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요일 아침 눈을 뜨면 조용하다 못해 적막함 마저 느껴져요.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일요일 아침마다 저를 괴롭혔던 성민이는 병원에서 괴롭힐 사람 하나 없이 한쪽 눈에만 보이는 세상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있어요.”
당진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중인 보희는 요즘 하나 뿐인 동생(조성민. 호서중 3학년 휴학)이 아파 마음고생이 심하다. 작년 6월 누구보다 건강했던 동생 성민이는 보통 사람보다 배 이상으로 물을 먹거나 잦은 소변 횟수 등 눈에 띄게 이상한 증상을 보여 가까운 병원을 찾게 됐다고 한다.
“성민이는 하루에도 몇 번씩 뾰족한 주사 바늘과 계속된 검사로 급기야 탈수 상태에 빠지기도 했었어요. 그런데 어려운 검사과정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결과를 얻지 못한 채 집으로 발걸음을 되돌려야만 했을 때 우리 가족은 아주 많이 절망했어요.”
집에 돌아온 성민이는 학교 조퇴가 잦아지고 갑작스런 시력 저하로 더 이상 대책없는 기다림에 지쳐가던 중 성민이와 비슷한 증상의 한 아이가 서울 중앙대학교 부속병원에서 치료를 받아 회복되었다는 소리를 듣고 성민이를 그 병원으로 옮기게 됐다.
병원을 옮긴 성민이는 처음부터 다시 진료를 받아야만 했다. 그 동안의 검사만으로 지쳐있던 성민이의 얼굴은 핏기하나 남아 있지 않았다고 얘기하는 조보희 학생의 얼굴에는 두줄기 눈물만 한없이 흐르고 있었다.
서울 중앙대학교 부속병원에서는 성민이가 요붕증이라는 병명과 함께 뇌하수체의 호르몬에 이상이 있어 외래진료를 계속받아야 한다는 검사 결과를 통보해왔다.
그 뒤 호르몬 주사를 맞으면서 몇 달을 버티던 성민이는 갑작스런 기억력 감퇴로 다시 병원을 찾게 됐는데 뇌하수체 기능 저하로 인한 악성뇌종양 판결을 받게 됐다고 한다.
“이미 성민이는 하루에도 몇 번씩 자신이 있는 곳조차 되물을 정도로 악화되고 있었어요. 저는 그 때 처음으로 아빠의 눈물을 보게 됐어요. 저도 얼마나 울었는지 몰라요.”
곧 성민이의 수술날짜가 잡혀 6시간이란 긴 시간동안 수술을 받게 됐다. 그 때 누나인 조보희 학생은 학교에 있었기에 함께 못해준 게 너무 가슴아프다고 했다. 성민이의 수술은 성공적이었지만 한쪽 눈의 시력을 잃어야만 했고, 평생동안 호르몬 주사에 의지해야 하기 때문에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너무 걱정이라고 한다.
지금 성민이는 원자력 병원에서 항암치료를 받고 있다. 한번 병원에 가면 보통 4~5일은 있다가 집에 돌아오기 때문에 집에 있는 시간보다 병원에 있는 시간이 더 많다고 한다.
“몇 달 전에는 합병증으로 혈관이 막혀 한동안 걸어 다니지 못하기도 했어요. 동생은 아픈데 저만 이렇게 공부하고 있는 게 미안해 방황도 했어요. 제가 부모님을 도울수 있는 방법이 없으니까요”라고 말하는 조보희 학생은 동생 성민이가 치료를 열심히 받아서 씩씩하게 지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동생의 안타까움을 전해주고 있었다.
오숙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