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연대운동의 성과와 한계

지역주의 벽 무너뜨렸으나 혼탁선거감시 ‘한계’

낙선대상자 아닌 다른 후보에 면죄부 주었다는 지적도

당진총선시민연대는 이번 낙천낙선운동을 통해 불가능해 보이던 지역주의의 벽을 허물고 당 사무총장에 4선의 경력을 자랑하는 자민련 김현욱 의원을 낙선시키는 데 커다란 역할을 했다. 또한 정치권만의 잔치로 한정됐던 선거활동을 시민사회 영역까지 끌어내는 역할을 하기도 했다.

지난 96년의 제15대 총선에서 당시 김현욱 후보는 지역주의 바람으로 당진군 대부분의 지역에서 압승을 거뒀다. 이후 98년 지자제 선거에서도 지역주의는 또 한번 위력을 발휘했다. 이른바 말뚝만 꽂아도 당선이 된다고 할 정도로 지역정계에 절대적인 영향을 끼친 것이다. 그러나 총선시민연대의 이번 유권자 심판운동은 한없이 두껍게 보였던 지역주의의 벽을 허물고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 또한 정치권에 권한을 ‘위임’하는 것이 아니라 ‘박탈’당한 채 투표일 하루를 위한 ‘1일 유권자’이기를 강요당했던 주민들에게 진정한 참정의 기회를 제공했다는 데서 의의를 찾을 수 있다.

당진총선시민연대에서 집행위원으로 활동했던 허충회 전농 충남도연맹 부의장은 “그동안 정치에서 소외됐던 서민층이 비로소 참정의 기회를 획득했다”고 평가했다. 역시 집행위원으로 활동했던 김병빈 환경련 사무국장은 “지역주민들이 더이상 지역감정을 생각하지 않고 부패한 정치권을 바꿔야겠다고 생각하고 행동에 옮겼다”며 “높은 시민의식의 저력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선거국면 초창기 자민련 김현욱 의원은 각 언론에서 실시한 대부분의 설문조사에서 우세를 지키며 당선이 확실한 듯 보였다.

그러나 연일 언론을 통해 보도되는 전국적인 총선시민연대의 움직임과 당진 총선시민연대의 지속적인 활동은 선거양상을 바꿔놓았다. 결과는 누구도 예측하기 힘들었던 낙선운동의 성공. 지역 유권자운동의 가능성을 입증한 신선한 충격이었다.

반면 당진 총선시민연대의 활동은 많은 한계와 과제를 남기기도 했다.

무엇보다 산하단체 회원 및 시민들의 참여가 적어 임원진과 상근자 중심으로 활동이 진행될 수밖에 없었다. 지역사회라는 특성으로 인해 특정 후보자에 대한 공개적인 반대운동을 하는데 많은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이로 인해 ‘유권자 없는 유권자 운동’, ‘시민없는 시민운동’이라는 비판도 뒤따랐다.

선거운동기간 중 난무했던 흑색선전과 금품살포 등 혼탁·타락선거에 대응하지 못했던 것도 커다란 한계로 지적됐다. 선거기간 내내 금품살포와 향응제공, 각종 흑색선전 등이 끊이지 않았음에도 제대로 대응 한번 못한 것에 대해 비판이 제기됐다. 심지어는 총선시민연대의 명의를 도용한 흑색선전물이 배포됐음에도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한 것은 스스로 활동의 폭을 제한했다는 평가를 받기에 충분했다.

또한 사실상 낙선운동이 낙선대상자를 제외한 나머지 후보들에 대해 면죄부를 부여한 것이라든지 낙선대상 선정에 따른 대안의 부재 등도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로 지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