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주의 바람 안 불었다”

16대 총선 결과 분석, “바꾸자” 열망, 지역주의 바람 잠재워

16대 총선 결과 예상을 뒤집고 민주당 송영진 후보가 2천9백표차로 4선 국회의원 김현욱 후보를 누르고 승리를 거뒀다.

이는 후보등록 이전에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와 선거 종반 민주당 중앙당의 자체분석을 뒤집는 결과였다. 또한 모 TV방송국의 출구조사에서도 자민련 김현욱 후보가 앞서는 것으로 예측됐으나 실제 투표함의 뚜껑을 열어본 결과 민주당 송영진 후보의 승리라는 이변이 일어났다.

송영진 후보 측은 올해 초 16대 총선을 준비하면서 자민련 김현욱 후보가 15대에서 지역구에 소홀했다는 여론과 함께 총선시민연대의 공천부적격 명단 발표 등으로 다소 유리한 위치에 있었다고 분석했었다. 그러나 본격적인 선거국면에 돌입하면서 각종 여론조사 결과는 김 후보의 우세로 나타났다. 이러한 양상은 후보등록 이전까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송 후보가 승리할 수 있었던 원인으로는 여러가지를 들 수 있겠지만 우선 총선시민연대의 낙선운동 등 국민들의 정치개혁 요구가 폭발적으로 일어난 점을 들 수 있다. 총선시민연대가 연일 화려한 조명을 받으면서 각종 언론의 주목을 받게 됨에 따라 부동층의 후보선택에 상당한 영향을 끼쳤다고 분석되고 있다.

민주당 당진군지구당 류지환 사무국장은 “총선시민연대의 부적격 명단에 김 후보가 포함된 만큼 군민 모두 바꾸자는 절대절명의 분위기였고 지역의 각계 지도급 인사들이 민주당 선거캠프에 합류한 것도 승리의 커다란 요인이 됐다”고 분석했다.

당진총선시민연대의 이재성 집행위원장은 “총선시민연대의 전국적인 낙선명단 발표로 지역민들의 후보자 선택에 많은 영향을 끼쳤으며 상당수 주민들이 낙선운동에 호응해줘 성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번 선거에서 또하나 특징은 지난 15대 총선때와 같은 지역주의 바람이 거의 없었다는 점이다. 영남의 ‘패권적’지역주의와 호남의 ‘저항적’지역주의와는 달리 두지역의 영향에 의한 ‘반사적’지역주의의 영향을 받아 상대적으로 지역주의가 약했던 충청권은 이번 선거에서 총선시민연대등의 활동에 의해 지역주의가 거의 영향을 발휘하지 못했다. 자민련 김종필 명예총재는 잇딴 지역감정 발언을 통해 15대 때와 같은 녹색바람을 재연하려 했으나 각 시민사회단체등의 비판에 부딪혀 뜻을 이루지 못했다.

당진총선시민연대 이재만 상임공동대표는 “타 지방으로부터 충청도가 제일 앞서간다는 평을 듣고 있다”며 “그만큼 유권자들의 의식이 성숙한 것 아니겠냐”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이러한 지역주의의 약화는 곧 지역에서 새로운 정치구도 형성 및 다양한 정치세력의 공정한 경쟁을 가능하게 한다는 의미에서 긍정적인 측면으로 해석되고 있다. 그러나 선거과정에서 일어났던 각종 흑색선전과 혼탁·불법선거운동 시비는 이번 선거의 가장 큰 치부로 지적됐으며 지역 정치개혁에 있어 가장 큰 극복 과제로 남게 됐다.