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고 10년 만에 재판 승소로 복직한 손기문(54)씨는 93년 7월14일 징계해직으로 농협 근무를 그만두었다가 2003년 5월 3일자로 다시 근무를 하게 됐다.
“긴 터널을 나온 기분이 듭니다. 그 당시 너무 억울하고 허무해서 갈피를 잡지 못했지요. 하지만 살아온 이미지가 있기 때문에 다시 명예를 회복하고자 하는 일념으로 버텨왔습니다.”
지난 93년 당시 농협은 대형 어음할인사건으로 인한 손실의 책임을 물어 손씨를 해고했다. 감사업무를 맡고 있던 손씨가 업무를 태만하게 했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그러나 손씨는 이에 대해 부당함을 주장하며 소송에 들어갔고 승소하기까지 그로부터 10년이 걸렸다.
손씨는 한창 일할 나이에 해고를 당해 보험, 자동차영업을 하며 주위사람들에게 동정을 받기도 했지만 마음 고생을 많이 했다고 한다. 그럴수록 고마운 마음을 받기보다는 따가운 시선을 받는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손씨는 자신의 명예회복을 위해 노력하다 보니 돈에 대한 가치성을 다시 정립하게 되면서 어려운 사람들을 돕고 싶다는 생각도 하고 직접 실천도 했다.
“저보다도 아내가 고생 많이 했죠. 아이들에게 불명예 퇴직을 한 아버지의 이미지를 벗어버려야 한다는 생각에 밤을 설치는 날도 많았습니다. 말이 10년이지 너무 긴 시간이었죠. 어느 분이 그러는데 말년에 좋아지니 더 나은 인생을 살 것이라고 하더군요”
손씨는 대리라는 직책을 얻어 일을 해야 하는 어려움도 있겠지만 다시 일을 하게 됐다는 기쁨에는 비교되지 못한다. 이제 4년 정도의 주어진 시간동안 사람들의 마음을 잘 헤아릴 수 있는 봉사하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 일해보고 싶어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