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계분쟁, 통합명칭에 따른 협상카드로 제기돼
당진군은 반대 “해수부 소관 아니고 서부두 실익 상당”
당추위는 찬성 “통합명칭이 더 중요, 도계포기 아니다”
서부두 등록 놓고
당진과 평택 헌재 소송
당진항 지정 문제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가운데 충남 당진과 경기 평택간의 해상도계 분쟁이 새로운 쟁점으로 등장하고 있다.
경기도 평택시가 충청남도 당진군의 관할구역을 넘어간 서부두 시설에 대해 일방적으로 신규 등록한 후 당진군이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 심판을 청구하면서 불거진 해상도계 분쟁은 2차에 걸친 변론 이후 별 진척을 보이지 않았으나 최근 해양수산부가 당진항 지정 문제와 관련해 언급하면서 다시 군민의 관심을 끌고 있다.
당초 경기도 평택시와 충청남도 당진군간의 도계분쟁은 인천지방해양수산청이 아산국가산업단지 항만개발사업 계획에 의해 시행하고 있는 평택항 항만시설의 하나인 서부두에 대해 지난 1998년 3월23일 평택시가 충남 당진의 관할구역까지 일방적으로 신규등록하면서 비롯됐다.
이 사실을 뒤늦게 전해들은 당진군은1999년 7월13일 인천지방해양수산청장에게 토지등록 말소를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같은 해 12월7일 도계에 포함된 항만시설 토지에 대해 직권으로 등록 처리하면서 9천8백평에 달하는 항만시설이 두 자치단체에 이중 등록되는 전무후무한 상황에 이르게 됐다.
더욱이 지난 2000년 9월7일 당진군이 평택시를 상대로 헌법재판소에 자치단체간 권한침해 회복을 위한 권한쟁의 심판을 청구하면서 해상도계를 둘러싼 분쟁은 더욱 격화되는 양상을 띠었다.
양 자치단체간의 이해가 첨예하게 대립되는 가운데 지난 2001년 3월과 4월 1, 2차 변론을 마친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는 그 이후 별 다른 진전을 보이지 않았으며 소송은 답보상태에 빠졌다.
해수부 통합명칭에 따른
협상카드로 소송취하 제기
한 동안 군민의 관심에서 비켜서 있던 해상도계 분쟁이 다시 군민의 관심을 끌게 된 계기는 최근 해양수산부가 당진항 지정 문제와 관련해 현 평택항의 명칭을 평택·당진항으로 변경하기 위한 협상카드로 도계분쟁 소송을 취하할 것을 제안하면서부터이다.
지난 4일 해수부의 오윤열 서기관은 당진군에 평택·당진항을 수용하든지, 아니면 현행대로 평택항을 유지할 것을 통보하면서 평택과의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도계분쟁의 해결에 성의를 보여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헌법재판소에 제기한 소송을 취하하는 대신 서부두와 내항개발을 위한 협의체의 구성을 제안한 것이다.
이는 현 평택항의 명칭을 평택·당진항으로 바꿀 경우 평택항 개발에 그 동안 막대한 예산과 시간을 투자한 평택의 반발이 예상되기 때문에 이를 무마하기 위해 협상카드를 찾는 과정에서 제기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항만의 명칭이 평택·당진항으로 바뀔 경우 그동안 평택항 개발을 위해 막대한 예산과 시간을 투자한 평택항의 입장에서는 당진군이 거의 무임승차하는 것으로 보여질 수 있다.
평택항이 아닌 평택·당진항일 경우 항만개발에 있어 당진군이 평택시와 동등한 자격으로 의견을 제시할 수 있고 균형개발을 요구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한 연내 신설이 추진되고 있는 평택지방해양수산청의 명칭도 평택·당진지방해양수산청으로 바뀔 가능성이 높다.
평택측이 당진항 분리지정이 아닌 평택·당진항이라는 절충안에 대해서도 강력히 반발하고 있는 것은 이 같은 이유 때문이다.
해수부에서 해상도계 분쟁 소송 취하를 협상카드로 사용할 수 있다고 판단한 가장 큰 이유는 서부두와 함께 앞으로 건설이 예정된 내항의 상담부분이 충남도계 내에 위치하기 때문이다.
만약 헌재 소송에서 당진군이 승소할 경우 서부두와 내항의 상당부분이 충남도계에 포함되기 때문에 그 동안 막대한 예산과 시간을 투자한 경기도와 평택시로서는 최고의 역점시책으로 추진하고 있는 항만개발 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해진다.
해수부 제안 놓고 당진군 반대,
당추위는 동의 표시
해수부의 제안에 대해 당진군은 심한 불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김낙성 군수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도계분쟁은 해수부의 소관사항도 아닐 뿐만 아니라 그 동안 수시로 말을 바꾼 전례로 볼 때 소송을 취하한다고 통합명칭이 된다는 보장도 없다”며 “서부두는 명백히 충남도계 내에 위치하고 있으며 앞으로 상당한 실익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해 해수부의 제안을 거부했다.
또한 해상도계를 기준으로 할 경우 서부두와 내항개발 면적이 350여만평에 달해 포승공단 분양가인 평당 50만원만 적용해도 시가로 약 1조5천억원에 달한다고 밝히고 있다.
이에 반해 당진항 지정 추진위(상임위원장 김천환)는 해수부의 통합명칭안을 받아들여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도계분쟁 소송을 취하하고 서부두와 내항의 공동개발을 위한 협의체 구성에 참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천환 상임위원장은 “도계를 포기하라는 것이 아니라 소송을 취하하는 대신 경기도 평택과 함께 서부두 및 내항 개발협의체를 구성해 개발시기와 방법을 논의하자는 것”이라며 “평택·당진항이 될 경우 평택과 동등한 자격으로 당진군이 항만개발에 참여할 수 있는 만큼 해수부의 제안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서부두와 내항이 해상도계 기준으로 1억5천여억원의 수익이 발생한다는 당진군의 주장에 대해 정부소유의 국가 시설물에 땅값을 매기는 것부터 말이 되지 않는다고 반박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이병선 변호사의 말을 빌어 헌재 소송을 취하하더라도 해당 시설물이 경기도 관할이 되지 않으며 추후에 다시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5월 시한 앞두고 선택 기로에
당진군과 당진항 지정 추진위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가운데 해수부는 해상도계 분쟁에 성의를 보이라는 제안에 대해 당진군이 고집을 꺽지 않자 지난 16일 청와대 비서실장 주재 사회갈등 현안 관련 회의에서 헌재 소송 결과가 확정될 때까지 현 체제를 유지하겠다고 밝혀 사실상 당진항 지정을 유보했다.
이와 함께 해수부 관계자는 양 자치단체의 합의가 이뤄지면 추진하고 합의가 되지 않을 경우 현 평택항 체제로 간다고 덧붙였다.
당진항 지정이 또 한번의 무산 위기에 놓인 가운데 해수부가 지난해 중앙항만정책심의회에서 정한 시한이 5월말로 다가옴에 따라 과연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고 타개책을 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