이라는 명칭의 사용이 가능하다”고 밝히고 있다.
실제로 워크숍에서 해양수산부 항만정책과의 오운열 사무관은 “평택·당진항이라는 명칭을 사용하더라도 예산서에 별도의 예산 코드를 사용해서 당진항 개발사업이 추진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반면 당진군은 분명한 반대입장이다.
김낙성 군수는 “당진항 분리지정을 위해서는 항계와 항로가 명확히 결정돼야 함에도 해수부는 통합 쪽으로 가려고 하고 있다”며 “평택·당진항은 부르기도 어렵고 군민정서에도 안맞는 만큼 항은 분리해주고 관리는 통합하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진항 지정 추진위는 최선책인 당진항 분리지정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한다면 차선책으로 명칭을 통합하는 방안에 대해 검토해야 한다는 실용적인 접근방법을 택한 것으로 보여진다.
이와는 반대로 당진군은 합동조사위원회의 통합명칭 사용방안이 분리지정을 통합으로 대체하기 위한 목적이라며 원칙적인 입장을 견지한 것으로 보인다.
합동조사단 중앙항만위에
상정예정, 지역적 대응 ‘관심’
한편 합동조사위원회는 어떠한 반대시위나 민원이 있을지라도 명칭통합안을 해양수산부 중앙항만정책심의위원회에 상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합동조사위원회에 평택항 명칭 및 항계 변경에 대한 조사를 위임하면서 조사결과에 대해 전적으로 수용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합동조사위원회의 정책대안에 대한 지역차원의 대응이 과연 어떠한 방향으로 전개될지 해양수산부 중앙항만정책심의위원회의 개최를 앞두고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